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by 도토리숲

아직도

내 기억 속의 너는 병실 침대에

젖은 수건처럼 앉아 있다

네가 입원했다는 소식에

오랜만에 고향에 와

아이를 품어 둥글해진 배를 안고

팽이처럼 병동을 돌아

너를 만났지



파란 하늘로 채워진 유리창을 등지고

앉아 있는 너는

야윈 손으로 풍선처럼 부푼

배를 잡고는 내 안부를 물었지

그래, 너는 그때도 내 안부를 먼저 묻고는

허연 미소를 지었지

그때 나는 알았어 찌들었던 나의 삶이

행복일 수 있다는 것을

내가 흘린 눈물과 한숨들이

오직 나만을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내가 아이를 담고 희망을 꿈꾸는 동안

넌 온몸으로 눈물을 담고 있었다는 걸



창백한 병실을 뒤로하고

다시 너를 보러 오겠다고 약속하고 돌아오던 날

그것이 너와의 마지막 날이란 걸 알았다면

멈춰버린 그 시간의 기억은 달라졌을까

다시 너의 손을 잡고

너를 안을 수 있다면

그땐 내가 먼저

너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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