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윗드림 Dec 03. 2021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지 않기

여보게! 이건 너무 심하지 않소?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출근길 아침을 대충 때우고 만원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커피 한 잔을 내리고 정신없이 업무를 처리하다 회의에 참석하다 보면 어느새 퇴근시간이다. 지친 몸을 이끌고 아침에 내린 플랫폼의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다시 몸을 싣는다. 저녁 끼니를 채운 뒤 그제야 여유가 생겨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다 보면 어느새 내일을 위해 자야 할 시간이다. 그다음 날도 데자뷔처럼 별다르지 않게 흘러가는 우리네 하루이다. 우리는 이렇게 매일 어제와 비슷한 삶을 살아간다. 


이렇게 보내는 하루하루는 느리게만 흘러가지만 일주일은 빠르게 다가온다. 생각지도 못한 사이 한 달은 더 빠르게 다가오고, 달력의 마지막 장인 12월이 코앞이다. '누가 세월을 잡아먹는 건지? 뭘 하며 살아온지도 모르겠고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라 자괴감이 들 때쯤, 그냥 남들 따라 출근시간에 맞춰 출근하고 시키는 일 하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무료한 일상을 탈출하는 삶을 꿈꾼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지하철로 향하는 퇴근길에 갑자기 백마 탄 왕자님이 왕궁 마차를 타고 나타난다. 뾰로롱 마법을 부려 풍성한 드레스를 입은 공주로 순식간에 변하게 되고, 회사 따위는 '안녕히 계세요.'를 외치며 머나먼 왕국으로 떠난다. 아니면 자다 깨보니 로또 1등에 당첨되었다. 이번 로또는 그간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당첨금이 쌓이고 쌓인 대박 로또로 이번 회차에는 딱 한 명만 당첨이 되었는데 그게 바로 내가 된 것이다. 로또를 사지 않았는데도 로또 1등에 당첨되었다. 


아쉽지만 이런 일은 상상 속에서만 가능하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격하게 아무것도 하기 싫지만 황금빛 미래는 내 눈앞에 다가왔으면 좋겠다는 망상은 상상 속에서만 가능하다. 눈앞에 있는 인생은 결코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그래 왔고 지금도 그렇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답답하지만 발전 없이 가만히만 있으면 가마니로 남게 된다. 소개팅도 안 하면서 백마 탄 왕자님이 퇴근 후에 멋지게 나를 픽업할 거란 착각을 하거나 로또도 사지 않으면서 이미 로또 1등에 당첨되어서 강남에 집 한 채를 사는 꿈을 꾸는 건 그리스 로마 신화 모든 신을 대동해도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 성장하는 첫 번째 길이다.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건 정신병 초기 증세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여보게! 상상하는 건 자유지만 이건 너무 심하지 않소?? @moyse, Unsplash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