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은 돈 받고 경험하는 자기 실험실
2주 전, 계절학기 수업이 끝났다. 15일(약 3주) 동안 두 과목을 매일 6시간씩 강의를 했다. 가르치고 배우는 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음이 감사하고 소중하다. 계절학기 학생들의 특징은 3~4학년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업을 대하는 태도가 학기 중 학생들보다는 진지한 편이다.
나는 매 학기 마지막 수업은 한 학기 내용들을 정리하고 학생들의 질문을 받은 후, 학생들에게 쓰는 편지로 마무리한다. 편지 내용은 직접 읽는데, 읽으면서 내 자신이 뭉클해지기도 한다. 이번 하계절학기 편지 내용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수업은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한 글쓰기였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글쓰기가 있습니다.
여러분 자신을 제대로 알고 그 앎에서 비롯되는 창조적인 성장법을 배울 수 있는 글쓰기입니다.
각자가 창조하는 모든 것은 자신의 내면에서 나오므로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알아내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글쓰기는
내게 중요하지 않은 것들에 쓸데없이 힘을 빼지 않도록,
내게 중요한 것들은 지키며 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여러분 덕분에
조금 더 부지런해질 수 있었습니다.
조금 더 공부하고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르치고 배우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한 학기 동안 공부한다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지난주에는 부산교통공사 신규임용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1시간 특강을 했다.
“나는 그들에게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 “그들에게 어떤 이야기가 도움이 될까?”, “우리 학생들도 1~2년 후면 어딘가에 취업을 할 텐데 신입사원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그리고 계속해서 내 머릿속을 맴돌았던 문장은 ‘일이 주는 행복’, '일은 태도의 문제'였다.
물론 일이 100% 만족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다. 일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알게 되고 몰랐던 것을 배우게 되고 깨닫게 되는 즐거움이 있다.
일터는 단순한 생존의 공간이 아니라 자기 실험실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를 활용하는 사람이 되자. 존재감 있는 신입사원이 되자. 그러기 위해서는 3가지 태도를 기억하라. 선행 태도(반 발짝 앞서 있는 사람으로 차별화하기), 관계 태도(핵심을 요약하며 되묻고, 피드백을 학습의 기회로 삼기), 자기관리 태도(회사는 월급을 받으며 다니는 자기 실험실). 이 3가지를 중심으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 직장생활은 나 자신을 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신입 때부터 내가 잘하는 일과 못하는 일을 기록해 보라, 어떤 상황에서 몰입이 잘 되었고 어떤 피드백이 나를 위축시켰는지 분석해 보라, 팀 과제가 잘 맞는지, 개인 업무가 더 잘 맞는지 자신을 주의 깊게 탐색해 보라. 이런 식의 주체적 태도는 추후 직장을 나와 다른 일을 하는데도 큰 자산이 된다.
나는 학생들에게 일반적인 성격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성격이 경험 속에서 어떻게 발휘되는지를 살펴보라고 한다. 아르바이트조차 기회를 발견하는 현장이 된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강조한다.
일터에서 자신의 성격이 긍정적으로 발휘되는가, 부정적으로 발휘되는가? 다르게 표현해 보면, 일터에서 상대적으로 남들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강점:경쟁력), 잘 못하는 것은 무엇인지(약점:취약점)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경험을 해봐야 한다. 일터는 돈 받으며 경험하는 자기 실험실이다.
자수성가한 사업가들 중에 직장 생활을 무가치하게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히려 회사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하여 더 크게 성공하고 성장하는 경우가 더 많음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