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연매출 7억 원을 달성한 헤베더유스의 비결은?
여러분은 평생 쓰고 싶은 브랜드가 있나요? 내가 할머니가 되어서도 입을 수 있는 속옷, 고객이 할머니가 된 후에도 찾는 속옷을 만들기 위해 탄생한 브랜드가 있습니다. 큰 컵을 위해 탄생한 라이프웨어 브랜드 ‘헤베더유스‘입니다.
한 번도 창업을 생각해 본 적 없이 회사를 잘 다니고 있던 마케터는 어떻게 1년 만에 속옷 브랜드, 그것도 평균보다 가슴이 큰 체형의 분들을 위한 속옷 브랜드를 론칭할 수 있었을까요? 기존의 속옷 시장이 해소하지 못했던 타깃의 간절함을 누구보다 제대로 이해하여,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 끝에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들고, 고객의 목소리를 허투루 여기지 않는 섬세한 고객 경험 설계까지! 1인 사업가가 운영하는 브랜드이지만, 내공만은 탄탄하게 성장시키고 있는 헤베더유스의 브랜드 스토리를 지금 확인해 보세요.
1. 11개월 간 0원의 매출을 감내하면서도 오직 '제품 개발'에만 몰입한 이유가 궁금했어요.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약 1년 간, 평생 만들어본 적도 없는 데다가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는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한 헤베더유스 임원 대표의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작은 브랜드 운영을 꿈꾸시는 분들께 큰 용기가 될 거예요.
2. 작게 운영해도 결코 적지 않은 매출을 만드는 헤베더유스를 소개하고 싶었어요.
헤베더유스는 임원 대표와 소수의 비상시 직원이 만들어가는 작은 브랜드입니다. 하지만 올해 예상 매출은 약 10억 원으로 결코 작지만은 않죠. 극단적 운영 효율에 굳이 집착하지 않아도, 헤베더유스가 지속가능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3. 헤베더유스가 그리는 브랜드 '비전'이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작은 브랜드는 어떤 비전을 그릴 수 있을까요? 수치적 성장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속옷으로 고객의 인생 여정에 함께하고 싶다는 헤베더유스의 비전은 구체적이기 때문에 더욱 멋있는데요. 스몰레터 필진이 입을 모아 "우리가 소개하고 싶은 작은 브랜드의 대표 사례"라고 칭찬한 헤베더유스의 작지만 큰 비전을 함께 살펴봐요.
Q. 어떤 계기로 헤베더유스를 창업하게 되셨나요?
저는 헤베더유스를 창업하기 전, 마케팅 스타트업의 창립 멤버로 일했어요. 4명으로 시작해 제가 퇴사할 때쯤엔 130여 명의 임직원을 갖춘 회사로 성장한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창업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몸소 느꼈습니다. 그래서, 창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결코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평소처럼 불편한 정장과 속옷을 갖춰 입고 외부 클라이언트에게 발표를 준비하던 어느 날, 발표 10분 전부터 명치가 갑갑하고 숨이 가빠지는 거예요. 갑자기 공황발작이 온 거죠. 화장실에서 브라를 풀고 호흡을 하는 순간, '불편한 속옷 때문에, 내가 일상을 편하게 누리지 못하고 있구나. 나와 비슷한 체형을 가진 분들도 비슷한 고통을 받으면서 살겠구나.'라는 깨달음과 함께 이를 해결해야겠다는 사명감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를 하고 창업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죠.
Q. 퇴사 후에는 어떻게 창업을 준비하셨나요?
퇴사를 한 직후, 저는 맞춤 속옷 전문가 과정을 등록하여 속옷의 패턴과 디자인에 대한 기본기를 익혔습니다. 수업을 진행하셨던 강사님께서는 속옷 업계에서 꽤 오랜 내공을 쌓으신 분이셨는데요. 마케팅 회사에서 일했던 제 경력을 살려 스승님의 맞춤 속옷 부티크의 마케팅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팅 업무를 도와드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속옷 제조의 전문성을 익혔을 뿐만 아니라 속옷 시장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요. 총 11개월 간 큰 컵 브라를 연구하고 개발하는데만 몰입했죠.
Q. 11개월 간 매출을 만들지 않고 제품 개발에만 몰두하시는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괴로움을 느끼진 않으셨나요?
매일 밤 악몽을 꿨어요.(웃음) 그래도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어서 저와 비슷한 고충을 가진 분들께 좋은 제품을 선사하는 것이 제가 창업을 결심한 유일한 이유였기 때문에 피해 갈 수 없는 관문이었어요. 그 후로도 신제품을 론칭할 때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을 들이고 있고요. 이런 제품력 덕에 소수의 제품 라인업으로도 훌륭한 고정 매출을 만들고 있습니다. 초반에 고생한 대가로 현재는 시간과 에너지를 조금 여유롭게 쓸 수 있게 된 거죠.
Q. 첫 제품은 어떤 플랫폼에서 론칭하셨나요?
첫 제품은 와디즈 플랫폼에서 론칭했어요. 퇴직금과 모아둔 돈으로 창업을 했고 11개월 동안 제품 개발에 투자하다 보니, 제품을 생산할 자금이 충분하지 않아서 선론칭 후제작이 가능한 와디즈를 선택했습니다. 다행히 헤베더유스의 제품과 스토리에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 처음부터 6,400만 원 펀딩이라는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Q. 제품을 만들 때 가장 신경 쓰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속옷이라는 제품군 특성상 고객 만족도가 높기 힘들어요. 피부에 가장 가깝게 닿는 제품이고, 재질과 착용감이 겉옷과는 차원이 달라서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바로 외면당하거든요. 제품의 만족도를 높이려면 큰 가슴이면서도 한국인 체형 특성에 맞는 속옷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예쁜데 편하면서도 옷태도 나는 브라는 어떻게 만들면 될지 끊임없이 연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가진 강점도 빛을 발했어요. 집요한 INTJ의 기질을 발휘하여 수백 개의 속옷 관련 논문과 학술지를 탐독했고요. 제 체형에 맞지 않은 속옷을 몸으로 체감한 경험을 바탕으로, 불편한 점들을 보완했죠. 그 결과, 와이어 브라보다 편하면서 체형 보정은 잘 되는 노 와이어 브라를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Q. 모델도 직접 하고 계시지 않나요?
맞아요. 무거운 가슴을 받쳐주는 헤베더유스 브라의 기능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려면 F~G컵 사이즈의 모델이 필요한데, 이런 모델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모델을 하기로 결심했죠.
그런데, 막상 제가 직접 모델을 하니 고객분들이 저를 ‘헤베님’이라고 부르며 많이 좋아해 주시고 더 큰 신뢰를 보여주시더라고요.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으로서 느끼는 연대감과 진심이 통한 것 같아요.
Q. 라인업이 적은 이유도 만족도 높은 제품을 만들기 위함일까요?
헤베더유스를 론칭한 지 2년 반이 되었는데 제품 라인업은 3가지뿐이에요. 첫 제품이 펀딩에서 성과가 좋았기 때문에 컬러나 디자인만 바꿔서 시즌별 스페셜 에디션으로 출시해도 되는데, 저는 하나를 만들어도 100% 마음에 드는 제품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라인업이 많은 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거든요.
제품의 종류가 많으면 고객 입장에서는 수많은 제품 중에서 내게 맞는 제품을 선택하기가 어려워져요. 그리고, 회사 입장에서도 모든 제품에 신경을 쓸 수가 없기 때문에, '위닝 제품(Winning Products)'과 '자리만 깔아주는 제품'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리만 깔아주는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도 생기겠죠.
헤베더유스는 모든 제품이 위닝 제품이에요. 어떤 제품을 구매하시더라도 100% 만족할 수 있는 경험을 드리고 싶고요. 그래서, 제품의 기능별로 라인업을 하나씩 늘리되, 고객의 니즈에 따라 컬러와 디자인을 추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이번에 출시하신 스포츠 브라도 고객님의 요청이 쇄도했었다고요.
저는 5년 넘게 취미로 헬스를 하고 있는데요. 운동할 때 입을만한 큰 컵 스포츠 브라가 없더라고요. 당연히 저희 고객님들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계셨고요. 여태까지 출시된 헤베더유스 제품들은 운동용이 아닌데도, 운동할 때 저희 제품을 입으신다는 고객님들의 피드백을 듣고 스포츠 브라 개발을 결심했습니다.
우리나라 분들은 배가 드러나는 스포츠 브라만을 입고 운동을 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잖아요. 게다가, 스포츠 브라는 가슴을 심하게 압박하는 형태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많고요. 큰 가슴을 가진 분들에게는 이러한 요소가 더욱 불편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착용감과 기능, 국내 고객들이 스포츠 브라를 입는 특성 등을 보완해서 스포츠 브라와 아웃웨어를 합친 형태의 제품을 제작했습니다.
디자인을 잡은 후, 샘플 제품을 만들어서 저와 같이 운동하는 분들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신청해 주신 분들께 나눠드리고 피드백을 받아 개선하는 작업을 했고요. 필라테스, 클라이밍, 등산, 헬스, 요가 각종 운동을 하는 분들께도 의견을 받아서 제품을 완성했어요.
이 제품도 얼마 전 와디즈에서 펀딩을 진행했는데, 1억 1천만 원이 넘는 펀딩 금액을 모았습니다. 헤베더유스가 큰 컵 스포츠 브라를 만든 이유에 공감해 주시고 저희를 믿고 다시 펀딩 해주신 수많은 서포터님들의 댓글을 보고 다시 한번 큰 힘을 얻었죠.
Q. 헤베더유스의 현재 매출은 어떤가요? 회사에서 받았던 월급보다 더 많이 벌고 계신가요. (웃음)
네. 직장인 때보다 지금 더 많이 벌고 있어요.(웃음) 사실 이런 수치가 만들어진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올해 예상 매출은 약 10억 원입니다. 저희는 우선 소수의 직원이 비상시 근무를 하는 데다가, 자사몰을 중심으로 매출을 만들고 있어 외부 판매 채널에 지불하는 수수료도 매우 적은 편이고요. 마케팅비도 매출의 10% 정도밖에 안될 정도로 적게 쓰기 때문에 높은 순매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단계별로 여유롭게 성장하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서 이런 구조를 선택했고요. 신뢰도 높은 제품력이 이를 가능하게 했죠.
Q. 직접 해본 마케팅 중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무엇이었나요?
후기가 가장 중요해요. 보통 후기를 보여드릴 때 내용을 따서 말투 등을 교정하고 예쁘게 디자인도 해 가공하여 사용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카카오 메시지나 인스타그램 DM을 캡처하여 그대로 사용합니다.
이렇게 날것의 리뷰를 고객 분들께 적나라하게 보여드릴 때, 진정성을 더 크게 느끼시더라고요. 메시지의 길이에 관계없이, 후기를 보내주신 분의 어투나 개성이 그 메시지에 다 녹아있기 때문이겠죠.
Q. 제품을 사면 6개월 간 무료로 해주시는 수선을 직접 하신다고요.
네, 맞아요. 저는 매일 아침을 수선으로 시작합니다. 마치 마음을 가다듬는 의식을 치르는 것 같아요. 수선할 때는 길이만 줄이는 게 아니라 가슴 크기에 따라서 윗가슴 둘레, 밑가슴둘레를 조절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직접 공장에서 이모님들께 수선을 배운 후, 수백 개의 브라를 테스트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계산식에 맞춰서 수선을 하고 있어요. 그러면, 맞춤처럼 딱 맞죠.
워낙 수선을 많이 해서 요즘에는 눈 감고도 해요. 아마 외부에 맡겼다면 비용도 비용이지만 고객님들이 수선을 해서라도 우리 제품을 오래 입고 싶어 하는 그 감사한 마음을 느끼지 못했을 거예요. 고객님들이 입던 속옷을 수선할 때마다 '우리 제품을 이렇게 잘 입고 계시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앞으로도 오래 입을 수 있는 속옷을 만들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어요.
Q. 시간을 할애해 고객에게 만족을 주는 일과 운영 효율을 추구하는 일에 충돌은 없으신가요?
저는 큰 컵 속옷 비즈니스는 극단의 효율을 추구하는 경영 방식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보다는 고객과 맞닿아 있는 곳에서 진솔한 고객의 소리를 듣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것이 어울리죠. 헤베더유스는 급속도로 채용을 하거나 제품군을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극단적 효율에 집착하지 않아요. 그보다는 인간이 태어나 유년 시절을 겪고 성인이 되어가는 것처럼, 근본을 잃지 않으면서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을 추구해요.
그래서, 수선이나 쇼룸처럼 고객의 가까이에서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 소통하는 업무의 중요도를 높게 보고 운영하죠. 우리 제품을 직접 써본 고객이 겪는 불편을 놓쳐 제품을 보완하지 않는다면, 평생 우리 제품을 쓸 만한 고객을 영영 놓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Q. 헤베더유스는 장기적으로 어떻게 성장하고 싶으신가요?
사업의 수치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제가 할머니가 된 후에도 여성의 속옷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어요. 의외로 우리는 스스로의 신체적 변화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거든요. 본인의 가슴둘레를 한 번도 재보지 않아서 정확한 속옷 사이즈를 모르시는 분들도 많고요.
그래서 저는 60대 이상이 예쁘고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속옷이나 유방암을 치료하느라 한쪽 가슴을 절제한 분, 이제 막 신체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는 청소년, 잠을 잘 때 가슴이 한쪽으로 쏠려 불편하게 잠을 자는 분들을 위한 속옷 등 인생의 여정에서 느낄 수 있는 속옷과 관련한 다양한 불편을 해소하는 브랜드로 헤베더유스를 성장시키고 싶어요.
그뿐만 아니라 여성의 몸, 나의 몸을 건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청소년을 대상으로 우리 신체에 대한 이해를 돕는 교육도 하고 싶고요. 3D 스캐닝과 같은 기술로 내 몸을 바로 알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만들고 싶어요. 엄마와 딸이 함께 방문하여 고민을 나누는 소통의 공간을 만드는 게 꿈이죠.
해당 콘텐츠에는 인터뷰의 약 60% 질문만 소개했어요. 스몰브랜더의 연간 멤버십에 가입한 후 콘텐츠 전문을 읽어보세요! 또한, 스몰브랜더의 첫 유튜브 콘텐츠에도 헤베더유스의 인터뷰를 소개했으니 꼭 한 번 확인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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