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되기 위한 이직 3개월 차 회고
새로운 팀에 합류한 지 3개월이 지났다. 참고로 현재 회사에는 3MR(3 month reivew)이라고 불리는 수습기간 제도를 진행하고 있다.
3MR(3 month review)란?
1개월/2개월/3개월이 되기 전 본인이 Action item을 선정하고 주변 동료와 리더는 해당 Action Item에 대한 review를 진행한다.
새로운 팀에 합류하면서 세웠던 목표는 당장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사람보다는 '느슨하게 함께 일하기 편하고 좋은 사람'이었다.
물론 전문성을 버리고 단순히 착한 사람만을 원했던 것은 아니다. 디자이너는 설득과 제안을 반복하는 사람으로서 신뢰 자산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때로는 직설적이고 날카로운 모습도 보여줘야 했다.
3개월이 지난 지금 원하는 목표 80%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3MR을 통해 나에 대한 동료 피드백을 투명하게 볼 수 있었고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동료 리뷰를 통해 이미 알고 있던 것과 알지 못했던 나의 모습들을 객관화할 수 있었다.
문제의식과 더불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빠른 실행력, 동종 업계 분석, 커뮤니케이션 협업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은 반면에 UX/UI 완성도에 대한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자기 객관화를 통해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다시 한번 나를 되돌아봤다.
#디자인 옵스(DesignOps) #협업(commu)
내가 디자인팀에 합류하고 가장 먼저 문제의식을 느꼈던 것은 시스템 부재였다. 극단적으로 효율을 추구하는 사람으로서 2번 이상 반복되는 일들은 시스템으로 만들어 두 번 일을 하지 않게 하고 싶었다.
피그마 레거시를 보니 디자인에서 개발로 넘기는 핸드오프 과정이 너무 제각각이었고 이것들을 시스템화하여 생산성을 늘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원들에게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빠르게 핸드오프 시스템을 만들어 공유했다.
결과적으로 동료에게 생산성을 올리는데 기여했다는 피드백을 받아 굉장히 뿌듯했고 짧은 기간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축구로 비유하자면 화려한 개인기와 드리블로 골을 만들어내는 공격수보단 뒤에서 묵묵하게 소통하고 연결해주는 수비수와 같은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현재 핸드오프 시스템 작업을 끝낸 뒤 본격적으로 기존 디자인 시스템 업데이트 준비 중이다!
#불안 #두려움 #설렘
지난 3개월 동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은 지금까지 경험 중에 가장 우수했지만 회사에서 풀고자 하는 문제와 그 문제를 푸는 방식에 대해 믿음이 부족하였다.
또한 눈여겨보고 있던 기업에서의 오퍼도 나의 믿음을 흔들게 만드는 요소였다.
이곳에서 나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고민과 동시에 불안감이 들었다. 하지만 회사가 처한 상황과 시장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나니 그 불안함은 점점 설렘 혹은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산업이 발전한다는 것은 극소수의 부유층 혹은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집단이 누릴 수 있었던 것을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반갑게도 내가 속해있는 건축산업은 오늘날 가장 인기 있는 기술을 다 수용하고 있다.(AI, 로봇 공학, AR/VR, IoT, Drone, 메타버스, 웨어러블, 3D 프린팅, 4D 프린팅, 모빌리티 등)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을 발전시켜 극소수가 누릴 수 있던 것을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꼭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낙후된 환경을 가진 산업에서 IT 서비스로 풀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2가지라고 생각한다.
- 오랜 시간 동안 이어온 사람들의 습관을 바꾼다는 것
- 멋진 기술로만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사람들 간의 문제기 때문에 실제 오프라인 환경에서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발생되기 때문
이러한 오프라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까지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고 해결해 나아간다면 사업적으로 큰 차이점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새로 합류한 팀에서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되기 위해 디자인 옵스(DesignOps) 역할을 하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 옵스란 '디자이너를 위해 필요하지만 디자이너가 하기 귀찮거나 하지 않을 모든 일'이라고 생각한다.
쉽게 말해 나를 포함한 디자이너들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을 할 것이다.
반복적인 작업, 임팩트가 떨어지지만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들을 없애거나 시스템화하여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세팅을 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피그마 플러그인, 프레이머 등과 같은 적은 비용으로 고효율을 낼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 중이다.
지난 3개월을 곱씹어보며 글로 남겨보았는데 부족한 부분들은 어떻게 보충할 수 있을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잘한 부분들은 어떻게 하면 유지하거나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팀에 합류할 때 정했던 목표 그대로 느슨하고 꾸준하게 나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