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by 김민정

잭 니콜슨 주연의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기억하시는 분들 계시나요?

90년대 후반에 굉장히 재밌게 봤던 명작인데요, 잭 니콜슨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죠. 명대사도 나오잖아요. 이 영화를 본 적은 없어도, 들어는 봤을 대사

‘당신은 나를 더 좋은 사람이 되게 해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극 중 잭 니콜슨은 강박증이 있답니다. 자기가 정해놓은 규칙을 무조건 지켜야 하는 거죠. 걸으면서 보도블록의 금을 밟지 않아야 하고, 식당에선 꼭 자기가 앉아야 하는 자리를 정해놨어요. 거기 다른 사람이 앉으면 비키라고 하고, 꼭 내가 앉아야 합니다. 집에 수건이며 그릇이며 똑바로 정렬하는 건 기본이죠. 혹시 주위에 이처럼 정해놓은 규칙을 꼭 지켜야 하고, 그걸 안 지키면 큰일 나는 줄 아는 사람들 있으신가요? 저는 아주 친한 사람 중에는 없지만, 오며 가며 그런 사람들 보면, 대부분 좀 신경질적이고, 너무 예민해서, 스스로를 힘들게 만드는 것처럼 보여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주인공이 변하게 되는 건 바로 사랑 때문이었어요. 내가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는 한 여인 때문에, 강박적으로 꼭 지켜야 할 것들을 조금 느슨하게 만들게 되죠. 사랑 앞에선 이런저런 사사로운 규칙, 법칙, 이러면 안 되고 이래야 하고, 이런 것들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찾아오는 게 행복이었답니다.


세상에 지켜야 할게 참 많죠. 물론 교통신호라든지, 법을 위반하는 건 절대 무시하면 안 됩니다. 하지만, 매뉴얼대로 하느라 주위 사람들이 처한 위급한 상황이나 어려운 마음을 보지 못하면 안 될 거예요.

예를 들어 병원에 가면 접수해서 순서대로 진료를 봐야죠. 하지만 너무 아파서 데굴데굴 구르는 사람에게 ‘진료는 순서대로 니까 기다려 주세요’라고 하며 30분 정도 있으라고 하는 건 너무나 매정하잖아요.

숨이 꼴깍꼴깍 넘어갈 정도로 힘든 사람에게, ‘지금 정해놓은 이런이런 규칙, 규정을 행해야 하니 있어보세요, 지금은 봐줄수 없어요,’ 이런건 말 그대로 두번 죽이는 거죠.

매뉴얼과 법칙은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건데, 그 법칙은 절대로 사람보다 위에 있으면 안 된다는 걸 모두가 기억했음 좋겠어요.


서로를 위한 좀 더 좋은 규칙을 많이 만들면 어떨까요?

많이 웃어주기, 서로의 말에 귀 기울여 주기, 사랑해주기.


“당신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오?” (루카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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