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아버님께서 즐겨 부르셨던 고북수선생님의 '짝사랑'이 소재 입니다
으악새 슬피우니~
#1 시골 읍내
오래된 1층 가게들이 길게 늘어선 한적한 시골 읍내.
옷가게, 전파상, 종묘상..
그 사이에 자리 잡은 오래된 간판의 국밥집 ‘파주집’
#2 ‘파주집’ 안
‘아~아~ 으악새 슬피우니~’ 가게안에 작게 울려 퍼지는 고복수의 짝사랑.
테이블 하나를 차지한 몇몇 손님들. 국밥에 수육으로 낮술을 하고 있다.
손님1 : 고마 딴 노래 좀 틀어라. 마 이제 지엽다.
손님2 : 놔뚜라. 난 듣기 좋구만 뭐..
손님1 : 하루쟁일 틀어싸니 내 그러는거 아이가?
손님들 짜증에도 들은 척 만 척 삶아낸 고기를 다듬는 40대 주인.
이때 문을 열고 들어오는 말끔한 양복 차림의 60대 후반 노인.
주인 : 뭐드릴까예?
노인 : 국밥 한 그릇 줘보게.(술 손님들의 상을 잠시 쳐다 보다) 소주도 한 병..
노인을 잠시 바라보다 끓고 있는 국밥을 담는 주인.
카메라 국밥이 담기는 그릇으로 줌인.
화면 바뀌면 소주 한 잔을 마신 후 국물을 떠먹는 노인.
주인 : 더 드이소.(하며 노인의 국밥 그릇에 듬뿍 고기를 담아 준다)
그런 주인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노인(F.O)
#3 ‘파주집’안 – 다음 날
(F.I)가게 안에는 여전히 고복수의 짝사랑이 울려 퍼지고 벽시계 2시27분을 가리키고 있다. 가게 안에는 어제와 같은 옷을 입고 앉아 있는 노인이 혼자 국밥에 소주를 마시고 있다. 소주 한 잔을 들이 킨 노인은 안주는 먹지 않은 채 고개를 숙인다.
살며시 다가와 노인의 국밥 그릇에 고기를 넉넉히 올려주는 주인.
노인: 미안하네.
고기를 올려주던 주인 물끄러미 노인의 국밥 그릇을 처다 본다.
노인 : 내.. 너무 늦었네..
주인 : 뭐가예? 뭐가 늦었으예?
눈물이 고이는 노인. 주머니에서 빛바랜 사진을 꺼내 본다.
주인 : (그런 노인의 모습을 보고 화가 치밀어) 을매나 기다렸는지 알아예?
어무이 죽을 때 까지 아부지가 좋아 했다며 이 노래만 들었으예.
그런데 이제사 나타나서...
노인 : 미안하네. 미안해..내가..내가..노름에 미쳐서..
주인의 눈에도 눈물이 고인다.
노인 :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엉엉 눈물을 흘리며)너무..너무 보고 싶었어.
(사진을 어루만지며)영남 엄마..내 한시도 잊어 본적 없네.
(주인을 보며)자네도...
주인 이를 악물고 으흐흑 거리며 눈물을 쏟아낸다.
주인 : 으흐흐흐흑...흐흑..아..버...지...
노인 : (천천히 두 손으로 주인의 거친 손을 움켜 쥔다)
주인 : (눈물을 흘리며 노인 앞에 무릎 끓는다) 보고 싶었으예..
눈물을 흘리며 그런 아들의 등을 감싸는 노인.
카메라 두 사람에게서 (줌아웃).
가게 전체를 화면에 잡으면 주방안에 한복을 입은 단아한 표정의 60대 여인 사진과 노인의 30대 초반 젊은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다.
두 사람의 울음소리와 함께 가게 안에 고복수의 짝사랑 울려 퍼진다.
‘아~단풍이 휘날리니 가을인가요
무너진 젊은 날이 나를 울립니다.
궁창을 헤메이는 서리맞은 짝사랑
안개도 후유후유 한숨집니다.‘
(F.O)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