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 위에서도 잃어버린 정의의 모습
지난 주 '2017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에서 조국 교수님의 강연을 듣고 나서, 정의로운 분배가 무엇이며 우리사회 정의의 현 주소는 어떠한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다. 조국 교수님께서 현대는 빈곤이 되물림되고, 아무리 노력해도 금수저와 흙수저의 격차를 줄일 수 없는 '신 세습사회'가 출연했다고 표현하였다. 나는 이에 매우 공감했다. 나는 가난이 싫다. 특히 남들처럼 열심히 노력하는 데도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가난한 삶을 지속해야 하는 그리고 다음 세대인 자식들에게 물려줄 것이 가난뿐인 상황을 방치하는 우리 사회가 싫다. 이런 사회의 모습이 정의롭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늘 센터에서 사람들과 '차(car)'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초보운전자인 언니가 있는데, 그 언니에게 다들 조언하는 것이 "무조건 외제차 옆은 피해라. 도로 위에 집 한채가 굴러다니는 것이 있으니 조심해라. 내 차는 모닝이니까 내 차 옆에 맘 놓고 주차해라. 외제차 몰고다니는 사람들은 일반차(국산차)들이 알아서 피해줄 지 알고 막 다니니까 안 부딪히게 조심해라 너만 손해다..." 등의 내용이었다. 오고가는 대화 속에서 나는 문뜩 도로 위에서조차 정의롭지 않은 사회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슬퍼졌다.
차를 타고 가다보면, 우리는 때로 외제차가 도로 위에서 새치기하는 모습과 차선을 기다릴 때 먼저 선수쳐서(?) 길을 빠져나가는 모습들을 볼 때가 있다. (외제차를 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여기에서는 비유로 사용하기 위함이다) 또한 운전자들이 초보운전자를 무시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초보운전자가 도로에 나와서 자기들에게 불편함을 준다고 느끼는 경우들도 있다. 본인들도 한 때는 그러한 과정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서인지 최근에 초보운전자 표시가 "말타고 나올걸 그랬네요, 어머! 이 글씨가 보이세요? 그럼 너무 가까이오셨네요, 할아버지가 운전하고 있습니다 삼천리 금수강산 무엇이 급하리..." 등 우스꽝스러운 문구들이 많다. 아마도 도로 위에서 초보운전자로 인해 피해를 받는 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리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우리사회에서 빈곤계층들을 초보운전자로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초보운전자는 평균적인 운전자들에 비해 '운전하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이다. 한편, 빈곤계층은 경제사회적인 측면에서 평균적인 사람들에 비해 돈, 교육수준 등이 부족한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도로에서 운전자들이 초보운전자를 달가워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 사회에서 빈곤계층은 그리 반가운 존재가 아니다. 빈곤 계층은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받는 것이 아니라일반적으로 누군가의 -혹은 정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간주된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이들을 우리 사회 내에서 하나의 인격체로 받아들이고, 배려하고 다가갈 수 있을까?
도로 위에서 모든 운전자가 운전면허증을 통해 동일하게 운전권한을 부여받는데, 누군가가 더 값비싼 차를 운전한다고 해서 운전자는 특권의식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자신의 특권으로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는 정의롭지 못하다. 외제차를 탄 사람들은 자기가 다른 차들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인식하고, 사람들이 외제차와 접촉사고가 나면 큰 손해를 입는 다는 것을 알면 스스로 다른 차들에 부딪히지 않게 조심하며 운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또한 초보운전자가 열심히 운전 연습을 하면 평균적인 운전자들처럼 도로에서 대우받을 수 있는 것처럼, 빈곤계층도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방해? 굴레 벗어나기 위해서 도움이 필요한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