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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a Nov 28. 2022

다시 태어나도 홈스쿨링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만큼 엄마는 자란다

올해 10살, 9살, 6살인 세 아이와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 대부분 시간을 아이들과 같이 보낸다. 요일마다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다르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집에 있으려고 한다. 오전에는 아이들이 공부하는 것을 돕고, 오후에는 함께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거나 산책을 한다. 화요일에는 지역 홈스쿨 모임에 참석한다. 아이들은 홈스쿨링 하는 친구들과 신나게 뛰놀고, 나는 엄마들과 자녀 교육과 신앙 이야기를 나눈다. 수요일에는 교회에서 홈스쿨 모임을 한다. 우리 아이 셋을 포함해 모두 여섯이 시간을 정해 성경공부를 하고 신문을 읽은 후 생각 나누기를 한다. 보드게임과 몸 놀이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금요일에는 대학교 채플에서 예배를 인도하는 엄마와 설교하는 아빠를 따라 캠퍼스 예배를 드린다. 오후에는 캠퍼스 내 공원에서 곤충을 잡거나 술래잡기, 칼싸움 놀이를 하면서 논다. 토요일 오전은 특별한 일정이 없는 경우 가족끼리 집에서 쉬거나 집 근처로 나들이를 다녀온다. 오후에 남편이 주일 설교를 준비하러 교회에 가면, 아이들은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주일을 준비한다. 주일에는 이른 아침부터 오후까지 교회에서 보낸 후 집에 돌아온다. 우리의 일주일은 이렇게 흐른다. 

지금은 이 생활에 매우 만족하지만 항상 좋지만은 않았다. 홈스쿨링 하는 엄마라는 역할 이외에도 여러 역할을 해야 했다. 사실 홈스쿨링만으로도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제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커서, 자기가 할 공부도 제법 스스로 하고 집안일도 돕는다. 엄마가 잠깐 집을 비우면 서로를 챙기면서 의젓하게 집을 지킨다. 그래도 여전히 손이 많이 가는 시기다. 아이들의 영적, 정서적인 필요가 충분히 채워지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부터 학습 환경, 건강 상태, 교제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마련하는 것까지 챙겨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 무겁게 느껴졌다. 버거웠다. 때로는 '이렇게 아이들과 보내는 것이 최선일까.' '홈스쿨링으로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을까.'라는 의심과 걱정이 마음을 쾅쾅 두드렸다. 결승점이 없는 마라톤을 뛰고 있는 듯 막막하고 아득한 나날이었다. 

그런데 괜한 염려였다.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던 나는 아이들과 함께 날마다 자라고 있었다. 하루 일과도 커리큘럼도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는 상태, 그 백지에 우리가 홈스쿨링 하는 이유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하나씩 그려갔다. 도화지에 신중하게 선 하나를 긋듯,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주 대화를 나누고 우선순위를 정했다. 실천하여 습관이 될 때까지 게으름과 매일 씨름하고 있다. 하나님의 주권 아래 하루를 허투루 쓰지 않는 성실함, 주체적으로 일상을 사는 뿌듯함은 그 노력의 열매다. 뿐만 아니라 아이가 아니었다면 시도해 보지도 않았을 곤충 박제를 즐기고, 고무줄총 만들기에 열을 올린다. 삼 남매 덕분에 다양한 분야를 배우게 되고, 시야가 한층 넓어지고 있다. 세상에 이렇게 재미있는 게 많았나 싶다. 아이들과 붙어 있을수록 너그러운 시선이 더해지는 것도 감사하다. 오래 보아야 그 아름다움이 더 선명히 보인다고. 저마다 하나님이 주신 재능과 성품으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삶을 사는 아이들이 대견하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나 역시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홈스쿨링은 내 삶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았다. 홈스쿨링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엄마, 나 자신이 아닐까. 오늘도 삼총사와의 추억이 차곡차곡, 엄마라서 받는 조건 없는 사랑도 차곡차곡 쌓인다. 자녀를 양육하는 기쁨이 마음에 더 또렷하게 새겨지고 있다. 우리의 홈스쿨링 여정에 또 어떤 모험과 배움이 기다리고 있을까. "엄마랑 같이 공부해서 좋아요." "엄마랑 안고 싶을 때 안고 같이 놀고 싶을 때 놀아서 좋아요." 엄마와 함께 하는 홈스쿨링을 선택해 준 아이들에게 참 고맙다.



하나님의 꿈(비전,뜻)이 비처럼 내리는 곳.

하나님의 꿈이 실현되는 곳.

하나님의 꿈이 우리의 꿈이 되는 곳.

꿈비 홈스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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