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이 당신에게 건네는 한마디
매번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모든 게 불만스러운데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말 만큼 불편한게 없더군요. 힘들 때 '힘내'라는 말이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처럼요.
최근 병에 걸렸었습니다. 병명은 '비교병'입니다. 나에게는 없고 남에게는 있는 것만 보느라 매순간 속상해하기 일쑤였습니다. 주변인들이 내뱉은 사소한 한마디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아 계속 곱씹었습니다. 그들이 무심코 뱉은 말 속엔 가시가 있었고, 제가 어떻게 해서든 이뤄내고 싶은데 해 내지 못한 그 일을 별거 아니라는 듯이 말하니 저라는 존재가 무척 초라해지더라고요. 그 사람들은 제게 무슨 말을 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을 텐데 말이죠. 나름대로 마음에 담아 두지 않으려 정말 많이 노력했는데요, 꽤 속상했는지 감정을 다스리기가 어려웠습니다.
며칠을 힘들어하다가 이 인터뷰 기사를 만났습니다(슬퍼도 일은 해야 하니까요). 이날따라 낙관주의optimism란 단어가 눈에 들어 오더군요. 약간의 기쁨을 더한다(add some joy)는 뉘앙스도 새삼스레 도드라져 보였고요. 쏟아지는 마감 속에서는 소소한 긍정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고 말하던, 친한 언니의 말도 떠올랐습니다. 참고로 많은 패션 디자이너가 낙관주의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옷을 통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기분이 좋아지는 의상을 만들고, 톡톡 튀는 색감의 액세서리를 디자인하고, 반짝임을 더한 주얼리를 선보입니다. 전부 '밝은 기운'을 전달하고 싶다는 희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올 수가 없는데, 그래도 감사해야지, 라고 말하는 사람을 보면 늘 화가 났습니다. 그냥 속 시원하게 내 뜻대로 되지 않아 힘들고, 분하고, 원망스럽다고 소리치면 될 걸, 어째서 솔직하게 굴지 않고 고상한 척 착한 사람 코스프레를 하는 걸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꼬일 대로 꼬였었네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사람은 일상에 긍정의 미학을 더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내 감정이 분노의 질주를 시작하기 전에 브레이크를 걸 줄 아는 사람이었던 거죠.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긍정'이란 서양의 포지티브 마인드를 뜻합니다.
즐겁게 생각하는 방식에 대해 우리도 배워 봅시다.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