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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서영 Jul 26. 2016

한국형 ODA 모델

과연 한국형 ODA 모델은 실현가능한 것이며, 바람직한 방향인가? 

과연 한국만의 차별적인 ODA 모델을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바람직하며, 또한 국제적인 흐름에서도 바람직한 것일까? SDGs 시대에는 전일류차원에서 함께 지향하는 보편적인 목표들이 공유된다. 많은 공여국들과 국제기구들은 UN에서 정한 SDGs의 달성을 위하여 다양한 사업들을 SDGs와 연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SDGs는 과거 MDGs와는 달리 선진공여국에도 해당하는 목표로, 선진국들은 SDGs를 국내 정책으로 내재화하여 각자의 상황에 맞게 조정한 목표를 달성할 의무가 주어진다. 물론 이러한 의무를 지키지 않았을 경우 강제하는 힘은 존재하지 않는다. 


SDGs 시대에 우리나라는 한국형 ODA 모델이라는 차별적인 개별협력사업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한국형 ODA 모델이라는 것은 우리나라의 발전경험을 공유 혹은 전수하자는 의도에서 파생된 것인데, 이를 현지에 localize하는 과정에서 즉, 현지의 맥락에 맞도록 조정하는 과정에서 과연 한국만의 차별적인 특성이 남아있을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 과연 한국의 발전 경험을 어떻게 localize하는 것이 가능할까? 한국형 ODA 모델의 차별성 유지에 있어 제약요인을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공여국 및 기관간의 협력이 강조되는 국제추세에서 한국형 ODA 모델만의 차별성 유지 어려움

우리나라의 ODA 규모가 크지 않고, 국제사회에서도 다른 선진공여국 및 기관과의 조화성 혹은 협력사업들을 추진하는 것을 강조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타 선진공여국 및 기관들과 협력하여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들이 있다. 예를 들어, KOICA도 ODA 재원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다른 UN기구들과 협력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이러한 경우에는 사실상 각 공여기관들이 가진 특징, 혹은 사업구상에 대한 견해들을 수렴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만의 ODA 모델을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리고 이는 국제추세에 맞지 않다고도 볼 수 있다. 


2) SDGs와 같은 일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국제추세에 우리나라만이 차별성 추구는 부합하지 않음

SDGs 시대는 선진국, 개도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들이 SDGs라는 국제적인, 즉 보편적인 국제규범들을 추구하게 된다. 이러한 보편성을 추구하는 국제추세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한국형 ODA 모델이라는 것을 내세워 차별성을 추구하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공여국으로서의 경험이 짧고,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발전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ODA 예산 규모가 적기 때문에 한국형 ODA 모델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보다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ODA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과연 차별성과 보편성 중에서 어떤 것을 우선시하는 것이 중요할까? 그리고 이는 어떠한 기준에서 판단되어야 하는 것인가? 


3) 현지의 맥락에 맞게 한국형 ODA 모델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차별성 감소

현장에서 한국형 ODA 모델을 현지의 맥락에 맞도록 조정하는 과정에서(localize) 한국형 ODA 모델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새마을 운동 사업의 경우, 현지의 맥락에 맞게 조정하는 과정에서 타 국제기구 및 공여국에서 시행하는 농촌개발 사업과 차별성을 가지기 어렵다. 또다른 예로, KOICA, 외교부, UNDP, OECD과 함께 추진 중인 농촌개발사업에는 각 기관이 가진 비교우위 사업들의 장점을 이미 녹여냈기 때문에 그러한 사업들과 한국형 ODA 모델과의 차별성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새마을운동 사업은 주민참여형 농촌개발이고, community base를 추구하는데, 최근 개발협력 분야에서 개도국의 ownership과 outcome, impact가 강조되고 있는 추세에 있어서 농촌개발사업에서도 자연스럽게 주민참여형이 강조되고 있는 추세이다. 즉, 자연스럽게 그러한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형 ODA 모델로써의 차별성을 찾으려고 하니까 오히려 새벽에 일찍일어나는 것을 강조하는 등 정신적인 측면을 강조하게 되었다. 


4) 한국형 ODA 모델을 적용한 사업 집행인력의 전문성 부족 

한국형 ODA 모델을 실제로 사업에 적용했을때, 사업을 운영할 전문인력이 부족한 경우도 있다. 정책상에서는 최대한 fancy하고, 우리나라의 발전 경험을 가장 잘 녹여내도록 정책과 프로그램을 형성할 수는 있지만 만일 집행 상에서의 실현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에는 단지 하나의 실효성 없는 모델로서만 남을 뿐이다. 한국형 ODA 모델을 형성함에 있어서도 실행, 집행단의 실행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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