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3일

나비가 애벌레에게

by 한승우

나비가 꽃 주위를 날아다니다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애벌레 한 마리를 보았네. 그 애벌레의 모습은 마치 어린 시절의 나비 스스로를 보는 듯했네. 모두가 꿈틀꿈틀 거리며 변화를 두려워하고 먹이 구하기에만 급급할 때 그 애벌레는 더 먼 미래를 바라보고 계속 변화하며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는 과정에 있었네. 계속하여 본래 모습을 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며 점점 성장해가는 과정에 있었네.


저 애벌레는 아마 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겠지. 어린 시절의 내가 그랬듯이. 그랬기에 모두가 미쳤다고 여기며 무시해도 다 견뎌내고 자신만의 길을 나아갈 수 있는 거겠지. 좋아 애벌레야. 조금만 더 힘을 내! 머지않아 우리가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며 마주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네가 끝까지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그때가 오면 너도 나처럼 아래를 내려다보며 아래 상황을 지켜볼 수 있겠지. 그런데 말이야 그때의 네가 너무 답답한 마음에 당장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어도 참아야 해. 결국 아름다운 나비가 되는 과정은 혼자만의 길이거든. 그 과정에 있어서 힘들다고 남의 직접적인 도움을 받은 애벌레는 속은 텅 빈 껍데기뿐인 나비가 되는 거야. 왜냐면 그 힘들었던 시간들은 나비의 겉모습뿐만 아니라 내면까지도 아름답게 만들어주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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