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방 창문에
선인장 화분이
우두커니 놓여있다
짙은 어둠 속에서
날선 가시가 숨겨져
둥근 곡선이 드러났다
뜨거운 태양에도
부드러운 살갗을
용케 잃지 않았구나
따뜻한 손길에
한 번도 닿지 못한
외로움이 가득하다
무심코 손을 뻗어
어루만져주려다가
보란 듯이 찔렸다
손에 박힌 고독이
깊숙이 자리를 잡고
차갑게 빛난다
오랜 시간 쌓인
태초의 고독은
선명한 초록색이구나
그저 닿을 수 없는
하늘을 바라보듯
뒤로 물러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