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진호 Nov 20. 2016

구글 글래스를 써 보니

2013년 구글 글래스 첫 사용기

이 글은 2013년 12월 11일, 테크 수다를 통해 작성한 구글 글래스의 첫 사용기를 다시 정리해 놓은 글입니다. 2013년, 미국 지역의 한해서만 서서히 판매하고 있는 데, 11월 말에 저는 구입했습니다. 그동안 간접적으로 기사를 통해서 리뷰를 보았습니다만 직접 구글 글래스를 사용해 보니 앞으로 웨어러블 컴퓨터 사용자 경험과 시장성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구글 글래스는 무엇이 다른가?

구글 글래스는 2012년 4월, 프로젝트 구글 X 연구팀에 의해 처음으로 소개되었으며, 2013년부터 일반인들에게 판매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구글 글래스는 광학용 렌즈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머리에 씌워 렌즈를 통해 정보를 볼 수 있는 헤드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컴퓨터(HUD)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 구글 글래스는 구글 X(Google X)라고 부르는 연구소에서 미래의 문제를 푸는 데 중점 연구를 두고 있으며, 구글 CEO인 세르게이 브린이 직접 리드를 하고 있는 유비쿼터스 컴퓨팅(디바이스와 클라우드 서비스의 결합체) 실험의 결과물로 많은 화제를 모았습니다. 


인간 컴퓨터 인터랙션(HCI)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고려해 볼 때,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구글 글래스는 제4 세대 혁신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인 WUI(Wearable UI)를 가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제가 제4 세대라 부르는 것은, 제1 세대 키보드 명령의 CUI(Command User Interface)와 마우스로 명령하는 GUI (Graphic UI), 그리고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TUI(Touch UI) 이후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구글 글래스는 정말 어떠한 점이 다를까요?

첫째, 구글 글래스의 가장 큰 장점은 양 손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인간이 여러 가지 활동을 할 때 인간의 움직임을 방해받지 않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지난 Google 2012 I/O 행사에서 1,500 피트 상공에서 다이빙한 장면을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하거나, 놀이기구를 타면서 그 짜릿한 현장 경험을 손을 사용하지 않고 촬영하는 모습에서 잘 드러났습니다. 참고로 키보드나 마우스는 인간이 컴퓨터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손을 필수적으로 쓸 수밖에 없는 제약이 있습니다. 


둘째, 아이폰의 ‘시리(Siri)’ 나 안드로이드폰의 ‘보이스’로 음성 명령이 낯설지 않을 텐데요, 구글 글래스도 이 음성 명령을 십분 발휘하여 ‘Ok, Glass’ 하나면 모든 명령어를 전달합니다. 심지어 영어로 말하는 것을 내 눈으로 곧바로 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간단히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음성을 녹음하거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 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셋째, 사람이 보는 구도와 각도 그대로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 촬영하여 전 세계 인터넷에 바로 공유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DSLR 카메라를 사용했을 때, 여러분 눈으로 본 카메라의 구도와 찍은 사진의 구도가 다르거나 약간 잘리게(Crop) 나온 경험이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구글 글라스는 사람 눈의 위치와 가까이 있으므로 여러분이 보는 것을 그대로 찍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증강 현실(Augumented Reality)이라 부르는 현실의 세계와 가상의 세계 결합할 수 있어서 여러 가지 다양한 게임이나 특정 개체(Object) 인식으로 다양한 인터랙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처음 구글 글래스를 본 순간, 국내에 ‘걸어 다니는 블랙박스’로 팔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구글 글래스를 사용하는 데 불편은 없나?

저는 눈이 좋지 않아 안경을 착용하고 있는데, 제 안경에 구글 글래스를 겹쳐 착용해 보았습니다. 생각보다 스크린은 깨끗하게 보이고, 햇빛이 바로 비추는 정면 방향이 아니라면 글씨 또한 또렷하게 보였습니다. 마치 새 안경을 맞추기 전에 안과나 안경점에서 렌즈 시력 검사하는 느낌이 납니다. 한편, 영어 음성도 지원이 잘 되었습니다. 


가장 궁금히 여기는 문제점이 이동할 때 어떻게 되느냐? 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하실 텐데, 자동차 운전할 때에는 구글 글래스를 켜고 진행하는 것은 주의력을 요구하고 때로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눈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때문에 이를 인식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 외 걸어 다닐 때나 자전거를 탈 때 사용하는 것은 무리가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에게서는 정작 불편한 것은, 동영상 촬영할 때 10초 내에 한번 더 터치를 해주어야 10초 이상 Extended Video를 촬영할 수 있다는 점과, 사진을 찍을 때 Zoom In/Out 기능이 없어서 피사체와 멀리 있다면 피사체가 작게 사진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피사체에 가까이 갈 수밖에 없는 데, 촬영을 위해 매번 공연장이나 파티에서 맨 앞에서 갈 수 없는 노릇입니다.


그 이후 구글은 하드웨어를 더 업데이트하여, 프리즘 렌즈 보강과 더불어 좀 더 가벼운 무게, 좀 더 정확한 음성 인식 기능들을 탑재한 버전 2.0을 공개했습니다. 또한 안경을 쓴 사람들을 위해 왼쪽 와이어 바를 제거하여 렌즈와 배터리 부분만 띠어 내어 안경과 부착하여 더욱더 편리하게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구글 글래스 생태계는? 

구글 글래스의 소프트웨어는 글래스웨어(Glassware) 라 부르는데, 구글 글래스 안에서만 독립적으로 실행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안드로이드폰과 같은 태블릿에서 블루투스 통신을 이용하여 소프트웨어를 동기화하여 설치하고 관련된 자료도 백업해 줍니다.


현재 구글 글라스는 구글 디벨로퍼 웹사이트에 가면, GDK (디바이스 내의 앱 개발)과 Mirror API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 컴포넌트를 이용한 앱 개발) 베타가 공개가 되어 있습니다. Mirror API를 지원하는 컴퓨터 언어는 현재 Go, Java,. NET(C#), PHP, Phython, Ruby 등으로 현재 개발자들에게 인기 있는 언어들은 모두 지원합니다. 


국내 개발자들도 익히 이러한 언어에 대해서는 잘 사용하고 있으므로 글래스웨어를 만드는 데는 장벽이 거의 없다고 보아집니다. 한편, 정식적으로 구글 글래스 SDK가 발표되면 GDK는 없어지고 Mirror API가 표준이 될 것이라고 구글 글래스 Developer Advocate 인 티모시 조던이 2013년 11월 구글 글래스 GDK 업데이트하면서 발표했습니다.


구글 글래스 생태계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글래스웨어용 앱을 개발 완료하면 올려서 판매할 수 있도록 구글 플레이에서 지원하지 않아 유료 앱 판매는 할 수 없습니다. 또한 GlassDevCamp에서는 저와 같은 홈브로(Homebrew) 구글 글래스 개발자들이 해킹을 하여 비공식적인 앱을 개발하여 배포하고 있습니다. 글래스웨어의 대표적인 앱으로 구글의 GMail이나  Google+ 등이 있으며, 뉴욕 타임스나 텀블러, 페이스북, 스트라버와 팬시 등과 같은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들의 앱이 출시되었습니다. 


구글 글래스가 실패한 이유 

구글 글래스 사용자는 익스플로러 프로그램이라고 부르는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있는데, 2014년 현재 미국 한 해에서만 약 1만 명 조금 넘는다고 하니 전문가들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확산에 비하면 아직까지는 캐즘을 넘어 토네이도를 탄 것은 아닙니다. 


샌프란시스코나 실리콘 밸리의 미트업(Meet-up)이나 커뮤니티 모임에 참석하면 구글 직원이 아니라도 일반 사람들이 많이 착용하여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서 공유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웨어러블 컴퓨팅이나 사물 인터넷의 스타트업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킥스타터(KickStarter)와 같은 곳에서 크라우드 펀딩이 쉽게 이루어져 소비자들에게 잘 흡수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구글 글래스는 소비자 시장에서 처참한 실패를 봤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원인을 들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구글 글래스에 대한 이미지입니다. 구글 글래스가 혁신적인 이미지도 있지만 개인 프러버시 침해한다는 생각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래서 구글 글래스를 끼고 상점 갈 때마다 어떤 곳들은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는 곳이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촬영하고 있는 것이 바로 유튜브에 올라가 자기 생활을 마음대로 공개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었습니다.  


두 번째, 구글의 내부 조직 간 정치싸움으로 인하여 소프트웨어 개발이 진척이 되지 않았습니다. 구글 글래스는 구글 X 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구글 X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연구하는 부서이지 구글 검색이나 안드로이드처럼 상용화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글래스웨어나 구글 글래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구글 글래스 생태계를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어떤 기술이 상용화할 때 기술과 마케팅의 도움 없이는 성공하기 매우 어렵다는 교훈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시각과 마찰들을 어떻게 푸는 가가 기술적으로 문제 해결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구글 글래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혹은 여러분들이 웨어러블 기기를 낼 때 어떠한 점을 고려해야 할까요? 한번 심도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버의 하늘을 나는 자동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