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불가(不可)

by 노란고구마


내용물이 사라진 플라스틱

애써 찰싹 붙은 스티커를

모서리부터 살살 떼어내고

이음새 찾아 상표띠를 벗기고

구석구석 찌꺼기를 닦아내고

물기 한점 없이 잘 말렸건만


투명하지 않은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어렵습니다


사랑이 사라진 낡은 마음

굳이 구멍 난 부분을 찾아서

정성껏 기워 매꾸어 주고

수없이 후회로 헹구어내고

오랜 시간 희망에 널어놓아

겨우 본래 색을 되찾았지만


투명하지 않은 마음 또한

재활용이 어렵습니다


선택의 여지없이

단지 소각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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