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 잃고 순백한 길을
함부로 내딛지 못하고
바라만 보다가
희미한 길을 따라
깊은 발자국을 더듬어
까마득한 제자리
두려움 닿는 길마다
발목을 붙잡는 의심이
끝없이 주저앉혀도
바람이 멈춰선 길에
무거운 숨결을 내쉬며
거듭 고개를 들고
굽이 이만한 길은
고즈넉한 숨을 모아서
결코 아무것도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