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신경 항진증을 아시나요?

1화 : 메타소설의 탄생

by 현영강

의학적으로 인간의 자율신경은 두 가지로 나뉜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쉽게 말해 교감신경은 '전투 모드'다.

맹수를 만났을 때 싸우거나 도망치기 위해

심장을 빨리 뛰게 하고 근육을 긴장시키는 액셀러레이터다.



반대로 부교감신경은 '휴식 모드'다.

잠을 자거나 밥을 먹을 때

몸을 이완시키는 브레이크다.



​나의 병명은 '교감신경 항진증'이다.



풀어 말하면, 내 몸의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는 뜻이다.
나는 24시간 내내 맹수 앞에 선 원시인처럼 산다.
가만히 누워 있어도 심박수는 100을 넘나들고,



식은땀이 흐르며, 사소한 소리에도 소스라치게 놀란다.
남들에게는 평온한 일상이 나에게는 매 순간이 전쟁터이자 비상사태다.



​이 병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늘 쫓기는 기분, 무언가 잘못될 것 같다는 예감, 벼랑 끝에 서 있는 듯한 현기증.
의사는 약을 처방해 주지만, 약은 내 뇌의 엔진을 잠시 식혀줄 뿐 근본적인 공포를 제거하지는 못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저주받은 병이 나를 소설가로 만들었다. 그것도 아주 지독한 '메타소설'을 쓰는 작가로.



​내 세 번째 장편소설

[세 굴레 출판사]는 메타소설이다.



메타소설이란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무는 장르다. 작가가 소설 속에 직접 등장하고, 소설 속 인물이 작가에게 말을 건다. 왜, 이런 장르를 택했냐고 묻는다면, 나는 내 병 때문이라고 답하겠다.



​교감신경이 항진된 상태에서는

현실과 상상의 구분이 모호해진다.
불안은 현실을 왜곡한다.



잔고 부족이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는 공포로 증폭되고, 지나가는 사람의 눈빛이 나를 감시하는 시선으로 느껴진다. 나에게는 소설 속의 허구가 가짜가 아니라, 내 살을 파고드는 진짜 현실이다.



​그래서 나는 소설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아니, 소설이 나를 집어삼켰다.



[세 굴레 출판사]에서 나는 작가이자 등장인물이며, 동시에 관찰자이자 피해자다. 내 심장의 두근거림을, 손끝의 떨림을, 약을 삼키는 그 비릿한 순간을 그대로 활자로 옮겼다. 그것은 소설이라기보다 내 병증의 기록이자, 살려달라는 구조 신호였다.



​독자들이 물었다.



"이게 진짜 작가님 이야기인가요, 아니면 소설인가요?"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둘 다입니다. 그리고 둘 다 아닙니다."



​나는 내 병을 사랑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 끊어지지 않는 긴장감이, 이 멈추지 않는 엔진 소리가 나를 책상 앞에 앉혀두고 있다는 것을. 남들이 편안하게 잠들 때, 나는 각성된 뇌로 문장을 조립한다.



그것만이 내가 이 폭주하는 몸뚱이를 데리고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브레이크는 고장 났다.



어차피 멈출 수 없다면, 나는 질주를 택하기로 했다.
이 에세이는 그 광란의 레이스에 대한 기록이다.






지금부터 그 치열한 사투기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