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세상을 떠난 직후
나는 나를 찾아오는 모든 생명들을
엄마의 한 줄기라 생각했다.
흰나비도, 이름 모를 고양이도,
바람에 날리는 꽃잎도,
흉물스러운 검은 벌레마저
아직 떠나지 못한 엄마의 마지막 숨결이라 생각했다.
바보 같은 생각이지만 나름의 위로였다.
엄마를 보내고 7년.
그사이 결혼도 하고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었다.
그렇게 찾고 싶었던 엄마가 남기고 간 한 줄기를
엄마가 되어서야 찾게 되었다.
엄마의 사랑, 정신, 육체, 혼이 담긴 존재는
바로 나.
내가 내 딸에게 그렇듯
엄마도 그러했다.
엄마가 남기고 간 것은 나였다.
나를 좀 더 사랑해줘도 되겠다.
나는 좀 더 자신을 가져도 되겠다.
나는 나에게 위로를 받아도 되겠다.
엄마가 남겨놓은 엄마의 그늘은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