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에서 간호사가 되기로 했다.

낯선 섬에서 다시, 나를 간호하다

by 송림


사람들은 말한다.

“괌에 산다니, 부럽다. 휴양지잖아.”


하지만 내게 괌은 휴양지가 아니었다.
파도 소리도, 야자수 그림자도, 익숙한 공기조차
내겐 낯설고, 어려운 존재였다.


익숙한 것들을 하나씩 내려놓는 것.
친숙한 언어, 편안한 일상, 내 안의 익숙한 생각들.
그 빈자리에 나는 새로 길러져야 했다.
조금은 서툴고, 조금은 두려웠지만
그 모든 순간이 나를 만드는 과정이었다.


나는 간호사가 되기 위해 이곳에 왔다.
하지만 공부보다 먼저 깨달은 건
‘누군가를 돌보는 일’을 좋아한다는 사실이었다.
그 작은 깨달음 하나가
낯선 환경 속에서도 나를 붙잡아 주었다.


언어의 벽은 높았다.
작은 실수 하나에도 마음이 무너졌다.
하지만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고,
누군가의 눈을 마주쳐주던 날들,
그 짧은 순간들이 내 마음을 위로했다.


괌에서 간호사가 된다는 건,
결국 나를 간호하는 과정이었다.
남을 돌보기 위해, 나를 단단히 세우고
나를 알아가고, 나를 위로하는 시간.
그 과정 속에서 나는 조금씩 나를 믿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안다.

누군가를 온전히 돌보는 사람은
먼저 자기 자신을 온전히 돌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