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해서 도망치는 글
당신 안에 혼돈을 품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춤추는 별을 낳을 수 있습니다.
- 니체
<집단 토론의 성과에 대한 연구> 결과, 소심인이나 대범인만으로 구성된 집단보다 두 성향이 혼합된 집단에서 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그 토론장에서 소심인이 얼마나 많은 말을 했을지는 의문이지만, 적어도 뭔가 함께하고자 할 때 소심인끼리 모이는 것보다는 대범인과 함께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결과다.
왜일까. 당연해서 뱉기도 민망한 얘기지만,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나타내는 실험이 하나 더 있다. 연구자는 소심인과 대범인을 같은 비율로 모은 후 그들에게 어려운 문제를 풀도록 시켰다. 그 결과, 대범인은 빠르게 시작하고 포기했다. 남은 시간을 다른 것에 할애했다. 소심인은 풀기에 앞서 긴 시간을 사용했다. 대신 더 많은 인원이 포기하지 않고 문제를 풀어냈다.
소심인이 어려운 문제를 잘 푸는 게 아니다. 실험 맥락에서 각자 성향에 맞게 상황을 선택한 것이다. 이런 선택은 개인적 관점에서 보면 저마다의 판단과 원인, 결과가 있지만 각 성향이 모였을 때를 생각하면 조금 달라진다. 개인을 넘어 집단이 될 때, 그들이 가지는 약점이 증폭되기 때문이다.
앞의 실험 결과처럼, 대범인은 문제를 해결할 때 빠르고 간편하게 접근하여 정확성보다는 속도감을 낸다. 당연히 실수의 빈도가 높으며, 상황이 너무 어렵다 싶으면 포기도 빠르다. 이들끼리 하나의 목적으로 모인다면 머지않아 저마다 다른 생각 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곳곳에 구멍이 뻥뻥 뚫려 있는가 하면 본연의 목표나 동기는 증발해 버린 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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