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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Hyun Jun 24. 2021

달릴 때는 쫄깃한 스릴러였는데

영화 '발신제한' 리뷰

※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시한폭탄 테러협박 및 밀실 스릴러는 이제 흔한 소재 중 하나가 됐다. 1990년대 대표 영화인 '스피드'부터 '폰부스', 국내에선 '퀵', '더 테러 라이브' 등 다양하게 관객들을 만나왔다. 


'발신제한' 또한 같은 소재를 사용했다. 아이들을 태운 출근길 차 안에서 차에 폭탄이 있다는 의문의 전화를 받게 된 남자 이야기다. 보편적이고 안정적인 구조를 택했다는 걸 영화 관람 전에 대략 유추했다. 대신 그동안 신스틸러 조연으로 맹활약했던 조우진의 첫 원톱 주연 영화라는 게 이목을 끌었다.


90분대 러닝타임이라서 그런지 복합함 대신 간결한 구성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초반부부터 그 노력들이 여실히 드러났다. 군더더기 없이 초반부터 성규(조우진)와 협박범(지창욱)의 전화통화가 시작됐고, 곧바로 성규와 아이들이 폭탄테러 협박을 받으며 차량에서 내리지 못한 채 부산 도로 위를 질주하는 모습은 쫄깃함 그 자체였다. 여기에 두 차례 폭발로 형성된 공포감 덕분에 손쉽게 긴박한 분위기로 몰아갈 수 있었다. 몰입도도 꽤나 좋았다.



다만, 성규의 차량이 해운대 앞바다서 한 번 멈춘 순간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경찰이 통신을 차단하면서 쉴 새 없이 치고 달렸던 긴박함이 한순간에 식어버렸다. 가라앉은 극적 긴장감을 재점화하기 위해 성규와 협박범이 직접 대면하는 장치가 투입되나 지나치게 인위적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후 드러나는 두 사람이 얽힌 슬픈 서사를 풀어내면서 몰아쳐야 할 흐름이 좀처럼 고조 되질 못했다. 


'발신제한'을 통해 원톱으로 나선 조우진은 평범한 소재 영화에 열연으로 입체감을 불어넣으며 앞으로 주연으로서 영향력을 드러냈다. 반면, 대척점에 있던 지창욱이 연기한 협박범 캐릭터를 1도 연민이 느껴지지 않는 악랄함을 부여했다면, 이미지 변신과 더불어 근사한 그림이 나왔을 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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