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나는 엄마전문작가
이곳에 아이들 이야기를
연재하여 써보려고 한다.
연예인, 정치, 역사 등의 글들은
그 누구라도 쓸 수 있지만,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는
오로지 엄마인 나 밖에 쓸 수 없다.
(여기서 아빠도 가능하지 않냐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사람들은 각자 가진 재능이 다 다르기에,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고 계시는 우리 집 그분의
안위를 위해 뒷말은 함구하려고 한다.^^)
어느 분야에서든 가진 언어가
풍부하다는 것은 그 양만큼의 거대한 힘을 지닌다.
법률의 언어를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은
법계에선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고,
의학, 예술, 각각의 분야에서 보아도
그들이 직접 체득한 어휘의 양만큼
갖게 되는 영향력은 정비례할 확률이 높다.
나는 우리 집 삼 남매의 전문가로서
가진 어휘가 그 누구보다 많다.
우리 세아이들을 나 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자부한다.
그렇게 얻어진 그 힘은 매일 아이들과의 마주하는
그 끈끈한 관계 속에서 오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의 레이더망 속에
자리 잡은 언어들로 이루어진 것일 것이다.
그러고 보면 들인 그 노력과 에너지에 비해
성과가 인정되지 않는 일 또한 엄마의 일이다.
매일 아침마다 아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주었다고 하여
엄마 칭찬상을 주지도,
연말에 무대에서 연예 대상 같은
엄마 대상의 트로피도 수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 노고를 쉽게 간과할 수 있는 일 또한 엄마의 일이다.
엄마가 평생을 지어 온 밥과
김장 김치를 한 줄로 세워 보거나
그 무게를 재어 성과로 인정하는 날이 온다면
엄마라는 이름의 우리는
노벨상에 버금가는 성과를 인정받을지도 모를 일이다.
누군가 상을 주는 것도 아닌
노고를 인정해주는것도 아니지만,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한 그 많은 날, 잠 못들던 긴긴밤
오고간 이야기들을 글로 풀어놓는다면,
그것은 조선왕조실록의 위엄 보다 더
우리 가족에겐 값진 실록이 되리라 생각이 든다.
그 일을 엄마인 내가 한번 기록 해보고 싶었다.
앞으로 여기에 쓰일 글들은
매일 얼굴을 마주하고 사랑을 나누는
우리 세 아이들의 이야기가 주된 글이 되겠지만
비단 우리 삼 남매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아이들을 아우르는 이야기가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