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는 언제나 중요하다

돈을 어디에 쓰는가가 당신을 말한다.

by 본연

얼마 전에 엄마가 추천한 영화 ‘그린 북’을 3년 만에 보았다. 참 유쾌한 영화였다. 나는 책이나 영화 같은 롱폼 콘텐츠를 보면 언제나 한 줄을 남기려고 노력한다. 그린 북의 한 줄은 다음과 같다.

“dignity is important.”

언제나 품위는 중요하다는 말이다.


부당한 일을 당한 토니는 기분대로 행동한다. 경찰관을 폭행한 것이다. 그러니 체포되어 버렸다.

그에게 조언하는 품위있는 셜리.

“폭력으로는 못 이겨요, 토니.

품위를 유지할 때만 이기지.

품위가 늘 승리하는 거요.”

1.png



오늘 일을 마치고 기차역에 갔다. 진이 빠질 오후 3시쯤이었다. 기차역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고 여름이 시작되어서 그런지 불쾌한 냄새가 났다. 평소에 지하철을 혐오하는지라 버스 또는 자가용을 선호하는데, 오늘은 시간을 맞춰야 해서 오랜만에 지하철을 탔다. 사실 거기서부터 불쾌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사람이 너무 많았고, 너무 좁았다. 온갖 종류의 냄새가 났다. 게다가 짐은 또 어찌나 많은지, 어깨가 부서지는 줄 알았다.

일반석에 도착했다. 안 그래도 좁은 일반석. 오늘은 옆자리 뽑기 실패다. 이래서 특실을 타는구나 또 깨닫는다.


불쾌한 경험을 하면, 당연히 기분이 불쾌해진다. 불쾌한 것을 보거나, 불쾌한 상황에 놓이거나, 불쾌한 대접을 받으면 불쾌해진다. 그렇게 손상된 기분은 나의 퍼포먼스에 악영향을 미치고, 나의 하루를 망친다. 시간이 돈인 부자들이라면 대악재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부자들은 기분을 쾌적하게 하기 위해 돈을 쓴다. 최고급 이동수단으로 이동하며, 최고로 비싼 좌석을 산다. 닭장 같은 일반석에 앉아서 가면 아무 일 없어도 그냥 기분이 안 좋아지고 자존감이 떨어진다. 기분이 안 좋으면 하루 이틀은 장난처럼 날아가버린다.


품위를 지키는 이유는, 기분이 좋기 때문이다.

좋은 기분은 언제나 좋다. 그것은 햇빛처럼 일상과 인생의 모든 방면에 내리쬔다. 그러니까 경험을 소비하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것에 돈을 쓰지 않지만, 부자 또는 품위가 있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일등석에 돈을 쓴다. 경험에 돈을 쓴다. 그래야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좋은 기분으로는 뭐든지 잘할 수 있고 잘된다.

기분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 부자가 아닐까. 역시 돈을 어디에 쓰는가가 그 사람을 말해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SNS 페르소나에 대한 고민과 수치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