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이은선 역(다산책방)

by 소연




나의 노후를 그려보았을 때,
절대, 이것만은 피해갔으면 하는 것들이 몇 개 있다.
그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치매이다.

기~다란 복도 끝에 서서
하나씩 하나씩 점멸해오는 등불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치매.....
모든 등이 다 꺼졌을 땐,
나 조차도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눈을 떴는지, 감았는지 조차 가늠하지 못할 것 같은
치매.....
어쩌면 내가 꼭꼭 눌러놓았을 지도 모를
나의 이기적이고 부끄러운 모습이
치매의 이름으로 표출되어 나와
내 가족에게 힘겨움을 안길지도 모를
치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머릿 속은 어떠한 수치도 느끼지 못하고
그저 홀로 순수하기만 할
치매......

내가 상상하고 이해하는 치매는 그런 것이다.

그런데,
프레드릭 배크만이 상상한 치매는 다른가보다.
그가 이해한 치매는 다른가보다.

머릿 속에 또 다른 세계가 있다.
매일 조금씩 변하고,
매일 조금씩 좁아지는.....
하지만, 그 세계는 여전히 아름답고,
사랑이 가득하다.

내가 잃어버린 추억의 조각이
여전히 남아있는 머릿 속 세계로의 여행이
치매라고 한다면,
이제껏 상상했던 것 만큼 두렵진 않겠지만,
그래도, .......
소설은 소설일 뿐....
현실의 나는 결코, 절대, Never!!
그 여행을 하고싶지 않다.





지금이 제일 좋을 때지. 노인은 손자를 보며 생각한다.
세상을 알 만큼 컸지만 거기에 편입되기는 거부할 만큼 젊은 나이.
-p.10-
벤치에 앉아 있는 노아의 발끝은 땅바닥에 닿지 않고 대롱거리지만, 아직은 생각을 이 세상 안에 가두지 않을 나이라 손은 우주에 닿는다. 옆에 앉은 할아버지는 어른답게 굴라고 잔소리를 하던 사람들이 포기할 정도로 나이를 먹었다. 어른이 되기에는 너무 늦었을 만큼 나이를 먹었다. 그런데, 그 나이 역시 나쁘지는 않다.
-p.10~11-
"눈 한번 깜빡하니까 당신과 함께한 시간이 전부 지나가버린 느낌이야."
그가 말한다.
그녀는 웃음을 터뜨린다.
"나랑 평생을 함께했잖아요. 내 평생을 가져갔으면서."
"그래도 부족했어."
-p.27-
"저 종이에는 뭐가 적혀 있어요?"
아이가 묻는다.
"내가 생각한 것들."
할아버지가 대답한다.
"바람에 날아가고 있어요."
"오래전부터 계속 그러고 있단다."
-p.64~66-
** "바쁘게 사는 사람들은 항상 뭔가를 바쁘게 놓치면서 사는 거야."
-p.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