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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진호 Sep 16. 2017

애플의 뉴페이스, 아이폰 X에 담긴 미래전략

드디어 소문만 무성하던 애플 아이폰 X가 출시되었다. 새로이 지은 애플 파크 내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아이폰 10주년 기념 발표 행사로써 새로운 애플 워치와 애플 TV도 동시에 함께 선보였다. 그러나 전 세계 가장 소비자들에게 많은 눈길을 받은 것은 얼굴인식을 통한 아이폰 X의 페이스 ID가 아닐까. 이것은 지난 개발자 행사(WWDC) 때 보여줬던 가상현실을 한 차원 뛰어넘은 키노트 데모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얼굴 인식을 시키기 위해 애플은 전 세계의 현존하는 최고의 하드웨어 스펙을 포함시킨 것이며, 이는 경쟁사보다 2-3년 빠른 라인업을 이룩했다. 특히, 각종 센서들과 인공지능 칩, 소프트웨어까지 통합시키고 앱 생태계까지 고려하여 개발 키트까지 공개한 것이 타사가 따라오기가 쉽지 않다.


그 첫 번째가 아이폰 X의 심장인 2개의 코어로 초당 6천억 개를 처리하며, 4억 3천만 개의 트랜지스터들을 가진 ‘A11 바이오닉’이다. 이것은 3D 게임뿐만 아니라 모션 캡처 GPU 렌더링과 가상현실의 월드 와이드 트래킹과 같은 복잡한 수식 계산 처리에 더욱 빠르게 처리한다. 


더 놀라운 점은 무려 458 ppi를 가진 2436x1125 해상도 가진 슈퍼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도입했고, 앞면 부분에 트루 뎁스 컬러를 인식할 수 있는 카메라와, 물체 감지를 위한 적외선 카메라와 얼굴 조명을 비추는 플루드 일루미네이터, 그리고 얼굴 스캐닝을 위한 닷 프로젝터까지 포함시켰다. 아마 이러한 하드웨어 스펙 덕분에 아이폰 X가 기존의 아이폰보다 가격이 올라간 것이 틀림없다. 


[그림 1 - 얼굴 안면 인식을 위해 탑재된 아이폰 X의 각종 센서들]


또한 이날 키노트에서 필 쉴러는, 아이폰 X의 앞면에 달린 적외선 카메라로 인식할 얼굴의 범위를 정하고, 닷 프로젝터를 통해 얼굴의 점들을 스캐닝하여 사람마다 독특한 얼굴 모형을 점 패턴으로 만들어 뉴럴 네트워크로 학습시켜준다고 전했다. 이때 내부적으로 애플의 뉴럴 엔진 칩이 동작하게 된다.


첫 설정 시 저장된 얼굴 패턴을 서로 매칭 하여 실시간 처리하여 잠금 해제를 하는데, 터치 ID가 5만 분의 일 수준이라면, 페이스 ID는 백만 분의 일 수준으로 정밀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얼굴 인식 테스트를 위해 할리우드 특수 효과팀과 함께 몇 천명 사람들의 각각 얼굴 모형과 얼굴 모형 이미지들을 학습시켜, 안경이나 모자를 쓰거나 수염을 기르나 밤과 낮이 바뀔 때마다 다양한 A/B 테스트를 끝내었다고 한다. 물론 사진 복사나 변조를 통한 인증은 어렵다고 밝혔다.   


[그림 2 - 얼굴 안면 인식 데모를 보여줌]


그러나 한편, 페이스 ID가 아직 완벽하지 않다고 우려의 목소리도 내는 곳도 있다. 애니 모지 데모를 보여주기 위해 크레그 페더러기가 얼굴인식을 하다가 2번이나 실패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 페이스 ID가 오직 한 사람만 인식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미 다른 직원이 무대 뒤에 먼저 인증하는 바람에 패스코드를 요구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고 해명을 내놓았지만, 아이폰 X를 소비자들이 받아서 직접 해 보기 전까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내부적으로 터치 ID와 마찬가지로 페이스 ID도 시큐어 인슬레이브라는 외부에서 전혀 접근이 불가능한 안전한 저장소에 저장되는데, 애플은 1년이 넘게 전부터 아이폰에서 터치 ID를 뺄 계획을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 이유는 홈 버튼처럼 닳을 염려도 없고 관련된 부품 생산을 할 필요 없기 때문에 유지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놀랍지 않다. 생각해보라! 애플은 매해 맥북이나 아이폰 주변 액세서리와 케이블을 혁신의 이름으로 변경해 왔는데, 그러한 점에서 터치 ID가 사라진 점을 유추할 수 있다.  


사실 얼굴 인식 관련해서 애플이 처음은 아니다. 갤럭시 8S에서 카메라로 얼굴 인식하는 것은 하나의 셀링 포인트였다. 그러나 사용자가 이 기능을 모르거나 정확성이 떨어지는 문제, 혹은 이를 이용할 수 있는 앱들이 적어서 인지 많이 알려지지 못했다.


[그림 3 - 애플의 ARKit에 대적할 구글 안드로이드의 ARCore 데모]

구글도 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오레오(Android Oreo) 정식버전을 내놓으면서 ‘탱고 프로젝트‘에서이어 온 3D 물체 인식 기술을 ARCore 개발자 프리뷰 버전을 공개했다. 특히, 이미지 넷과 비전 컴퓨팅의 대가인 스탠퍼드 페이페이 리 교수까지 구글에 합류하며 비전 컴퓨팅과 증강/가상현실 시장의 선점 장악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따라서, 곧 10월 초 픽셀 폰 2에서 그 전모가 밝혀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궁극적으로 애플과 구글, 두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은 또 한 번 이 시장에서 진검의 승부를 펼치기 위해 이 실리콘 밸리에 전운이 감싸 돌고 있다. 구글은 애플의 코어 ML에 대적할 만한 안드로이드용 텐서 플로우 개발도 서둘고 있다.


애플은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머신 러닝 하는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달리, 아이폰에서 실시간 처리하는 방식이 개인 보호 접근에도 도움된다고 주장했는데, 이 장치용 머신러닝 접근 방식은 MS의 홀 로렌즈에서 입증을 해줬다. 다만 아직 까지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기까지는 가격이 걸림돌이다. 

[그림 4 - 테슬라 모델 3의 데쉬 캠과 실내 인테리어]

이 대목에서 보자면 애플이 멀지 않은 미래에 ‘애플 글라스’를 내놓기 위한 전초단계가 아닌가 예측할 수 있다. 이미 페이스북은 샤오미에서 휴고 바라를 데리고 와 가상 글라스를 만들겠다고 마크 저커버그가 선포해놓았다.  그렇다면, 얼굴 인식은 단순히 스마트폰에서 보안 인증에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버나 웨이모와 같은 자율주행에서 각광받고 있는 라이다 센서로 물체 접근을 인식하는 데 사용하는 알고리즘과 비슷하다. 테슬라의 최신 전기 자동차인 모델 3 차 안에 대시 캠이 들어있다. 일론 머스크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지 밝히지 않았지만, 운전자의 얼굴 인식을 하여 졸음운전 시 경고를 하거나, 오토파일럿이 직접 자동차를 스스로 운전할 수도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애플의 아이폰 X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이제 소비자들에게 아이폰 X가 손에 주어졌을 때, 전 세계 몇 백만 명이 재미난 얼굴 모습으로 이 페이스 ID를 시도할 것이다. 그러한 좋은 사용자 경험은 점점 울러 퍼져 매출을 증가시키게 될 것이다. 이미 소셜 네트워크에서는‘이제 아이들이 아빠가 잠든 사이에 아이폰을 아빠 얼굴에 갖다 대고 인증 후 바비인형 나 변신로봇을 살 것이다’가 우스개 소리가 떠돌고 있다. 실제로는 눈을 떠야 인식된다.


종합적으로 판단해 볼 때, 아이폰 X는 인간처럼 보고 듣고 말하는 휴먼로이드 로봇처럼 가려는 애플의 미래 인공지능 뉴페이스 이자 그러한 전략을 담겨 있는 포커페이스이지 않을까?  


* 매일경제 Mtech 칼럼 버전 : http://mtech.mk.co.kr/view.php?sc=51600002&year=2017&no=62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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