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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드림 Feb 19. 2022

면접 때 건물에 불이 난다면?

하이네켄의 특이한 채용 캠페인

표준화된 똑같은 질문, 별 다를 것 없는 준비된 대답, 끊임없이 이어지는 면접에서 우리 회사에 잘 어울리는 인재를 찾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수많은 기업들이 고민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일 것이다. 채용에는 많은 비용이 지출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맥주회사 하이네켄은 회사에 적합한 인턴을 뽑기 위해 2013년 재미있는 기획을 준비한다. 제목은 바로 'The Candidate(지원자)' 캠페인이다.  


세계적인 기업답게 인턴 한 명을 뽑는데 1,723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이 중 이벤트/스폰서십에 적합한 인턴을 어떻게 뽑을 것인가? 하이네켄은 진부한 비즈니스 지식, 경험을 질문하는 대신 지원자의 자신감과 지략, 재치, 태도를 평가하기로 결정한다. 인턴 면접에 세 가지의 테스트가 포함되어 있다. 첫 번째는 '킥 오프(Kick Off)'다. 축구 용어로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킥이다.




첫 번째 테스트는 면접관이 회사 입구에서 면접자를 맞이하면서 면접장소까지 손은 맞잡고 함께 걷는 것이다. 마치 축구경기장에서 선수들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플레이어 에스코트 어린이처럼 말이다. 두 명의 성인 남자가 손을 잡고 들어가는 점은 서양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손잡는 게 어땠냐는 질문에 편안함을 주었다고 어색하게 답변하는 면접자도 있었다. 인터뷰를 마친 그들이 나갈 때도 손을 잡고 마지막까지 배웅한다.

우리 회사의 환영 표시야!


두 번째 테스트는 '의료지원(Medical Assistance)'이다. 면접을 보는 도중 면접관이 갑자기 바닥으로 쓰러진다. 면접자들은 누군가를 급히 부르러 가기도 하고 면접관의 넥타이를 풀어 숨을 쉬게끔 도와준다. 두 다리를 위쪽으로 흔들어 도움을 주기도 하고 면접관을 부축해 바깥으로 이동을 돕는다.



세 번째 테스트는 '출구(The Exit)'다. 면접 도중 갑자기 화재경보가 울린다. 모두가 대피해야 하는 상황. 면접관과 면접자들도 건물 밖으로 대피한다. 하지만 건물 옥상에는 아직 대피하지 못한 직원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구조작업을 하던 소방대원들이 사람들이 뛰어내릴 수 있게 구명망을 잡도록 급박하게 도움을 요청한다. 당신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겠는가?

Guy Luchting은 망설임 없이 소방관의 요청에 응한다


이 장면을 모두 촬영한 이후 하이네켄 마케팅 내부 커뮤니티에 올려 최종 3명에 대한 투표가 이뤄졌다. 그리고 최종 합격자에게 마지막 테스트다. 하이네켄이 스폰하는 축구경기가 열리는 유벤투스 스타디움에 초청한 것이다. 전 관중이 보는 전광판에 하이네켄의 'The Candidate(지원자)'캠페인 영상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세 번째 테스트에서 머뭇거리지 않고 소방대원을 도왔던 한 청년의 입사 합격을 알린다. 수많은 관중의 축하는 덤이다.

와우! 1,723:1 축하해요!


많은 회사들이 인재 채용에 대한 고민을 한다. 특히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채용기회가 감소하고 단기 일자리가 감소하는 등 취업 준비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또한 고민이 많다. 채용심사를 목적으로 광고비, 소요된 비용, 인건비 및 수당이 증가하지만 채용 후 조기퇴사와 이직 러시가 문제기 때문이다.


이 캠페인으로 하이네켄 HR사이트는 트래픽이 279% 증가했으며 이후 제출한 지원서는 종전보다 317% 증가했다. 하이네켄 직원의 91%가 동영상을 시청했고 그들의 업무역량이 자극을 줬다. 이 새로운 방법은 전 세계적으로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수많은 지원자들 사이에서 면접관은 면접자의 첫인상을 바탕으로 채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씁쓸하다.


우리의 인생은 무수한 선택이 쌓여 만들어졌다. 한 사람의 생각과 그에 대한 신념으로 이루어진 행동은 습관이 되고 또 인격이 되었다. 누군가의 좋은 인성은 짧은 채용 면접 과정에서 드러나지 못할 수 있다. 인간성이 좋은 사람은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편협한 면접 질의인 비즈니스 지식이나 경력에 대한 설문보다 몸에 밴 좋은 성품으로 문제를 향한 도전과 행동하는 인재를 뽑아야 하지 않을까? 이는 기업에게 내려진 하나의 숙제이기도 하다.



<참고 자료>

https://www.linkedin.com/pulse/case-study-heineken-hiring-right-person-job-evangelia-bouzou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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