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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경 Aug 08. 2024

한끗 달라서 불티나게 팔리는 스몰 브랜드 BEST 10

제품을 기획할 때는 반 보만 앞선다는 마음으로!

제품 개발에 진심인 작은 브랜드 창업가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특유의 열정과 몰입에 크게 감탄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허받은 4중 빗날로 네 번 쓸어낸 것과 같은 효과를 주는 빗자루를 만든 쓰리잘비의 양혜정 대표와의 대화도 매번 비슷한 종류의 경외심을 불러일으키죠. 제품의 원리를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그녀의 모습은 창업가인건지 과학자인건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이러한 집요함으로 쓰리잘비의 제품은 미국의 국민 프로그램인 NBC 방송사의 '투데이'에 강제 출연하기도 했답니다.

미국 6대 방송사 NBC의 투데이에 소개된 쓰리잘비

작은 브랜드 창업가의 일화를 접하다 보면, '나는 뛰어난 제품을 집요하게 개발할 자신은 없는데..'라는 생각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지 몰라요. (스몰브랜더조차 가끔은 그런 마음이 들거든요.) 하지만, 낙담하시긴 아직 이릅니다. '한 보가 아닌 반 보만 앞서가라.'는 흔한 격언처럼 반 보만 앞선 '기획력'으로 크게 사랑받는 제품도 굉장히 많기 때문입니다! 마치 전국을 돌며 펼치는 평범한 사람들의 노래 대결이라는 한끗 다른 컨셉으로 43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많은 시청자들이 편하게 즐기는 '전국 노래자랑'처럼 말이죠. 


그래서, 오늘 스몰레터에서는 한끗 다른 무언가로 고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작은 브랜드의 제품 기획 사례를 소개합니다이전 스몰레터에서 공유드린 아이템 선정 체크리스트로는 제품 기획의 재료를 수집한다면, 이번에는 여기에 작지만 임팩트 있는 나만의 아이디어를 더하는 사례들을 제시해드릴게요.




TYPE 1.  [ 기존 제품 ] + '형태/기능/재료'의 한끗 더하기


GS25에서 출시해 큰 인기를 얻었던 8인분이 한 번에 담긴 컵라면인 '점보 도시락'이나 선풍기를 휴대용 사이즈로 줄여 만든 일명 '손풍기', 생레몬 슬라이스 하나를 캔음료 속에 담은 '생레몬 하이볼'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쓰리잘비처럼 엄청난 개발이 필요하다고 느껴지시나요?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는 모두 기존에 있던 평범한 제품의 형태를 획기적으로 바꾸거나, 재료나 기능을 하나 추가해 한끗 다른 매력을 선사한 사례인데요. 앞서 보여드린 사례처럼, 기존 제품에서 하나만 변형해도 고객들은 획기적으로 느낄 수 있답니다. 지금부터 작은 브랜드가 '형태/기능/재료'의 한끗을 더해서, 팔리는 제품을 만들었던 사례를 분석해보겠습니다.




① 한끗의 '형태' 더하기


 BRAND 01   츄카 케이크  Click


제품을 소개한 인스타그램 포스팅이 5,000개 이상의 '좋아요'를 이끌어내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연신내의 작은 케이크 가게가 있습니다. 바로, 휘낭시에로 맞춤형 케이크를 제작하는 '츄카 케이크'인데요. 츄카의 '한손 케이크'는 특별한 날 케이크를 구매하는 고객의 심리를 완벽하게 간파하여 한끗 다름을 가미한 훌륭한 제품 기획 사례입니다.

여러분도 한 번쯤 특별한 날 케이크를 구매하면서 망설인 적이 있으실거예요. 케이크의 주인공에게 촛불 세리모니를 선사하고 싶은데, 케이크 가격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경험이요. 케이크를 생략하자니 뭔가 허전하고, 선물에 케이크까지 준비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케이크의 주인공이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더욱 곤란합니다. 케이크 한 상자가 냉장고만 차지하다가 결국 버려질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조각 케이크로 대체하자니 왠지 아쉽고 미안합니다.

츄카 케이크는 이러한 고객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여 '빅 휘낭시에'에 맞춤형 디자인과 사랑스러운 데코레이션, 투명 아크릴 박스까지 가미한 '한손 케이크'를 고안해냅니다. '한손 케이크'는 기존의 커스텀 케이크에 한끗 다른 형태를 더한 사례인데요. 우선, 가로가 넓은 '휘낭시에'는 커스텀 문구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특별하고 귀엽게 느껴지고요. 초미니 사이즈라는 형태는 츄카 케이크를 15,000원에 구매 가능한 합리적인 맞춤형 케이크로 탈바꿈합니다. 한 번에 케이크 2개를 주문하시는 고객도 많을 정도로요. 마지막으로, 종이 재질이 아닌, 속이 훤히 보이는 투명 상자를 활용해 크기는 작아도 선물처럼 느껴지는데다가 인스타그래머블하기까지 하죠.


이렇게 기존 케이크의 형태를 한끗만 변형했는데,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4배, 5배 이상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츄카 케이크만의 관찰력과 기획력 덕분이었죠. 내가 느끼는 일상의 소소한 불편함을 기록해두고 이를 가볍게 해결해볼 방식을 고민해보세요. 많은 분들의 공감과 사랑을 얻는 제품이 탄생할지 모르니까요.



② 한끗의 '기능/재료' 더하기


 BRAND 02   델링그  Click


기존에 있던 제품에 매력적인 '기능'이 하나 더 가미된다면 어떨까요? 고객은 그 제품을 떠올리며 사용 경험을 입체적으로 상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도 쓰겠네, 저렇게도 쓰겠네.' 하는 식으로 말이죠. 


조금씩 쪼개어 캔들버너에 녹이면 향초로도 사용할 수 있는 러쉬의 입욕제, '러쉬멜트'처럼 말입니다. 러쉬멜트는 '입욕제'를 사용하면 고객이라면 대부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향초' 기능을 가미해 많은 고객들에게 입소문을 타고 있는데요. 이처럼 기존 제품에 확실한 기능이 하나 더해지면 고객은 하나를 구매하여 두개의 효과를 얻는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캔들로도 쓰이는 입욕제, '러쉬멜트'

러쉬멜트처럼 한끗의 '기능'을 더한 작은 브랜드의 제품이 있습니다. 바로, '델링그'의 쉐이빙바 인데요. 델링그 쉐이빙바는 데뷔 무대였던 와디즈에서 1,400만 원 가량의 성과를 만들며 시장성이 어느 정도 입증되었고요. 이후에는 네이버쇼핑 '쉐이빙폼' 카테고리에서 1위를 할 정도로 고객들에게 꽤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델링그 쉐이빙바가 더한 기능은 무엇일까요? 바로, '마사지'와 '세안' 기능입니다. 면도와 클렌징, 스킨케어의 올인원 제품으로 기획한 것인데요. 제품을 편하게 손에 잡고 얼굴을 마사지 할 수 있게끔 모양을 만들었기 때문에, 고객은 자연스럽게 얼굴을 마사지하면서 면도 준비를 할 것이고요. 이 과정은 고객의 모공을 확장시키고 수염을 연화하여 면도 과정에서 상처가 남지 않게 한다고 해요. 게다가, 평소에는 세수를 하면서 가볍게 괄사 마사지를 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해요.

여기에 기능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비누 성분으로 쉐이빙바를 만들어, 피부 클렌징과 빠른 면도날 세척이 가능하다는 점인데요. 제품의 '원재료'에 한끗 특별함을 더해, '클렌징'이라는 또 하나의 기능을 추가한 것입니다. 이는 올인원 코스메틱 제품을 선호하는 남성 고객의 니즈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제품이겠죠. 

델링그처럼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겪는 경험을 입체적으로 상상해보세요. 고객은 이 경험에서 어떤 불편함이 있을지, 어떤 점을 즐길지, 어떤 과정을 어느 정도의 시간을 들여서 겪을지 등으로 말이죠. 이는 제품 기획의 중요한 첫 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TYPE 2   [ 기존 제품 ] + '브랜드' 가미하기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제품 중에 브랜드명을 모르는 것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면봉, 화장솜 같은 일상 용품이나 농산물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많은 분들이 제주도의 특산물이라고 알고 있는 '한라봉'이 사실은 일본 농림수산성에서 교배한 구마모토현의 특산물이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일본의 교배 품종에 '한라봉'이라는 브랜드를 더하고, 제주도와 연결되는 스토리를 가미해, 다른 귤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제품으로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제주도의 특산품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많을 정도의 탄탄한 브랜드가 된 것이죠. 그만큼 제품에 제대로 된 '브랜드'가 더해졌을 때의 파급력은 어마어마한데요.


지금부터 기존 시장에는 압도적인 1등 브랜드가 없는데다가, 어느 누구도 브랜드화에 노력을 크게 기울이지 않은 제품에 브랜드를 가미해 빠르게 성장한 작은 브랜드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BRAND 03    러닉스  Click


기능성 자체가 무척 강조된 스포츠 장비는 대부분 의외로 브랜드조차 모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릎 보호대, 폼롤러, 아령, 러닝벨트과 같은 제품이 바로 그것인데요. 많은 분들이 나이키나 룰루레몬처럼 로고가 빛나는 의류를 착용하고, 장비는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것을 사용했던 것이죠. 하지만, '브랜드'가 가미된 제품을 원하는 고객이 점차 늘어나면서, 한 번 구매하면 오래 사용할 확률이 높은 스포츠 장비도 '브랜드'를 선호하는 고객이 늘고 있습니다.

러닝 용품 전문 브랜드, '러닉스'는 브랜드가 가미된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의 성향과 잘 맞아떨어진 작은 브랜드 사례입니다. 기존에는 브랜드조차 모르는 러닝벨트를 스마트스토어나 쿠팡에서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조금 더 비싸더라도 러닉스 러닝벨트를 사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러닉스는 ① 스타일리쉬한 디자인과 ② '러너가 만든 러닝벨트'라는 스토리를 더하고, ③ 버클 대신 벨크로를 사용해 새로운 제품을 탄생시켰습니다. 게다가, 기존의 러닝 벨트와 가격 차이도 크게 두지 않아, 가격 비교를 하는 고객이라도 러닉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했죠. 

또한, 러닝은 그야말로 '대세 운동'으로 떠오르면서 브랜드가 가미된 러닝 장비에 대한 선호가 더욱 높아졌고, 러닉스는 5만 개가 넘는 제품을 판매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운동 장비만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데요. 


대표적인 사례로 '뷰티 제품' 중에서 브랜드를 더해 고객에게 큰 사랑을 받는 제품이 꽤 많습니다. 헤어 픽스 브랜드인 '나르카', 데뷔한지 3개월 만에 8,500만 원 이상의 누적 펀딩을 달성한 손톱 영양제 브랜드 '포인드'처럼 말이죠. 


이는 카피캣에 대응하는 데 시간과 돈을 쓰기보다는 롱런하는 '브랜드'가 되길 다짐한 '마이노멀' 이형진 대표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인데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김춘수 시인의 『꽃』 중 구절처럼, 어떤 품목들은 브랜드를 제대로 가미했을 때 비로소 돋보이는 제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주세요.



 BRAND 04    타틀르  Click


제품을 직접 제작하지 않아도, 수입하는 제품에 국내 고객이 좋아할만한 브랜드를 더해 큰 호응을 얻는 사례도 있습니다. 터키 디저트 브랜드, '타틀르'가 이에 딱 맞는 대표적인 작은 브랜드인데요. 타틀르는 터키 디저트인 '로쿰'에 매력적인 브랜드를 더해 론칭 4개월 만에 전체 품절을 경험하고 백화점 등에서 4번의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할 정도로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타틀르가 빠르게 성장한 이유는 ① 감각적인 디자인과 ② 국내 고객에게는 생소한 '로쿰'에 대한 다정하고 상세한 설명, 그리고 ③ 터키 문화를 영리하게 활용한 스토리텔링 등의 브랜딩 요소가 상당히 큰데요.


강렬한 오렌지 컬러에 특색있는 문양이 가미된 패키지는 물론이고, 이스탄불 공원에서 티타임을 갖는 여인을 표현한 일러스트를 넣은 안내서 디자인은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았고요. 어떤 음료와 페어링을 했을 때 로쿰이 더욱 맛이 좋은지, 타틀르 김주희 대표가 어째서 로쿰을 선택했는지 등의 내용도 상세하게 풀어 설명해 그 매력을 더합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터키 문화만의 고유한 매력을 가미한 스토리를 잘 풀어내 타틀르가 가진 이국적인 브랜드 경험을 극대화하고 있는데요. 김주희 대표는 "타틀르는 어린 브랜드이지만, 터키는 기원 전 6,500년전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잖아요."라며, 터키만의 미식, 디자인 문화 등의 풍부한 콘텐츠를 고객에게 꾸준히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쿰을 먹으며 귀로도 즐길 수 있는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가미하는 타틀르의 섬세함은 이러한 김주희 대표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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