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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흘리고 다니고 옷을 깔끔하게 입지 못하는 것은 더 이상 제 약점이 아닙니다. 제 커리어나 인생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떤 약점은 인생에, 일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그런 약점은 관리를 해주어야 합니다.
저에게는 덜렁이라는 약점 외에도 한 가지 더 단점이 있었습니다.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에 당황을 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제가 인턴을 돌 때 별명이 “흥, 당, 공”이었습니다. 같이 턴을 돌던 인턴 동기들이 붙여준 별명이었습니다. “흥분, 당황, 공부”를 잘한다는 것이지요. 강점, 약점도 모르던 시절이었는데 참 제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도 파악을 했습니다.
저는 갤럽 강점 테마 중 “적응” 테마가 약합니다. 적응 테마란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처할 때 빛을 발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발생해도 계속 전진할 방법을 찾아냅니다. 이런 적응 테마가 약하면 어떨까요? 반대로 생각하면 되겠죠? 예상하지 못한 변화에 반응하고 적응하는 것이 힘듭니다. 변화무쌍한 환경보다는 방식이나 체계가 정해져 있을 때 더 편안함을 느낍니다.
저는 소아치과 의사입니다. 제 직업을 참 좋아하기도 하지만 또 참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을 만나고 보호자분들과 대화를 하면서 에너지를 얻기도 하고, 치료를 통해 나아지는 아이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런데 퇴근할 시간이 되면 힘이 듭니다. 손 하나 까닥할 힘이 남지 않을 정도로 지칩니다. 3년 정도 일하고 나면 그만두고 싶어 미치는 시기가 옵니다. 강점 공부를 하면서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적응 테마가 약한 저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견디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그런데 소아치과란 매일이 전쟁터입니다. 아이들은 돌발 파이터입니다. 똑같은 진단에 똑같은 치료계획이어도 반응이 같은 아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어떤 아이가 올지, 아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와봐야 압니다. 나름대로 방법을 터득해 지내왔지만 제 약점인 분야를 계속 써야 하므로 늘 지치는 것이었던 겁니다.
이 부분은 제 일과 인생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약점이 맞고 관리를 해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약점을 “인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아는 것이 반입니다. 알았으니 관리를 해보기로 합니다.
약점 관리하기
약점을 관리하는 것은 먼저 받아들이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약점이 무엇인지를 인지하고 이러한 약점이 어떻게 자신에게 방해가 되는지 파악합니다. 치료를 할 때도 진단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이의 상태를 명확히 파악하고, 아이의 질병의 원인을 아는 것이 치료의 절반이라고 할 정도로 인지는 중요합니다.
자. 그럼 이제 받아들였습니다. 그다음 단계로는 약점을 최소화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약점은 고칠 수가 없습니다. 고칠 수 없는 대신 이 약점이 내 일에, 내 삶에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도록 최소화시킬 수는 있습니다. 약점을 최소화하는 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는 자원 시스템을 마련하거나 협업하기, 나의 강점을 이용하기 등이 있습니다.
저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을 잘하므로 그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을 최소한으로 만들기 위해서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아이의 반응은 아이의 영역이니까 어쩔 수 없지만, 술자의 영역인 부분은 내가 컨트롤할 수 있으므로 내가 하는 술식은 최대한 표준화를 시켰습니다. 그래서 진료를 함에서 당황스러운 상황을 줄여갔던 것이죠.
또한 같이 일하는 직원의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내가 약한 “적응”부분에서 강점을 보이는 직원과 같이 협업을 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러니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해도 직원의 대응을 보면서 저도 안정을 찾아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나의 강점을 활용해서 약점을 관리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배움 부분에 상당히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배우는 것이 즐겁고, 편하고, 세상을 받아들이는 수단이 배움이 가장 편한 사람입니다. 공부를 더 하기 시작했습니다. 술식에 대해 더 배우고, 약물에 대해 더 알면서 응급상황이 생겨도 내가 아는 지식과 경험과 연륜으로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약점을 쓰게 되는 상황이 생겨도 덜 지치기 시작했던 것이죠.
“당신의 약점들을 직면하고 인정하라.
하지만 그것이 당신을 지배하게 하지 말라.
그것으로 하여금 당신에게
참을성, 상냥함, 통찰력을 가르치도록 하라.
- 헬렌 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