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잔정 4개월차 후기

생각보다 괜찮다..!

by 하연

25년 11월 17일에 수술을 했으니 6일 뒤에는 벌써 5개월차다.

비잔 정은 12월 2일부터 먹기 시작했으니까 복용기간은 4개월 하고 1주일이 조금 넘는다.


걱정했던 비잔정 부작용 증상들부터 정리해본다.


1. 여드름 - 없었음 + 오히려 완화됨

처음 복용하고서는 턱 라인 쪽이라고 해야하나, 화이트헤드가 조금 올라왔었다.

그마저도 몇 주 지나니 전부 가라앉았다.

볼에 원래 있던 화이트헤드 한 개가 염증으로 진행되긴 했었지만 이거 하나로 비잔의 부작용이라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그리고 나의 경우 수술을 하고 나니 여드름이 전부 사라진 케이스이다.

집안 내력이 여드름 없는 피부인데 나만 생리 기간에 여드름이 조금씩 나서 오히려 이상했다.

차라리 지금까지 났던 여드름들이 자궁내막증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레딧에서도 비잔을 먹고 여드름이 사라졌다고 하는 분들도 있어서 이건 정말 사바사인 것 같다.

자궁내막증을 앓고 있어도 여드름이 안 나는 분들이 있고 나처럼 나는 사람도 있고...

호르몬 정말 어렵다.


2. 탈모 - 없었음

엄마의 도움으로 수술 직후부터 탈모 샴푸를 썼다.

그러나 사실 탈모 샴푸는 의학적으로 효과가 없다. (주변 보니 탈모약이 차라리 효과가 있는듯)

다른 샴푸들보다 모공을 더 깨끗하게 청소해주는 것 뿐?

그래서 머리 감고 나면 머리가 무지무지 시원했다 ㅋㅋㅋㅋ


도움이 됐던건지 아닌건지 머리가 많이 빠지거나 숱이 줄거나 하진 않았다.

머리 자르러 가도 여전히 "아이고 숱이 너무 많아서 안 되겠네" 라는 말을 듣고 있다.

일단 다행이다.


그런데 탈모는 서서히 진행되다가 어느날 갑자기 보니까 머리가 허전~ 한 거여서 예의주시해야 할 듯 하다.

일단 탈모 샴푸는 계속 쓰는걸로!


3. 우울증 - 없었음 + 오히려 완화됨

이것도 여드름처럼 자궁내막증 증세가 피크였을 때 제일 심했다.

수술하고서 다 가라앉은 케이스!


사실 수술 직전의 내 몸상태가

만성 소화 불량

만성 다리 부음 + 부종

항상 아랫배가 부어있고 생리 때는 체중이 4kg 늘 정도로 부음

생리통은 배변통, 복통,골반통, 두통 -> 수술하기 1년 전부터는 진통제가 안 들 정도

허리를 완전히 펴고 의자에 앉아있으면 다리가 저림 -> 골반 유착 때문에 혈액순환이 안 됐음

엉덩이, 생식기 주변 피부에 종양을 항상 달고 살았음 -> 이것도 혈액순환 문제였다

기타 etc... 일반적인 모든 pms 증상


이모양이었어서 저걸 매일 달고 살았으니 아마 우울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수술 후에는 몸이 너무 가벼워지니까 일단 기분이 정말 좋아졌다.

내가 이 몸으로 어떻게 살았지... 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몸이 너무너무 좋아졌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이거 정말 맞는 말입니다.


매일 불안하고 초조하고 힘들었는데 이런 감정들도 전부 사라졌다.

물론 실제로도 걱정하던 일들이 많이 해결이 돼서 감정이 밝아진 것일 수도 있겠지만,

호르몬으로 인해 기분이 오락가락 하던 것이 아예 사라졌고

조그만 일에도 순식간에 절망까지 떨어졌었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정말로 수술 후 호르몬이 많이 안정되면서 전체적인 신체 스탯이 정상 범주로 돌아온 것 같다.




다음은 생각하지 못했던 부작용들이다.


1. 홍조

얼굴에 열이 잘 오른다.

잠 잘 때도 몸이 더웠다 추웠다 하는게 느껴지는데 이건 적응했다.


그래서 요즘에는 앰플바르고 알로에팩 한 다음 모델링 팩을 한다.

이렇게 하니까 얼굴의 열도 잡을 수 있었고 피부도 조금? 좋아진 것 같다.

강력 추천


특히 안 짜지는 화이트헤드가 이렇게 2~3일 해주니까 면봉으로 톡 건드리면 빠지는 피지로 바뀌어있더라

신통방통해


2. 두통

2주 전에 갑자기 생긴 부작용이다.

갑자기 원인 모를 두통이 온다.

그래서 전지전능 gpt에게 물어봤다. (사실 자세히 찾아보기 귀찮아서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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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한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 중 >>하지만 이런 경우는 꼭 진료 보셔야 합니다<< 의 하단의 증상을 겪는다면 병원을 가시기를 바랍니다...


3. 식욕

어떤 분이 비잔정 때문에 생기는 식욕의 증상을 '먹는 양이 막 늘어나는 것은 아닌데, 먹어도 배가 안 차는 느낌?' 이라고 표현해주셨는데 정말 정확하다.


이게 약간 성장기의 중학생이 된 기분이다.

먹을 땐 배가 부른데 한 10분 뒤쯤에 더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그리고 원래 군것질이나 디저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비잔정 먹고서는 카페에 가면 괜히 마들렌도 하나 먹고 싶고 쿠키도 하나 먹어보고 싶고 그런다 ㅋㅋㅋㅋ


먹으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체지방을 줄이는게 자궁내막증에 좋다고 해서 경계 중이다.

단 것이나 액상과당은 체중과 체지방을 떠나서 그냥 몸에 안 좋은 것은 맞으니까 ㅠ 맛있는 건 대체 왜 !


그리고 절대적인 위의 크기도 늘어났다.

그래서 생각 없이 배가 찰 만큼 먹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삼성 헬스에서 먹은 것들을 열심히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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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두메이트라는 앱을 정말 잘 쓰는 중 ^//^

나에게 공감을 남겨주는 친구친구들에게 하트를 보낸다


4. 유방통

비잔 먹고 2주 뒤쯤부터 바로 나타난 증상이다.

밤이 되면 샤워할 때 손으로 가슴을 스치기만 해도 조금 아프다.

그래서 집에 있는 날에는 속옷을 안 입고 있다. 이러면 조금 낫더라.


다행히 의사선생님이 6개월에 한 번 유방 초음파를 찍어주신다고 하셔서 주기적으로 추적관찰 할 수 있으니 걱정은 안 하려고 한다.

+ 골다공증 증상은 아직 없다. 칼슘 열심히 먹는중!


5. 복통과 부정출혈

이건 비잔의 부작용인건지, 수술한 부위에 혈류가 몰리면서 발생한 것인지 아직 정확하지 않다.

12월에 찍은 초음파에서는 난소에 물이 차서 그런 것 같다고 하셨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정말 정말 아픈 복통과 함께 부정출혈이 생겼었다.

다행히 4월엔 아직 오지 않았고, 1월 2월 3월에는 모두 왔었다.




초음파 찍어주시는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요즘 어린 학생들도 유방과 자궁 질환에 많이 걸린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 환경 + 호르몬 교란 환경에 자주 노출되어있다 보니까 어릴 때부터 주기적으로 초음파를 찍어보는 것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도 하셨다.


사실 유전이 제일 큰 요소겠지만 나의 경우 유전에다가 환경까지 겹치면서 비교적 어린 나이에 수술까지 간 케이스라서 공감이 됐다.


수술하고서 몸이 너무 좋아지고 나니 수술 전의 몸상태로 돌아가는게 무서워졌다.

때마침 비잔이 부작용이 거의 없다보니까...

이대로 영원히 생리를 안 해서 자궁과 난소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더라 ㅋㅋㅋ


그치만 아직 20대라서 비잔의 부작용이 크게 안 느껴지는 거라고 생각된다.

자연 상태의 호르몬을 강제로 꺾어두는게 몸에 절대 좋을 수가 없으니까 ㅠㅠ


아마 비잔을 끊고 나면 생리를 할 거고 혹이 다시 생길 것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엄마와 이모처럼 나 역시도 40대에 한 번, 50대에 한 번 큰 수술을 할 것이라는 직감이 든다.

이럴 거면 아이 낳고서 자궁을 그냥 떼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ㅠㅠ ㅋㅋㅋㅋ


그래도 이것 역시 내 몸이다 하고 끝까지 안고 살아가야지


자궁내막증의 확실한 원인이 아직도 규명되지 않았다보니 가끔 연구 논문을 찾아서 읽어보곤 한다.

여러 연구들이 있긴 했는데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건 운동 정도인 듯 하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여성, 일주일에 3번 이상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여성분들 중에 자궁내막증 환자 비율이 적었다고 나와있어서

앞으로 이런 것에 신경 쓰면서 지내려고 한다.


빨리 의학이 발전돼서 치료약도 나오고 원인도 확실히 밝혀지면 좋겠다.

여성질환 환자분들 모두모두 파이팅


2달 뒤쯤 6개월 후기로 찾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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