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난독증 아이의 이야기

레아 아들러에게는 3명의 딸과 1명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자녀들 모두 성장해서 잘 살고 있지만 아이들이 어렸을 때 레아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특히 아들, 스티브 때문이었죠. 스티브는 난독증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학교 수업을 잘 따라갈 수가 없었어요. 스티브가 고등학교 때 레아는 남편과 이혼하게 되면서 스티브는 더 힘들어했습니다. 어떤 일을 마무리한다는 것은 스티브에게는 매우 힘든 일이었습니다. 이웃이 스티브에게 간단한 페인트 작업을 부탁해도 스티브는 일이 끝나기 전에 그만두기가 일쑤였습니다. 늘 마무리는 레아 담당이었죠. 사람들은 레아에게 스티브가 자기가 맡은 일을 완수할 수 있도록 따끔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난독증이므로 더 열심히 학교 과제 등을 부모가 봐주어야 한다고 했죠. 그런데 레아는 생각이 달랐습니다. 스티브가 하기 힘들어하는 읽고 쓰는 것보다 스티브가 잘하는 것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티브가 8살 때 스티브 가족은 가족캠프 모습을 찍기 위해 8mm 코닥 무비 카메라를 삽니다. 스티브는 아버지가 찍은 장면이 맘에 들지 않아 합니다. 그러다 12살이 되던 해 자신이 아버지 대신 가족의 카메라맨이 되겠다고 제안을 하더군요. 그때부터 카메라를 갖고 노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된 스티브는 어느 날은 레아에게 체리 30캔을 사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는 그것을 압력솥에 넣고 폭발하는 장면을 다 비디오 찍다가 주방 수납장을 부수기도 했습니다. 체리 범벅이 된 주방은 덤이죠. 그 외에도 친구들과 사막에서 촬영을 하고 싶다고 하면 사막으로 데려다 주기도 했습니다. 체리 범벅이 된 주방을 닦으면서, 사막 모래로 엉망이 된 차를 털면서 레아는 아들이 관심사에 집중하고 카메라에 재능을 보이는 것을 신기해했습니다.



레아가 믿어주었던 다른 사람이 보기엔 괴짜였던 이 아이는 커서 E.T., 인디애나 존스, 쉰들러 리스트 등을 만든 유명한 영화감독이 됩니다.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 이야기입니다.


레아가 만약 난독증을 가진 스티브를 고쳐야겠다면서 읽기 쓰기에 더 집착하고 가르쳤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런다고 스티브의 난독증이 좋아졌을까요? 아니 약간은 좋아졌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 스티브는 약점에 신경을 쓰느라 본인이 좋아하는 영화에 재능을 보일 기회가 줄었을 것입니다.


사람이란 복잡한 존재이기 때문에 어떤 모습이 자라면서 나올지 모릅니다. 어떤 아이들은 자라는 중에 어떤 재능을 보여주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아이들을 잘 관찰해보면 아이가 하기 편한 부분이 보일 것입니다. 아이에게 자신에게 편한 것, 가장 잘하는 것을 더 많이 하도록 격려하는 것은 지금은 별 차이가 커 보이지 않아도 미래에는 큰 변화를 보일 수 있습니다.



“스티브가 자랄 때, 저는 그가 천재인지 몰랐습니다.
솔직히, 저는 뭐 이런 애가 다 있나 싶었어요(what the hell he is).
정말 부끄럽지만, 재능의 징후를 알아차리지 못했어요. 그때는 제 아들이 스티브 스필버그가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죠.

- 레아 아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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