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 <도시의 마음>, 김승수

Vol. 1. | 지금, 이 책

by 오브젵 매거진

우리가 사는 이 공간, '도시'에 대한 이야기.

오브젵 편집부가 직접 선정한 도시와 우리 동네, 그리고 공간에 대한 책을 소개합니다.


구입처(전주 청동북카페 서점 | @cheongdong_books )


첫 번째 도서는

김승수 前 전주시장이 저술한 <도시의 마음> 입니다.

다산북스에서 발행한 책이며, 구입처는 전주 청동북카페 서점 | @cheongdong_books 입니다.



Keyword 1. 낡음


낡았다.

한때는 지워 없애야 할 '흠'이라고 여겼다.


세월의 때가 해묵은 판잣집,

스산하고 우울한 분위기로 가득했던 달동네.


처음에는 알지 못했다.


왜,

이 땅에 굳이

주민들조차 싫어하는 벽화를 그리려는지.


이 책을 읽고서야 깨달았다.


함께 딛고 선 이 땅, 우리 동네의 풍경을 그린 벽화로

조금이라도 마을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물하고 싶었던 바로 그 마음을.


“낡아서 고맙다.”



전주시장이었던 저자는

수십 년 된 벽돌 담장 앞에서 그렇게 말했다.


개발보다 먼저,

이곳을 지켜온 시간과 사람에 대해 생각하자고.


지나온 자리마다

애정을 두고 간 사람들이 있다고.


남겨진 사람들의 흔적을 지운 도시.

그런 곳에 과연 누가 오래 머물고 싶을까.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와 같은 도시를 존재하게 하는 결정은

대체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




Keyword 2. 실패



이것이야말로 정책을 직접 집행해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다.


실패하면 안 되는 구조 속에서

대부분의 결정권자들은 ‘적당한 성공’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저자는 말한다,

그게 더 위험하다고.


적당한 성공은 결국

무의미하고 형식적이었으며,

그 누구의 공감도 이끌지 못한 채

덧없이 잊혀지고 말았다며.


그렇기에 실패할 수 있는 도시를 용납하자고 제안한다.


언제부턴가 매사의 기준이 되고 만

이 '적당함'에서 한 걸음 물러나자고.


실패가 허락되지 않는 도시에서는

새로운 상상도, 실험도, 출발도 불가능하니까.




Keyword 3. 하나는 우리로



'큰 그림'은 늘 정답처럼 들린다.


대의를 위해 모든 걸 내려놓아야 한다 외치던

영화 속 어느 젊은 혁명가의 모습은 여전히 유효한 결론.


하지만 저자는,

큰 그림이 아니라 ‘점’이 지닌 조그만 힘에 대해 말한다.


제대로 된 힘 하나.

그리고 또 다른 힘이 만나 함께 이어질 때.

비로소 골목이 바뀌고,

시장이 달라지며,

도시의 파사드가 다시 숨을 틔운다.


그것이 바로,

마을과 공동체가 지닌 힘이라고.


바로 그래서 저자는 거창한 혁신보다

‘작지만 진심인 기획’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것을 가능케 하려면,

정책은 일방적으로 공급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비롯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그래서일지도 모른다.

이 책이 계속 마음에 걸리는 이유.

혹, 자꾸만 다시 펼쳐보고 싶어지는 그 까닭이.


비록 정확한 매뉴얼은 아닐지 몰라도,

사람이 만든 도시의 감도와 방향, 그 가치만큼은

이 책 안에 분명히 녹아 들어 있다.


물론 이 책의 단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정책서를 찾던 사람에겐

다소 감상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감성을 기대한 사람에겐 조금 실무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어딘가에서

'내가 살고픈 자리'를 탐색하던 독자라면,

단언한다. 이 책은 분명 이렇게 말해줄 것이다.



“그런 도시,
너라면 만들 수 있을 거야.”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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