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MeDDL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ams drawing Nov 20. 2016

2016. 11. 19

불매운동의 이유

마누라 마누라 열내지마~ 마누라 마누라 열내지마~


참 좋은데 말로 설명을 못하겠다며 칠전팔기의 사업 성공으로 화재를 모으며 호감 이미지로 직접 광고에서 노래를 부르며 자사 상품을 홍보하던 회사의 오너가 광화문에서 뜻을 모으고자 추운 날씨에 가족들과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흔드는 촛불을 비난했다. 물론 글을 게시한 곳은 열람이 자유로운 곳인지 아닌지 잘은 모르겠지만 본인이 운영하는 카페 페이지에 올린 글이었고 아마도 회원들은 본인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올린 개인적 생각이었을듯하다. 그러나 해당 글은 sns상에 널리 널리 퍼지며 사람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고 역시나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포털의 메인에도 기사가 올라왔고 기사 내용보다 댓글을 보기 위해 내린 스크류바의 속도를 늦추었다.

 

촛불을 들고 민중의 소리라고 외치는 너희들이 다를게 무어냐. 표현의 자유 운운하더니 다른 생각을 갖고 있으니 불매 운동한다고 저들과 너희가 다를 것이 무어냐


라는 댓글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경계해야 했다.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충격받은 것을 기억하자. 여론조사의 오류를 기억하고 대한민국의 5%가 어떤 사람들인지 기억하자. 20대의 지지율이 0%라는 것에 속지 말자.)

세상엔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촛불시위에 나선 사람을 비난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그런 사람을 비난하는 사람을 비난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천호식품의 오너는 자신이 올린 글이 문제가 되자 국민적 사과를 하고 올렸다던 동영상을 내렸단다. 그러나 이미 화가 많이 난 사람들은 역시 불매운동으로 활활 타올랐다. 촛불에 바람이 부니 산불이 된 것 같았다.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럴 수는 없지만 식품회사를 운영하는 오너의 마인드에서 상품의 가치를 보는 소비자의 심리는 냉철할 수밖에 없다. 내가 그곳의 불매운동을 장려하는 이유는

지난 '가짜 백수오' 사건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즐거운 얼굴로 노래를 부르며 너무너무 좋다고 선전을 하던 상품뿐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백수오 상품을 여기저기 재빠르게 출시했고 역시나 불티나게 팔렸다. 그런 데에 돈 쓸 줄 모르는 엄마도 혹해서 이것저것 알아본 것 보면 정말 좋은 것이었나 보다 했다. 그러나 백수오는 가짜 백수오였고 그 '가짜 백수오'는 심지어 몸에 해를 끼치기까지 한다는 것이었다. 사건이 터지자마자 당연스레 칠전팔기 천호식품 오너가 떠올랐고 그곳은 아니겠지.. 곧 새로운 광고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티브이에서 내가 본 그분은 정직해 보였고 가정을 사랑하고 성실하게 일해서 성공한 좋은 모범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기대와 달리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도 천호식품의 새 광고는 나오지 않았고 나오던 광고만 사라져 버렸다. 몇 달이 지나서야 알았다. 천호식품도 '가짜 백수오'였구나.

(난 그저 믿고 기다렸다.)

진짜 백수오 상품이었다면


우리는 이런 일을 많이 겪어 봤기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잘 알고 있다. 회사들은 앞다투어 자신의 회사 상품은 그런 성분이 없는 상품이라며 새 라벨을 붙이고 커다란 광고를 하여 신뢰를 얻어내려 노력한다. 물론 정말 사건과 관련 없는 상품에 한해서다. 최근 치약 사태를 봐도 태평양의 치약이 논란이 되자 애경은 208*에 커다란 문구를 넣어 안전한 치약이라고 대대적인 광고를 했다. 애경은 옥시를 따라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했던 회사임을 기억한다면 치약과 가습기 살균제에 대하는 한 회사의 태도만 봐도 알 수 있다. 가습기 살균제가 문제가 되자 슬그머니 상품을 내렸다. 정말 그런 상품을 팔았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을 만큼 조용히 사라졌다.



우리 회사의 상품은 진짜였습니다. 그동안 믿고 사랑해주신 데에 더욱 좋은 상품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짜잔~하고 크게 광고를 할 테다. 그러나 아주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 이미지가 깨끗하고 바른(모 예능에서 어르신들과 합창을 해서 더욱 인가가 좋아진 듯하다) 이선희 씨가 노래를 부르며 좋은 상품이라고 이미지를 새롭게 바꿔나가고 있었다. 장사꾼으로서 이미지 쇄신에 성공한 좋은 사례가 되었다.


믿고 먹을 것이 없는 요즘 같은 때에 오너의 마인드는 상품의 가치로 드러난다. 제조업이라면 제품에 드러나고 광고업이라면 광고에서, 디자이너라면 콘셉트로도 드러난다. 오너의 마인드는 곧 회사의 이념이 되고 소비자에게 제시되고 가치로 받아들여진다. 그런 의미에서 해당 회사의 오너가 올린 카페라는 곳도 참으로 안타까운 곳이었다. "뚝심 있어야 부자가 된다"

어떤 부자를 의미하는지 모르지만 그가 올린 글이, 그가 보았다는 동영상의 실체가 그가 말하는 부자의 개념을 알려준다. 그런 사람이 만드는 음식은 먹을 수 없다. 분명히 돈을 벌기 위해 무슨 짓(?!)을 꾸밀 것이라고 추측되기 때문이다. 다시 고민해본다. 상품에 대한 사과는 없었지만(있었을까? 난 보지 못했는데) 촛불에 대한 자기 생각은 발 빠르게 사과했다. 카페에 올린 글을 '국민적 사과'로 말이다.  


이번 일로 스스로를 돌아본다. 어떤 작가가 될지 어떤 어른이 될 어떤 부모가 될지 매 순간 나이를 먹고 밥을 먹는 순간에도 정신 차리고 살아야겠다. '어떤'이라는 수식어가 나에게 붙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2016. 11. 17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