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은 웅덩이 같다
나는 서울에 살 때 새벽에 드는 무거움이 사람들의 영혼이 잠들어 있어서라고 믿었다
경기도 김포, 사람들과 떨어진 곳에서 이런 웅덩이의 기분을 느끼니까 어쩐지 나의 믿음이 배신당한 기분마저 들었다 사람이 없는 곳에서도 웅덩이 같은 침묵이 눈을 감게 만든다 새벽은 새벽이라서 무거운 것이고 이 고요한 침묵에 어떤 과학적인 증거를 찾고 싶어졌다
하지만 이 고요한 침묵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이들이 평온하게 잠들 것이라고 아니면 새벽의 기운 속에서 누군가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여기니 새벽이 주는 몇 가지 찰떡이 되는 감성들이 마이너 할지라도 나는 그 감성들이 마음에 들고 또 그 외에 좀 더 다른 무엇이 존재해서 술을 먹고 취한다던지 더 기분이 좋아진다던지 할지라도 내 생활에서 벗어난 새벽의 다른 얼굴을 보는 것 같아서 새벽이 좋다고 새벽은 감정을 주인공으로 하는 연극 무대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이들이 새벽 안에서 그리워하고 글을 적고 노래 부르고 책을 읽고 한다 그들은 모두 다른 이들이고 공통점은 내가 아낀다는 것이다 새벽이 주는 공기는 감정의 베이스가 되고 나는 그들과 그런 감성을 공유한다고 믿으면서 그들의 새벽 속으로 스며들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