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상원 Aug 17. 2023

인간관계의 손절

초계산적 시대...

#인간관계의손절


 필자는 코로나가 창궐하고 한국 경제의 소비가 거의 바닥을 치는 2020년경, 한 3년 전부터 인간관계의 손절이란 새로운 단어를 접하기 시작했다.


 손절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노력해도 될 가능성이 낮은 상황일 경우 노력을 포기하고 자신의 에너지를 절약하는 행위를 뜻하는 은어로 경제 용어인 '손절매'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손절매란 앞으로 주가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단기간에 가격 상승이 보이지 않을 경우 가지고 있는 주식을 매입 가격 이하로 손해를 감수하고 파는 일의 준말이라고 정의한다.


 사실 인간관계의 손절이란 말에 필자는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다.


 필자가 10여 년 전 입시컨설팅 학원에서 대입 수험생 대상 글로벌 시사 토론식 강의 시에도 당시 수험생인 Z세대들은 한국의 "정" 문화가 나쁜 것이다라는 확고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고, 요즘 학교 동창회, 향우회, 심지어는 종교 기관인 성당, 예배당, 사찰에 가 보면 최소 60대 이상 노년층만 있지 20~30대 젊은 층은 찾아보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특히나 10년 전만 해도 페북 등 SNS를 초연결 사회라 칭하고 공유의 시대라 하여, 페북에 멋진 사진이 나오면 저장했다가 공유도 마음껏 하고 해서 SNS가 꾀나 재미있는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요 근래에 들어와서는 사진 공유를 하면 지적 재산권부터 항의성 한소리 댓글로 달고 심지어 바로 차단을 거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다. 사실 페북은 얇은 인간 관계망으로 온라인으로 그냥 안부 또는 댓글 정도가 맞다. 페친과 오프에서 소위 코드가 맞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오프에서 아는 사람 위주로 페친 수락을 하는 사람들도 꾀 많다. 몇십 년을 전혀 다르게 살아왔는데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이 여유 없는 세상에, 먹고살기 힘든 세상에, 상대를 받아 줄 여유들이 대부분 없는 것이 사실이다. 설령 여유가 있다 하더라도 코드가 맞지 않아 공통분모를 찾기도 힘든, 철저한 개인주의 사회가 현실이다. 10년 전에도 무언가 영양가 있는 포스팅으로 페친 요청이 줄을 잇다가도 필자가 갑자기 이혼을 했다고 고백하거나 세상 한탄을 늘어놓으면 페친 끊기로 100명 이상의 페친이 하룻밤에 빠져나가곤 했다. 그 당시 이혼에 대한 댓글을 보면 "뭐 뻔한 얘기다." 이런 투의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그 옛날 영업 또는 마케팅,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서로가 신뢰를 쌓아 가며 영업을 했다면 요즘은 합리적이고 매우 계산적인 소비로, 수요자가 공급자의 머리 위에 군림하는 시대로, 상품이나 제품의 가성비나 심지어 가심비로 검정만 되면, 별도의 영업 행위가 필요 없는, 수요자가 찾아가는 소비문화 시대이다.


 그러다가도 품질이나 성능에 문제가 발생하면, 난리가 나고 바로 손절하는 그런 무서운 시대이다. 그만큼 합리적이란 말과 이성적인 수준을 넘어서 1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초계산적 시대를 살고 있다. 예를 들면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어떻게 원무과 직원을 접촉했는지 의료 수가까지 파악하여, 주치의에게 비타민 C까지 의료보험 혜택으로 먹는 환자 이야기도 들은 본 바가 있다.


 이제는 한국 사회도 "벗"이란 단어가 퇴색되고, 서구식 friend가 올바른 표현이 되는 시대라 필자는 생각한다. 즉 친구가 아닌 그냥 앞면만 있는 지인이란 말이다. 언제든 서로 수가 틀리면 손절하고 언제 봤는데 하고 깔끔하게 인간관계가 정리되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다들 공허해하고, 옛정을 그리워하지만, 한편으로는 1도 상대를 위해 희생은 못하겠다 이런 얘기다!


 지금 한국 사회 멀쩡한 가정에 무늬만 부부가 얼마나 많은가? 또한 자녀가 성인이 된 가정은, 부부는 물론이고 자녀까지 각자도생의 무늬만 가족이 얼마나 많은가! 필자는 모 독서모임에서 강남에 유명한 가정의학과 원장께서 술자리에서 "나도 1인 가정이다."라는 뼈 있는 푸념을 들은 적이 있다. 결국 돈 버는 기계로 전락된 무늬만 가장인 그는 차라리 싱글이든 이혼이든 혼자 인생을 즐기며 사는 그런 오리지널 1인 가정만 못하다는 결론이다.


 필자는 인간관계의 손절이란 말을 한 3년 정도 현실을 중심으로 생각한 바, 역사는 회귀하고 돌고 돈다고 언젠가는 또 다른 형태의 "정" 이란 개념이 도입되어 이 삭막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리라 기대하며 이 밤도 인간적 공허와 아쉬움으로 한숨 지을 수많은 사람들을 이 짧은 글로 위로코자 한다.


 힘내시고 세상이 그런 것을 누가 어찌 하리오!

필자는 코로나가 창궐하고 한국 경제의 소비가 거의 바닥을 치는 2020년경, 한 3년 전부터 인간관계의 손절이란 새로운 단어를 접하기 시작했다.


 손절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노력해도 될 가능성이 낮은 상황일 경우 노력을 포기하고 자신의 에너지를 절약하는 행위를 뜻하는 은어로 경제 용어인 '손절매'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손절매란 앞으로 주가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단기간에 가격 상승이 보이지 않을 경우 가지고 있는 주식을 매입 가격 이하로 손해를 감수하고 파는 일의 준말이라고 정의한다.


 사실 인간관계의 손절이란 말에 필자는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다.


 필자가 10여 년 전 입시컨설팅 학원에서 대입 수험생 대상 글로벌 시사 토론식 강의 시에도 당시 수험생인 Z세대들은 한국의 "정" 문화가 나쁜 것이다라는 확고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고, 요즘 학교 동창회, 향우회, 심지어는 종교 기관인 성당, 예배당, 사찰에 가 보면 최소 60대 이상 노년층만 있지 20~30대 젊은 층은 찾아보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특히나 10년 전만 해도 페북 등 SNS를 초연결 사회라 칭하고 공유의 시대라 하여, 페북에 멋진 사진이 나오면 저장했다가 공유도 마음껏 하고 해서 SNS가 꾀나 재미있는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요 근래에 들어와서는 사진 공유를 하면 지적 재산권부터 항의성 한소리 댓글로 달고 심지어 바로 차단을 거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다. 사실 페북은 얇은 인간 관계망으로 온라인으로 그냥 안부 또는 댓글 정도가 맞다. 페친과 오프에서 소위 코드가 맞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오프에서 아는 사람 위주로 페친 수락을 하는 사람들도 꾀 많다. 몇 십 년을 전혀 다르게 살아왔는데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이 여유 없는 세상에, 먹고살기 힘든 세상에, 상대를 받아 줄 여유들이 대부분 없는 것이 사실이다. 설령 여유가 있다 하더라도 코드가 맞지 않아 공통분모를 찾기도 힘든, 철저한 개인주의 사회가 현실이다. 10년 전에도 무언가 영양가 있는 포스팅으로 페친 요청이 줄을 잇다가도 필자가 갑자기 이혼을 했다고 고백하거나 세상 한탄을 늘어놓으면 페친 끊기로 100명 이상의 페친이 하룻밤에 빠져나가곤 했다. 그 당시 이혼에 대한 댓글을 보면 "뭐 뻔한 얘기다." 이런 투의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그 옛날 영업 또는 마케팅,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서로가 신뢰를 쌓아 가며 영업을 했다면 요즘은 합리적이고 매우 계산적인 소비로, 수요자가 공급자의 머리 위에 군림하는 시대로, 상품이나 제품의 가성비나 심지어 가심비로 검정만 되면, 별도의 영업 행위가 필요 없는, 수요자가 찾아가는 소비문화 시대이다.


 그러다가도 품질이나 성능에 문제가 발생하면, 난리가 나고 바로 손절하는 그런 무서운 시대이다. 그만큼 합리적이란 말과 이성적인 수준을 넘어서 1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초계산적 시대를 살고 있다. 예를 들면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어떻게 원무과 직원을 접촉했는지 의료 수가까지 파악하여, 주치의에게 비타민 C까지 의료보험 혜택으로 먹는 환자 이야기도 들은 본 바가 있다.


 이제는 한국 사회도 "벗"이란 단어가 퇴색되고, 서구식 friend가 올바른 표현이 되는 시대라 필자는 생각한다. 즉 친구가 아닌 그냥 앞면만 있는 지인이란 말이다. 언제든 서로 수가 틀리면 손절하고 언제 봤는데 하고 깔끔하게 인간관계가 정리되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다들 공허해하고, 옛정을 그리워하지만, 한편으로는 1도 상대를 위해 희생은 못하겠다 이런 얘기다!


 지금 한국 사회 멀쩡한 가정에 무늬만 부부가 얼마나 많은가? 또한 자녀가 성인이 된 가정은, 부부는 물론이고 자녀까지 각자도생의 무늬만 가족이 얼마나 많은가! 필자는 모 독서모임에서 강남에 유명한 가정의학과 원장께서 술자리에서 "나도 1인 가정이다."라는 뼈 있는 푸념을 들은 적이 있다. 결국 돈 버는 기계로 전락된 무늬만 가장인 그는 차라리 싱글이든 이혼이든 혼자 인생을 즐기며 사는 그런 오리지널 1인 가정만 못하다는 결론이다.


 필자는 인간관계의 손절이란 말을 한 3년 정도 현실을 중심으로 생각한 바, 역사는 회귀하고 돌고 돈다고 언젠가는 또 다른 형태의 "정" 이란 개념이 도입되어 이 삭막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리라 기대하며 이 밤도 인간적 공허와 아쉬움으로 한숨 지을 수많은 사람들을 이 짧은 글로 위로코자 한다.


 힘내시고 세상이 그런 것을 누가 어찌 하리오!

작가의 이전글 오늘의 글로벌 경제 시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