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왜 엄마 옷은 다 꽃무늬야?
장미꽃이며, 벚꽃, 들국화들이 시들지 않고
늘 피어나던 엄마의 옷장
엄마의 정원에는 밤마저도 반짝였다
여름날 수박처럼 선명하던 엄마의 젊음
화장기 없는 얼굴언저리에 기미가 올라오듯
엄마의 삶은 온통 점투성이가 되었다
시장바닥에 세워놓은 리어카안에서
상추며 열무가 시들 듯
울다 지쳐 잠든 어린 아이를 안은
까만 얼굴의 서른 세 살의 엄마
큰 맘 먹고 샀다던 흰 꽃 만발하던 주황색 블라우스
이젠 가슴이며 배에 살이 올라
입을 수도 없는 그 옷은 옷장 구석에서
오래된 향기를 던지고 있다
엄마가 그리던 정원,
꽃처럼 곱게 살지 못했던 젊은날
엄마의 옷장에는
없이 사는 서러움도
마음에 생채기를 내던 눈물도 없는
세상이 있었다.
엄마가 살았던 나이를 한 턱 한 턱 넘길 때마다
젊은 날의 엄마처럼
꽃이 그립고 향기가 그리웠던 건
내 생활의 갈증 탓이었을까
건조대에서 건저 낸 빳빳이 마른 옷가지들을 접으며,
채워도 채워도 다시 비워지는
싱그대의 허기진 빈 그릇을 보면서
다리가 붓도록 바쁜 하루를 마치고 누울 때면
엄마의 옷장을 생각한다
어느덧 엄마의 옷장처럼
꽃무늬 옷들이 하나 둘 늘어나는나의 옷장에도
엄마의 젊은 미소처럼 환한
나비 한 마리 날아드는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