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나는 비행기가 지겹다고 생각했었다
야 너 지금 서울이야?
날씨가 끝내주던 3월의 홍콩, 엄마와 2층 버스 맨 앞자리에 타서 느끼던 그 햇살, 너무나 사랑하는 그 도시의 풍경
언제나 예고없이 자주도 지나가던 파리의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 그 길 위의 무심한 카페에서 마시던 아메리카노. 그리고 끝내주는 뺑오쇼콜라.
로마 거리에서 들리는 특유의 이탈리아어의 억양. 젤라또. 베이지색의 돌건물들. 절대 제 시간에 오지않는 버스와 툭 하면 폐쇄되는 1호선.
하루 일정을 끝내고 숙소 들어가는 길에 사가던 일본 편의점 야식들. 빛나는 야경을 보며 무작정 걷던 싱가폴의 습하고 더운 밤. 오토바이 소리에 잠에서 깨던 하노이의 작은 호텔방. 깊은 골목으로 들어갈수록 감성이 가득했던 타이베이의 카페들. 방콕 고가도로 아래 작은 포장마차에서 먹던 팟타이와 수박주스. 비긴어게인 OST를 들으며 베이글을 먹으러 가던 뉴욕 거리 어딘가. 뉴저지의 숙소에서 일찍 일어나 맨하튼 스카이라인을 보며 조깅하던 아침.
그 속에서 살아있다는 느낌을 충만하게 받았던 순간들. 진짜로 웃고 있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