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위대한 개츠비> 원서
영어 리부트 초기인 2017년 미국드라마 <가십걸>을 통해 <The Great Gatsby>가 20세기 초, 특히 대공황 직전인 1920년대 뉴욕을 대표하는 소설인 것을 알게 됐다. 마침 Oh, my 디카프리오가 나오는 영화도 있길래 영화를 먼저 봤다.
<위대한 개츠비>는 <가십걸>을 통해 언급된 작품들과 디카프리오가 출연한 영화들, 그밖에도 <마담 보바리>, <폭풍의 언덕>등 이전 시대의 대표작들과 연결고리가 있다. 사랑을 되찾으러 돌아온 개츠비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버전의 히스클리프, 어쩐지 억울한 미세스 윌슨은 마담 보바리와 겹쳐보인다.
피츠제럴드를 제인 오스틴에 비유한 추천사도 본 것 같다. (20세기 사교계의 초상?) 개츠비와 피츠제럴드는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으나, 오스틴과 달리 피츠제럴드보다는 개츠비가 더 유명하다. 사실 <제인 에어>나 <마담 보바리>의 사례를 보더라도, 작품 제목=주인공 이름,일 때 작품명이 더 유명해질 가능성이 높지만 <폭풍의 언덕>이나 <오만과 편견>의 경우 (오 이런 시적인 제목이라니!) 작가가 각인된다는 장점이 있다. (셜록 홈스 vs. 에드거 앨런 포, 해리 포터 vs. 스티그 라르손 등)
이디스 워튼이 타락한 뉴욕에서 지나간 순수(?)를 그리워할 때, 피츠제럴드는 타락한 뉴욕을 극적으로 묘사했다. 개츠비는 이미 너무 유명한 캐릭터라서 새로운 시각으로 관찰하는 게 가능한지 모르겠다. 밀레니얼 시대 소설 원작 드라마 <가십걸>과 그 세계관을 반영하는 극중 작가, 댄 험프리의 소설 <인사이드>에 등장하는 (척/찰스 모델의) 찰리가 개츠비의 21세기 버전이다. 사실 척 배스는 개츠비와 톰 뷰캐넌을 합성한 캐릭터이고 댄 험프리는 개츠비와 닉 캐러웨이를 합성한 캐릭터이다.
댄 험프리에 의하면 <인사이드>의 사브리나는 세레나와 데이지 뷰캐넌을 포함한 다섯명의 여성을 합성한 캐릭터라고 한다. 실제(?) 세레나 역시 다중복합적 인격체인데, 세레나의 분신인 사브리나는 거의 데이지 그 자체였던 것 같다. 혹은 그렇게 '읽혔다'.
And as I walked on I was lonely no longer.
I was a guide, a pathfinder, an original settler. -9p
'He's so dumb he doesn't know he's alive.'
-29p
People disappeared, reappeared, made
plans to go somewhere, and then lost
each other, searched for each other,
found each other a few feet away. -39p
I was sure that they were selling something:
bonds or insurance or automobiles. -43p
'You can buy anything at a drug-store
nowadays.' -115p
Her expression was curiously familiar-it was
an expression I had often seen on women's
faces, but on Myrtle Wilson's face it
seemed purposeless and inexplicable until
I realized that her eyes, wide with jealous
terror, were fixed not on Tom, but on
Jordan Baker, whom she took to be his wife.
-119p
'I suppose the latest thing is to sit back and
let Mr Nobody from Nowhere make love to
your wife.' -124p
Thirty-the promise of a decade of
loneliness, a thinning list of single men to
know, a thinning brief-case of enthusiasm,
thinning hair. -129p
뷰캐넌, 윌슨 부부는 지금보면 그다지 입체적인 인물들이 아니다. 이들이 수없이 리메이크되어서 그럴수도 있다. 하지만 피츠제럴드는 이들의 대사와 행동 하나하나에 공들였다. <마담 보바리>보다 훨씬 짧고, 원서로 읽어서 아리송한데다 중반부가 상당히 지루한데도(지루한 부분은 덜 아리송하다.) 클라이막스인 '사건 당일' 이후로는 박진감이 넘치고 여운이 강렬하다. (다시 읽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