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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ms drawing Sep 08. 2015

그게아니고

쪼금울었어



어제의 맥주는 시큼한 향을 흩뿌리며 가지런히 씻어올린 컵사이로 코가 간질거린다.
능숙한 솜씨로 단추를 달고 확대경로 얼굴의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는 순간

너는 무엇을 할까


하얗게 갈라져가는 손톱끝에 줄줄이 걸리적 걸려버리는 너의 잔소리
보고싶다.
너의 향기에 푹 적셔지고싶다.
내것이 아님을 알기에 조심스럽게 포장을 푸르듯
나에게 너는 그런 당신.
해가 쨍한 늦 여름속에서 비내리는 일요일을 즐기는 지금의 내가
두통을 안고도 약간은 맛이 간 듯 신난것도
다 너 때문이리라.

다음에 만난다면 내가 너인듯 한껏 품어줬으면 좋겠다.
내 얼굴을 파묻고 달콤한 향을 맛보겠지.
뭐먹을래
묻는 너에게 조금만 더를 속삭이면 하얗게 웃을 니가 유리알에 맺힌다.
안아줘.
그렇게 꼭 안아줘.
처음만나는 사람처럼
지금이 마지막인 것 처럼
다시 안 올 그 시간이 멈추어버리듯 우리둘의 시간이 멈춘듯
그렇게 꼭 안아줘
너의 향기에 푹 적셔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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