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공백기가 전혀 안 느껴져

영화 '주토피아 2' 리뷰

by J Hyun

9년, 후속편이 나오기까지 강산이 한 번 바뀔 정도의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재미와 감동은 전편보다 더 강화됐다. '후속편은 전편보다 못할 것이다'라는 편견을 가볍게 깨뜨리는 사랑스러운 동물들의 세계, '주토피아 2'다. 올 연말 박스오피스를 접수할 기대작의 등판이다.


영화는 전편의 일주일 후 시점에서 시작된다. 주토피아를 구하는 혁혁한 공을 세운 닉(제이슨 베이트먼)은 여우 최초 경찰에 등극하며 주디(지니퍼 굿윈)의 공식 파트너가 된다. 하지만 보고(이드리스 엘바) 서장은 여전히 큰 사건을 홉스 & 와일드 콤비가 아닌 큰 동물들에게 맡긴다. 주디와 닉은 뭔가 보여줘야겠다는 의욕에 앞서지만, 상황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결국 보고 서장으로부터 파트너십을 배우라며 상담받으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주디는 닉과의 관계가 전혀 문제없다고 생각하며 사건 해결 도중 발견한 뱀 표피를 통해 새로운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때마침 TV 프로그램으로 봤던 링슬리 가문의 ‘주토피아 100주년 기념 연회’가 연관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잠입수사에 들어간다. 주디와 닉은 링슬리 가문이 집필한 기후장벽 발명일지를 훔치려는 살모사 게리(키호이콴)를 만나고, 게리는 자신이 책을 찾으러 온 이유를 전하며 오히려 링슬리 가문에게 당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주디는 게리의 이야기를 믿고 그를 보내주려고 하고, 결국 주디와 닉이 용의자로 몰리며 쫓기는 신세가 된다. 닉은 주디를 걱정하고, 주디는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파트너 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주토피아 2'는 전 세계적 인기를 끌었던 전편의 장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그대로 이어가고자 한다. 주디 & 닉 조합 이외에 살모사, 비버, 말, 캐나디안스라소니, 바다코끼리, 녹색바실리스크도마뱀 등 총 67종 178마리에 달하는 다채로운 캐릭터가 더해졌고, 이 캐릭터들이 주토피아에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지켜나간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건이 이어지면서도 전편보다 더 깊어진 메시지를 밝고 통통 튀는 화법으로, 재잘재잘, 조잘조잘 떠드는데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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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토피아'에선 인간 세상에서 지금도 벌어지는 온갖 차별과 편견을 육식동물-초식동물 관계를 중심으로 의인화시켜 성인 관객뿐만 아니라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춰 유쾌하게 풀어내 호평받은 바 있다. '편견'을 소재로 한 다른 실사 영화들이 해당 주제를 녹여내면서 어설픈 완성도와 억지로 끼워 넣는 식의 전개 등으로 관객들을 설득하지 못했던 사례들을 뒤집는 예가 되기도 했다.


바통을 이어받아 '주토피아 2'에서는 배척당한 파충류에 얽힌 사연을 메인으로 내세우며 다시 한번 편견과 선입견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독사이기도 한 게리 더 스네이크는 순수하고 따스한 면모를 보여주면서 기존 뱀 캐릭터에 대한 편견과 경계를 허물어뜨린다. 동시에 '편견'을 소재로 한 영화 속편의 완성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도 깨뜨리는 데 성공한다.


'주토피아' 시리즈의 메인 캐릭터인 주디와 닉의 관계성을 더욱 밀도 높게 그려낸다. 대가족 생활로 인해 모두를 위한 삶에 우선하며 정의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부딪히고 보는 강직한 주디와 본능적이고 독립적인 삶을 살지만 누구보다도 상대방에게 따뜻한 닉이 다시 한번 서로의 다른 면을 만나게 되면서 깊은 관계로 빌드업되는 서사로 이어진다. 이 중에서도 주디와 닉의 관계성은 끈끈한 우정 같으면서도 로맨스를 연상케하는 듯하여 괜히 설레게 만든다.


주디와 닉 이외에 '주토피아 2'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매력도 넘쳐난다. 활기가 넘치는 팟캐스터 비버 니블스 메이퍼스틱(포춘 페임스틱), 습지 시장에 사는 녹색바실리스크도마뱀 헤수스(대니 트레호), 전편에서도 신스틸러로 활약했던 나무늘보 플래시 슬로스모어(레이먼트 피시)까지 저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웃음을 안겨준다.


또한 영화 곳곳에 있는 패러디와 오마주도 '주토피아 2'를 보는 재미를 더한다. 연출을 맡은 바이런 하워드 감독의 전작인 '라푼젤'을 비롯하여 '라따뚜이', '대부', '양들의 침묵', '펄프 픽션', '샤이닝' 등을 연상케 하는 장면들이 짧지만서도 강력하게 등장한다. 매 장면을 허투루 낭비하지 않고, 여러 캐릭터의 특징을 꼼꼼하게 담아내며 탄탄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전편에 이어서 이번 2편에서도 주제곡을 담당한 샤키라의 신곡 'ZOO'는 'Try Everything' 못지않게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신나는 멜로디와 중독적인 가사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한다. 여기에 엔딩 크레딧 후 소개되는 쿠키 영상을 통해 3편 제작에 대한 힌트와 함께 새로운 동물의 출연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인다. 이 정도면 9년의 공백이 1도 느껴지지 않은 훌륭한 컴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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