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간호학도 생존기
두개골을 공부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거 머리에 다 들어가긴 하는 거야?’
광대뼈부터 시작해 측두골, 후두골, 접형골, 사골…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빙글빙글 돌아간다. 마치 내 머리가 실제로 갈라져서 작은 뇌 조각들이 흩어지는 것만 같다.
해부학 책을 펴면 그림 속 두개골은 너무 완벽하고, 나는 자꾸만 뼈 사이에서 길을 잃는다. “이 후두공은 어디 갔지?” 눈을 크게 뜨고, 손가락으로 책장을 짚어보지만, 어느 순간 내 머리는 접형골과 전두골 사이에서 꼼짝도 못한다.
???
시험이 다가올수록 더 심각하다. 교수님은 늘 말한다.
“그냥 외우지 말고, 구조와 기능을 연결해서 공부하세요.”
그 말이 너무 맞지만, 동시에 너무 어렵다. 구조와 기능을 연결하자니 머릿속 두개골이 폭발 직전, 외우자니 이름이 너무 많아 눈앞이 빙글빙글 돌아간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하루에 한 뼈씩 외우면서, 어느 순간 나는 놀라운 깨달음을 얻는다. ‘아, 이렇게 연결돼 있구나!’ 하지만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또 다른 뼈가 나타나 내 두개골을 흔들어 엎는다.
가끔 공부하다보면 웃음이 나온다. 아, 내가 진짜 내 머리 속을 분해해서 해부학 실습하는 느낌이 이런거구나.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 언젠가 시험장에서 뼈 이름을 척척 말할 날을 상상하며, 나는 오늘도 내 머리 속 두개골 사이를 누비며 연습한다.
두개골 공부하다 두개골 갈라지겠지만, 그 과정조차 어쩐지 재미있다. 내 머릿속이 이렇게까지 복잡해진 것도, 결국은 나를 더 똑똑하게 만드는 과정이니까.
참고 견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