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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nduwinetasting Jul 14. 2023

간헐적 단식, 할까 말까

잘 먹고 잘 마시기로 했습니다

간헐적 단식(Intermittent Fasting)은 일정 시간 혹은 기간 인위적으로 공복을 유지하는 식이요법으로 건강한 생활 방식 혹은 다이어트에 어느 정도 효과적이라는 이유로 많은 사람이 시도해 보거나 계속 이어가고 있다. 공복 유지 시간과 기간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데 흔히 16시간 공복 그리고 8시간은 식사를 허용하는 형태(16/8)가 일반적이다. 편하게 하루에 한 끼 먹거나 5:2 방식을 적용해 일주일 중 5일은 평상시처럼 세끼를 다 챙겨 먹고 나머지 2일은 한 끼 또는 열량 제한 식사(500~600kcal)를 한다.

최소 12시간은 금식을 해야 간헐적 단식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출처: healthyfood.com)


결국, 시간을 정해 굶으라는 거죠? 시간 맞춰 금식하는 건 건강 검진할 때나 하는 것 아닌가요? 굶는다고 생각하니 어쩐 지 벌써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자신이 정한 규칙을 지키기 시작하면 몸도 차츰 적응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시간이나 기간을 정해두고 금식하는 것이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일까? 그 원리를 살펴보면 공복 상태에서 우리 몸은 저장된 포도당을 에너지로 사용하고 이를 다 사용하면 축적된 지방을 태운다는 것이다. 즉, 포도당 대신 지방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대사 전환(metabolic switching)이 이루어진다. (오, 좋아!)


공복 중에는 물이나 차 정도를 제외하고는 어떤 음식도 섭취하지 말아야 간헐적 단식이 효과적이다. 먹기 시작하면 그것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축적된 포도당이나 지방을 사용하지 않으니, 소용이 없다. 금식 이후 음식을 먹을 때도 주의를 해야 한다. 굶었다고 마음 놓고 고탄수화물이나 고열량 음식으로 폭식하거나 몸에 좋을 리 없는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에 의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먹는 것도 어느 정도 가려 먹어야 한다. 

간헐적 단식의 장, 단점을 살펴보자. 먼저, 장점부터 보면 자기 몸에 맞는 간헐적 단식 방법을 잘 지킨다면 체중 감량은 물론이고 신진 대사율을 높일 수 있다. 금식 중에는 음식 섭취로 인한 열량이 늘어날 일이 없고 간헐적 단식이 익숙해지면 포만감은 더 잘 느끼고 배고픔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그리고 금식하게 되면 소장은 음식물 찌꺼기나 박테리아를 대장으로 밀어내는 강력한 운동을 해 (일명 이동성 위장관 복합 운동(Migrating Motor Complex: MMC)) 독소는 배출되고 복부 팽만은 줄일 수 있다. 앞서 먹는 것도 가려 먹어야 한다고 했지만, 간헐적 단식은 언제 먹고 언제 안 먹는지가 더 중요함으로 엄격한 식단 관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고구마 1개, 사과 반 조각 그리고 삶은 계란 흰자와 같은 다이어트 식단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또, 칼로리를 계산하며 먹을 필요도 없다.


그러나 간헐적 단식이 모든 사람에게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 임신 중이거나 특정 약물을 복용 중 또는 당뇨병과 같은 기저 질환을 앓고 있거나 식습관 장애를 겪고 있다면 간헐적 단식의 효과가 아무리 좋다 해도 섣불리 따라 해서는 안 된다. 또, 직업 특성상 스케줄에 맞춰 식사하기가 어렵다면 정해진 금식과 식사 시간을 지키기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간헐적 단식에 적응할 때까지는 금식 중에 배고픔을 참는 게 쉽지 않다. 배고픔을 억지로 참다 보면 예민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 흔한 부작용으로는 두통, 변비, 수면 장애, 불안 등이 있다. 


간헐적 단식이 유행하기 시작한 게 벌써 2010년대 초반이니 그때부터 이를 고수하고 있다면 10년은 거뜬히 지켜온 셈이다. 나도 간헐적 단식을 하지만 꾸준하게 유지하기가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 자기 몸 상태에 맞는 간헐적 단식 방법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데 업무 강도가 있는 편이고 에너지 소비가 많다면 1일 1식은 적합하지 않다. 또, 처음부터 무리해서 금식하면 몸과 마음이 힘들어지니 꾸준히 지켜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최소 12시간은 금식을 해야 간헐적 단식의 효과를 볼 수 있으니 12시간으로 시작해 조금씩 늘려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너무 당연하지만, 운동을 병행한다면 더 좋고! 간헐적 단식은 다양한 식이요법 중 하나일 뿐이고 개개인에 따라 그 효과는 다를 수 있다. 그리고 간헐적 단식의 효과에 관한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나는 당일 저녁 6시까지 먹고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금식을 한다. 못 지키는 날도 있었지만, 간헐적 단식을 해보니 체중이 조금 줄었고 속은 편하고 피로감이 덜하다. 앱을 사용하니 단식 스케줄에 맞게 알람을 보내준다. 금식 시작/종료 시각을 알려주고 독려도 해준다. 적응이 되어서 그런지 배고픔에 몸부림치지는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 배고픈 느낌이 들면 미지근한 물 한 잔에 녹차 티 백을 띄운다. 혹시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면 장은 깨끗하게 청소되는 중이니 아주 잘하고 있다는 증거다.


*<마시자 매거진>에 기고한 글입니다.

**단식 스케줄 관리를 위한 앱으로 [간단]을 사용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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