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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서영 Aug 06. 2016

하버드 특강 정의(1)

정의란 무엇인가? 

오늘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론 첫 번째 강의를 들었다. 

우리가 행동을 판단하는 도덕적 기준은 크게 두 가지 범주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결과론적 도덕 추론 기준이다. 이는 우리가 어떠한 행동으로 인한 결과에 따라서 도덕성을 찾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5명을 살리기 위해 1명을 죽이는 행위는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하기때문에 도덕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다. 이를 주장한 대표적인 학자는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주장한 공리주의자인 제러미 벤담이 있다. 


두 번째는, 정언적 도덕 추론 기준이다. 이는 우리의 행동으로 인한 결과와는 상관없이, 그 행동 자체의 본질적인 성격에 따라 도덕적 행동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결과가 나오더라도, 무고한(inocent) 사람을 죽이는 것은 옳지 않다. 즉, 우리의 행동의 결과는 중요하지 않고 행동의 본질이나 특징이 도덕성을 판단하는 데에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를 주장한 사람은 영국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이다. 


본 강의에서는 결과론적 도덕 추론과 정언적 도덕 추론에 근거한 철학자들의 입장을 공부하고, 관련된 여러 사례들에 대해 토론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오늘 내가 들은 첫 번째 수업은 결과론적 도덕 추론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철학자인 제러미 벤담의 공리주의적 견해에 대해서 논의했다. 19세기 영국 정치철학자인 벤담에 따르면, 정당한 혹은 도덕적인 행동이란 공리를 극대화(maximizing)하는 것이다. 공리란 고통을 상쇄하고 남은 쾌락, 즉 고통을 빼고 남은 행복을 의미한다. 벤담에 따르면 개인이나 집단에게 옳은 행동을 결정하는 기준은 전체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행동이냐 아니냐가 되어야 한다. 


센델 교수가 제시한 난파된 배어서 생존한 4명의 선원이야기를 들으면서, 과연 내가 만일 그 상황에 놓였고 파커를 죽인 3명의 선원 중 한명의 상황에 놓였다면 과연 어떠한 선택을 했을까 상상해보았다.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사례에서 자행된 살인행위는 아무리 3명의 선원을 살렸더라도 도덕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만일 파커가 제비뽑기를 통해서 한 명이 희생하는 것에 동의했고, 자신이 선택되었을 때 인정한 상황이라면, 이 때 자행된 살인행위는 어느 정도 도덕적으로 용인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이 자신의 생명권에 대한 권리를 행사한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최근에 닥터스에서 본 것처럼 이사장이 자신이 심정지가 일어나더라도 심정지 되살리는 행위하지 말라고 부탁해서 처음에 하지 못했던 것처럼, 자신의 생명에 대한 권한, 권리를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강의의 말미에는 앞으로 강의를 들으며 생각해보아야 할 세 가지 사항에 대한 질문들을 던진다. 

1) 우리는 특정한 기본권을 가지고 있느나? 난파된 배에 생존한 4명의 선원들이 3명이 살기위해서 파커라는 한 선원을 죽인 행위는 전반적인 행복을 증진시킨다고 하여도 원칙적으로 살인이라는 행위자체가 잘못되었다. 왜냐하면 파커또한 생명권이라는 기본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본권에는 생명권뿐만 아니라 우리가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는 등의 권리들도 포함이 되어있는데, 기본권을 만드는 것은 더 큰 복지와 공리, 행복일 수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기본권에 포함된 다른 권리들을 지키기 위해 생명권이라는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 과연 옳지 않은 행동이라고 볼 수 있는가?

2) 과연 정당한 절차는 모든 결과를 정당화하는가? 예를 들어서, 제비뽑기를 통해서 한 명을 죽이기로 결정했고, 모두 이러한 절차를 거치는 것에 동의를 한 결과 파커가 죽게되었다면 과연 이러한 정당한 절차를 거친 행위는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인가?

3) 동의(consent)는 어떤 도덕적 기능을 가지고 있는가? 옳지 않은 행위인 살인도 동의를 얻었다면 과연 도덕적으로 용인되는 것일까? 사례에서 파커가 만일 동의했고, 그러한 동의 절차가 강압적이지 않았다면 이러한 살인행위는 용인될 수 있는 것일까? 


다음 학기에 수강할 정책분석연구라는 수업에서 비용편익분석에 대해서 공부를 하게 된다. 비용편익분석에서 어떠한 것을 비용으로 포함하고, 편익으로 보아야 할지에 대해서 논의를 하게 되고, 결국에는 비용과 편익간의 비교를 통해서 어떠한 정책적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을 공부할 것이다. 비용편익분석을 위해서는 정의론 수업에서 논의하는 철학적 고민이 반드시 필요할 것 같다. 나는 이번 강의를 통해서 나의 삶과 밀접한 사례들에 대해서 철학적으로 고민하고 논의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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