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웅덩이에 발을 헛디뎌서
바지에 잔뜩 스며든 흙탕물이
발목을 휘감아 넘어뜨려도
흘러내린 허리춤을 움켜쥐고
촘촘히 달라붙은 절망을
악착같이 끌어안아 내일로
내일은 단비가 내려
이 끈덕진 오욕을 모두 씻어낼지
아무도 알지 못하니까
더러워진 신발을 내던지자
눈앞에 나타난 핏빛 가시밭길이
헛된 어제의 후회가 몰려와도
되돌아 갈 길은 지워진지 오래
맨발에 처박히는 고통을
모질게 삭혀내며 내일로
내일은 북극성을 따라
이 길의 끝에서 꽃밭을 걷게 될지
아무도 알지 못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