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속 단상_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악인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다.

by HU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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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_ '야생의 사슴은 결단코 인간을 공격하거나 가해를 입히지도 않는다. 심지어 사슴은 인간과 마주치면 인간을 피해 도망치기까지 한다. 그런 사슴이 만약 인간을 공격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그것은 자신의 새끼 사슴을 위협에서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거나, 또는 인간 사냥꾼의 총알이 몸을 관통하지 않고 사슴의 몸을 스치고 지나간 상처 때문에 몹시 예민해져 있을 경우일 것이다. 사슴도 막다른 궁지에 몰리면 결국 자기 방어로 인간을 공격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영화 속 타구미의 어린 딸은 외부 도시 사냥꾼 때문에 사슴에게 공격을 받아 숨지게 된다. 이를 목도한 타구미는 사냥꾼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이 함께 실종된 딸을 찾아 나섰던 글램핑장 개발사 직원을 사슴에게 위해를 입힌 사냥꾼을 대신해, 자연 생태계를 파괴시키는 도시 외부인을 대표해 그에게 죗값을 물어 목덜미를 조이게 된다. 이런 타구미의 행동은 대자연을 파괴하는 도시 외부 사람들 때문에 자연으로부터 어른들을 대신해 보복을 당한 자신의 딸에 대한 복수를 위한 행위였다고 여겨진다. 다른 측면으로는 앞으로 산골에 글램핑장 개발로 자연 생태계가 피해를 입게 될 것이고, 그 대가로 또 다른 누군가 산촌 마을 사람이 또다시 자연으로부터 역습을 당할 수도 있는 미래의 또 다른 재앙으로부터 미연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행위로 보이기도 한다. 인간이 대자연과의 공존을 포기하고 과도한 난개발로 지구 자연을 훼손하며, 그 여파로 나비효과와 같이 돌고 돌아 결국 다른 어떤 지구촌 사람에게로 그 피해가 미치게 되기 만련이다. 혹은 우리 다음 세대인 후손들에게로 언젠가 그 여파가 전가되어 지구 대자연으로부터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선진국이 자국의 발전을 위해 자연을 함부로 훼손하다면 지구의 기후변화로 다른 국가에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는 현상과도 같은 이치인 것이다.


이 영화의 특히 한 점 중 하나는 촬영 카메라 관찰 시점이었다. 인물이 걸어가는 앞쪽 화면을 비추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걸어온 뒤쪽 화면을 조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마치 그 인물이 걸어온 지난 역사를 뒤돌아 보는 인상을 주는 카메라워크 시점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또한 영화의 시점은 어떤 한 사람만의 시선과 입장만을 대변하지 않고 상대편 주변 사람들의 입장까지 대변해 보여주는 시점 또한 인상적인 영화였다. 산촌 마을 사람들의 입장만이 아닌 글램핑장 개발을 추진해야만 하는 회사로부터 월급을 받는 직원들의 입장과 관점을 함께 보여주고 있는 독특한 연출을 보여준다. 그들도 살아가기 위해 회사로부터 월급을 받는 그저 보통의 사람이라는 것을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그저 자신의 일을 하는 회사의 직원들일뿐 악의가 없는 그저 보통의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고 영화는 말하고 있는 듯했다. 영화는 이 모든 사항들을 담담하게 묵직한 담론을 잘 담아내고 있는 괜찮은 좋은 영화라고 생각된다. 상영관과 상영 시간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못내 아쉬운 영화이기도 하다.


"결국 타구미도, 개발사 직원도, 인간들도 사슴과 같이 어떠한 극한의 사항에 내몰려서 악으로 변모하게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는 악은 존재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악인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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