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억 원 매출의 식품 회사가 다이어트 앱을 론칭한 이유
여러분은 어떤 브랜드를 만들고 싶으신가요? 지금까지 스몰브랜더가 소개한 작은 브랜드는 커머스 제품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꽤 많은 독자 분들께서 콘텐츠와 커뮤니티 등의 '서비스'를 운영하는 브랜드가 궁금하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그래서 오늘은 커머스뿐만 아니라, 커뮤니티도 잘 해내고 있는 브랜드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국내 최초로 키토제닉과 저당이라는 카테고리를 개척하며 건강식품 업계를 주도해 온 '마이노멀'입니다.
방탄커피로 시작한 마이노멀은 창업 1년 만에 20억 원이라는 높은 매출을 만들고, 2023년에는 190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매출을 달성한 작은 브랜드계의 '형님'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뿐만 아니라, 2022년에 출시한 다이어트 앱 '인아웃'은 140만 명의 사용자가 이용하는 1위 칼로리 계산기 앱이 되었다고 해요. 흥미로운 내용이 워낙 많아 무려 2시간 반 동안 인터뷰를 진행한 '마이노멀' 이형진 대표의 창업과 성장 스토리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저당'하면 떠오르는 브랜드인 마이노멀은 초반엔 '키토제닉' 식품으로 시작했답니다. 창업하자마자 '방탄커피'로 많은 고객에게 신뢰를 얻으며 빠르게 성장했는데요. 키토제닉이 대중적이지 않던 당시, 어떻게 시장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는지 그 비결을 여쭤봤어요.
2. 키토제닉에서 저당까지, 시장을 개척하고 선점한 마케팅 비결을 물었어요.
마이노멀 이형진 대표는 회사 생활을 하며 악화됐던 건강이 키토제닉 식단으로 회복됐던 경험을 바탕으로, 유튜브와 브런치에서 건강 정보를 공유했어요. 초반 6개월간은 매출을 내지 않고, 콘텐츠를 생산한 것인데요. 그 이유와 과정을 세세하게 들어봤어요.
3. 커머스뿐만 아니라, 앱 서비스까지 성공한 '마이노멀'의 이야기를 알아봤어요.
마이노멀은 커머스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140만 명의 사용자가 이용하는 다이어트 플랫폼 '인아웃'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신사업으로 성공을 얻을 수 있었는지 궁금했어요.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은 SK에너지라는 대기업이었습니다. 입사 후 바쁘게 생활하다 보니 1년 만에 체중이 15kg 늘고, 피부도 안 좋아지는 등의 신체적 변화가 크게 있었어요. 여러 가지 운동도 해보고, 하루에 영양제를 20알이나 먹을 정도로 노력해봤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더라고요.
그러던 중, 우연히 당시 미국에서 유행하던 '칸디다 다이어트'를 알게 됐어요. 독소 배출을 목표로 하는 칸디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식단을 설탕과 밀가루를 안 먹는 방향으로 바꿔야 했는데요. 온갖 방법을 다 써도 소용이 없었는데 설탕과 밀가루를 안 먹는 것만으로 3개월 만에 15kg이 감량되니, 원리가 궁금해져서 생리학을 공부했고 자연스럽게 저탄고지 다이어트인 '키토제닉'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데다가 부모님도 오래도록 사업을 하셔서, 창업을 하는 것이 언제나 제 최종 목표였는데요. 직접 키토식을 경험해보니 건강 문제를 식품으로 해결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이를 유력한 창업 아이템으로 염두에 뒀고요. 곧장 사업계획서를 작성했습니다.
당시 키토제닉 다이어트 관련 네이버 카페 중 가장 큰 곳의 회원 수가 18만 명 정도였고, 숲 등급의 대표 카페로 지정됐어요. 누군가 카페에 가입한다는 것은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큰 덕후에 가깝다는 뜻이잖아요?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분야인 '키토제닉'에 관심이 많은 잠재 고객이 18만 명이나 된다는 건 시장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좋은 지표였어요. '18만 명 중 몇 퍼센트의 고객을 구매 전환으로 유도한다면 이 정도의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겠구나.'하는 방식으로 시장의 규모를 가늠했죠.
창업 직후에 시작한 유튜브 채널 '키토제닉로우TV'가 6개월 만에 구독자 10,000명을 달성한 점도 키토제닉의 두터운 잠재 고객층을 느낄 수 있는 계기였습니다. 키토제닉 시장의 초기 단계였기 때문에 이렇게 저만의 방식으로 시장성을 가늠할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오히려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게 된 것 같습니다.
비즈니스가 성공하려면 우선은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줘야 한다는 '강제적 이타성'에 대한 믿음이 가장 컸어요. 고객은 브랜드에게 무언가 빚을 지게 되면, 고마워서라도 이후에 그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해주거든요. 강제적 이타성에 대한 믿음은 '고객에게는 항상 퍼줘야 한다.'는 철학으로 오래도록 피자집을 운영하신 어머니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식품제조업을 해왔거나 건강 관련 국가공인 자격증이 있는 사람도 아니니, '마케팅'만큼은 내 손으로 해내야 한다는 생각도 컸습니다. 마케팅마저 아웃소싱한다면 마이노멀의 핵심역량을 내재화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사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저는 스스로를 '마케팅하는 사람'으로 정의하죠.
키토식이나 건강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유튜브, 브런치를 통해 저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다 보니, 온드 미디어 채널이 결국 중요한 자산이 되더라고요. 유튜브와 브런치를 봐주시던 분들이 마이노멀 초기의 핵심 고객층이 되었고요. 적극적으로 활동하던 네이버 카페 또한 중요한 마케팅 채널이 되었습니다. 카페를 통해 알게 된 인플루언서분들께 마이노멀의 앰버서더로 제안하기도 했죠.
브랜드를 확장하려면 ‘키토'라는 키워드에만 머무르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방탄커피의 카피캣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 결심이 더욱 확고해졌죠. 그래서 카피캣에 대응하는 데 시간과 돈을 쓰기보다는, '카피캣은 이 시장의 본질이다'라는 생각으로 이를 빠르게 체념하고 롱런하는 제품으로 대중의 선택을 받는 브랜드가 되자는 다짐을 했어요. '브랜드'가 되는 것이 곧 차별화 포인트라고 여긴 것이죠.
그리고 '키토'라는 니치한 키워드를 기반으로 시작했으니, 이제는 '저당'으로 영역을 확대해 제품을 출시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알룰로스, 저당 아이스크림, 저당 잼 등의 제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했고요. 2018년에 방탄커피만으로 8천만 원가량의 매출을 달성한 이후에 제품군을 저당으로 확장하면서, 2019년에는 연매출 20억 원, 2020년에는 연매출 32억 원으로 성장하게 됐습니다. 더 많은 고객을 포용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제품이 소비되는 상황과 맥락으로 타깃을 정의하기 때문에, 제품마다 타깃을 다르게 가져가고 있어요. 예를 들어, 알룰로스는 물엿을 소비하는 3040 주부가 주요 타깃인데요. 주부 고객은 가족에게 좋은 걸 먹이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제품이 얼마나 좋은 성분을 담았는지를 잘 짚어줘야 물엿보다 몇 배는 비싸도 구매를 고려할 수 있어요.
반대로 저당 젤리는 군것질을 하고 싶을 때 충동적으로 구매할 확률이 높아요. 연령대도 2030으로 조금 낮아지는 경향이 있고요. 올리브영에서 구경하다가 궁금해서 구매해보는 분들도 있겠죠. 그러니, 눈에 띄는 키치한 패키지 디자인이 맞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희가 모든 제품을 만들 때 공통적으로 고려하는 고객은 바로 '건강 덕후'입니다. 건강 덕후들이 지인에게 ‘내가 이것저것 다 먹어봤는데, 이게 제일 좋아’라고 던지는 한마디에서 브랜드가 출발한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건강 고관여자를 만족시키려면, 비싸더라도 가장 좋은 원재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요. 그 소비자가 결국 저이기도 하니, 제 기준을 충족시키는 제품을 만들려고 가장 신경 씁니다.
마이노멀의 실패담을 얘기할 때가 왔군요. (웃음) 마이노멀이 성장하고 키토식과 저당 제품 시장도 확대되면서, 이 시장에서 일어나는 '경쟁 구도'를 오히려 레버리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 생각의 끝은 키토식의 코어 타깃이 모일만한 커뮤니티 플랫폼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으로 구체화됐죠. 플랫폼을 만들면, 우리 브랜드뿐만 아니라 경쟁사도 포용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2020년 하반기에 키토식 커머스 플랫폼인 ‘키토테이블’을 론칭했습니다. 그런데,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과 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더라고요. 커머스 플랫폼의 경우, 마케팅 없이 자연 유입되는 사용자를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에, 결국엔 자본이 많이 필요한 사업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결국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실패의 쓴맛을 본 후, 개발팀과 함께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볼지 논의했어요. 그리고 2022년 1월, 칼로리 계산기와 다이어트 배틀 기능을 더한 커뮤니티 플랫폼인 ‘인아웃'을 론칭했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인아웃은 현재 6만 명이 넘는 일일활성사용자(DAU)를 보유한 1위 칼로리 계산기 앱이 되었고요. 광고 서비스가 매출로 전환되면서 가능성 있는 신사업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건강 고관여 사용자들이 인아웃에 모여있기 때문에, 광고 클릭률도 20%를 웃도는 수준으로 무척 높아, 초반에 그렸던 사업 구조가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는 단계입니다.
마이노멀 브랜드 파트와 플랫폼 파트가 있는데요. 제품을 다루는 브랜드 파트는 총 17명, '인아웃'을 만들어가는 플랫폼 파트는 11명, 총 28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2023년 매출은 190억 원이고요. 올해는 5월까지 15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니 3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떤 트렌드가 오기보다는, 누군가가 트렌드를 만드는 시대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트렌드를 만드는 선봉장이 되는 것이 중요한데요. 저희가 앞서 저당 트렌드를 만든 것처럼, 넥스트 아젠다도 직접 만들고 싶어요. 어느 정도 익숙하면서도 새롭기도 한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글루텐 프리'도 있겠죠.
그리고, 하나의 키워드가 트렌드로 자리 잡기보다는 다양한 제품의 형태가 등장하며 트렌드를 만들 거라는 믿음도 있어요. 프로틴도 음료나 닭가슴살 이외의 다양한 제품군으로 진화할 테고, 지방도 더 세밀하게 좋고 나쁜 지방에 대한 정보를 짚어주는 제품군이 등장할 거라 예상합니다.
결국 브랜드는 가치관 싸움인 것 같아요.
브랜드의 출발점을 잡을 때 다른 사람의 취향이 아니라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 가치관이 무엇인지를 정립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그 가치관이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때, 브랜드는 더 높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에는 인터뷰의 약 50% 질문만 소개했어요. 스몰브랜더의 멤버십에 가입한 후 콘텐츠 전문을 읽어보세요!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더 풍성하고 유익한 이야기를 2주에 한 번 메일함으로 보내드립니다. 다양한 정보와 영감으로 스몰 브랜드를 준비하거나 운영하는 여러분들께 도움을 드리려고 합니다. 조금 느리더라도 확실한 팬을 만들고 싶은 브랜드라면, 스몰레터를 구독하고 성장에 도움이 되는 많은 정보를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