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영희 Feb 28. 2019

10대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영미여성문학의 아련한 향수

"제인 오스틴과 19세기 여성 시집"


봄바람과 라일락 내음이 아련한 향수를 떠올리게 했던 어떤 날 “19세기 여성 시집”을 펴내기로 했습니다.



중고등 학생 시절에 이국적인 서정성이 가득 담긴 릴케의 시를 좋아하고 토머스 하디의 비극과 도스토옙스키의 휘몰아치는 극적인 서사를 사랑했었어요. 책이 그 시절 내 삶에 9할을 차지했었지요. 그런데 그때는 무지하게도 여성 시인과 여성 작가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고작 청소년 추천도서 목록에서 작가의 이름을 알게 되었던 좁디좁은 정보력의 한계였던 걸까요? 요즘은 여성 작가들의 책들만 읽기도 아까워하며 애지중지 읽고 있습니다.



세월이 많이 지나 마흔이 넘으니 그 시절에 대한 향수가 문득 사무칠 때가 있었습니다. 봄바람에 라일락 향이 진하게 온몸을 감싸던 어떤 날의 기억인데 꽃내음과 여전히 차던 바람결만 기억나는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마음이 아련해지고 왠지 촉촉한 슬픔이 고이던 날 “19세기 여성 시집”을 펴내기로 했습니다. 내가 10대에 만났더라면 더 좋았을 영미 여성 문학의 아련한 향수를 가득 담은 “제인 오스틴과 19세기 여성 시집”입니다.





몇 달은 여성 작가를 찾아내고 그들의 시를 또 찾아내어 모으는 데 쏟았습니다. 시인과 시가 선별되자 본격적으로 번역에 몰입했습니다. 한 여섯 달 걸렸어요. 그 시간 동안 10대의 설레는 마음 같은 향수와 행복감이 내 삶에 은은하게 스며있었어요. 아니, 온통 뒤덮고 있었어요.


이 사랑스럽고 소박한 시집은 2년 전에 출간되고 곧 절판되었습니다. 한 달에 몇 권 팔리지 않아 2쇄를 찍을 여력이 없었거든요. 일 년을 준비해서 세상에 내놓은 책의 생명이 짧게 끝난 게 마음이 아팠지만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꾸준히 이 시집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침내 2주년에 즈음해서 책을 다듬어 개정판을 재출간하기로 했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화려한 책은 아니지만 문학을 사랑하는 여러분의 마음을 향수로 말랑말랑하게 녹여 줄 거예요. 이 시집이 다시 한번 작은 선물이 되어 여러분과 그리고 어떤 누군가의 품에 안기게 해 세요. 


제인 오스틴과 19세기 여성 시집 : 찬란한 숲을 그대와
제인 오스틴
에밀리 디킨슨
샬럿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
앤 브론테
크리스티나 로세티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조지 엘리엇
메리 셸리
루이자 메이 올컷
마가렛 풀러
엘라 휠러 윌콕스
루시 몽고메리 
그리고 사후에 퓰리처상을 수상한 
에이미 로웰





텀블벅에서 후원하고 예약 구매하세요.



#19세기여성문학 #19세기영미문학 #19세기영미여성시집 #제인오스틴 #에이미로웰 #에밀리디킨슨 #제인오스틴과19세기여성시집

매거진의 이전글 제인 오스틴은 "오만과 편견" 인세로 얼마나 벌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