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나쁜 남자 황준규 씨의 독백

단편 소설 - 나쁜 남자 황준규 씨의 독백

by 태수련

여자는 다 창녀다.


자, 날 나쁜 놈이라고 비난하기 전에 먼저 한 번 생각해봐라, 이건 자연법칙이다.

동물들을 봐라. 힘 쎈 사자 앞에서 힘이 약한 생물들은 다 잡아먹히는 운명이다.

즉 강자는 약자를 짓밟고 잡아먹는 게 당연하다는 거지.

그런데 남자가 더 힘 쎄잖아? 그럼 약한 여자들은 남자들한테 복종해야 하는 거다.

남자를 떠받들고 시녀 노릇하고 붕가하자면 제깍 대주는거고.

무엇보다 암컷들은 수컷들한테서 씨 받아서 새끼 밴 뒤에 낳아서 키우는 거, 그 역할하려고 태어난 거다.

그거 말고 다른 거 뭐 할 수 있냐, 암컷 따위가.

그리고 인간도 자연의 일부 아니냐?

아무리 문명이 발달하고

현대사회가 시험만 통과하면 여자도 판검사 하는 세상이라도 사실 근본은 바뀌는 거 없다.

돈 잘 버는 여자는 돈 잘 버는 남자한테 몸 대주는 그 차이뿐이다.

그리고 시집 와서 시부모님이랑 남편의 하녀 노릇하는거고.


아, 딱 한 명 창녀 아닌 여자가 있다면 우리 엄마.

우리 엄마는 성스러운 사람이지.


그리고 매춘부는 다시 둘로 나뉘는데

못생긴 것들, 즉 화대가 싼 매춘부와 이쁜 것들, 화대가 비싼 매춘부로 나뉜다.

쇠고기 등급 매기는 거랑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여기서 좀 더 정교하게 나누면 이쁘고 대학 잘 나온 것들은 값이 좀 더 붙는다.

뭐 여자들이란 그 정도 차이지.


그런데 요새 페미니즘이니 뭐니 알아듣지도 못 할 말 떠들어대면서

여자가 남자와 동등한 생물인양 추켜올려주는데,

기가 찰 뿐이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도 못 들어봤냐?


여자란 붕가할 용도 아니면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예를 하나 들어주지.

중고딩 여자애들이 열심히 읽어대는 순정웹툰 한 번 본 적 있는데... 토할 뻔 했다!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늘어놓고 그걸 재밌다고 읽어대는데 역시 여잔 타고난 하등생물이다.

이런 수준 낮은 걸 좋다고 읽어대니...

세상에 못생기고 가난한 여자 쫓아다니는 빼빼마른 꽃미남 재벌2세가 어디 있냐?

재벌2세는 연예인이나 같은 재벌끼리 사귄다. 현실과 주제를 알아야지!

그런 류의 헛소리만 읽어대니 수준이 거기서 머무르지.


난 태생이 변태 같은 호모도 아니고 완전 건강한 남자인지라 어릴 적부터 여자만 보면 야한 생각 밖에 안 들었다.

다섯 살 때, 유치원 다니는데 젊은 여자 보육교사 하나가 마음에 들어서

그 교사만 보면 입에 침 잔뜩 바른 뒤에 그 교사 입에다 뽀뽀하고,

그 교사 옷 속으로 손 쑥 집어넣어서 살갛 막 더듬고,

아니면 다리를 그 교사 몸통에 휘감은 뒤에

교사 몸 쪽으로 거시기를 바싹 갖다대기도 했는데 그러면 너무 기분이 좋더라.

하루는 달려가서 가슴을 움켜쥔 적도 있는데 진짜 탱탱함.


초등학생 때, 한 4학년 정도 됐나?

같은 반 가쓰나 한 명이 몸이 약해서 괴롭혀도 괜찮을 거 같아서

걔만 보면 머리 잡아댕기고 아이스케키하고 때리고 했는데

그럴 때 그 여자애가 참다 못해 울어제끼면 너무 신나더라.

한 번은 어떤 반응이 나올지 너무 궁금해서

교실에 장식되어있던 애기 머리통 만한 커다란 수석을 가지고 와서

그 년 발등에다 떨어트려봤는데,

교실이 떠나가라 비명을 지르고 그 자리에서 넘어져 통곡을 하는 거야!

발등에서는 피가 철철 나고... 뭐 아파하는 거 보니까 이건 좀 심했나 싶으면서도 솔직히 너무 신남.

뭐랄까 과학자가 여러 번의 실험 끝에

아무런 반응을 안 보이던 약품이 강렬한 화학반응을 시작하는 걸 보면

느끼는 그런 희열이랄까?

그리고 여럿이서 같이 한 명 괴롭혀도 즐거움.

무엇보다 반격도 저항도 못하니까 뭐 거칠 것 없음.

학년이 바뀌어도 반에 꼭 얌전하고 내성적이고 몸이 약한 여자애들은 있어서

그런 애들 괴롭히는 맛에 살았음.


우리 엄마 아빠는 일 나가느라 늘 바쁘고,

난 둘째아들인지라 형에 비해서 그닥 신경 써주지 않았음.

칭찬도 야단도 들은 적이 없음.

그래서 내키는 데로 생활했음.

학교 짼 적도 많고 품행을 단정히 하라는 둥 어쩌라는 둥 하는 소리는 한 귀로 듣고 흘려버림.

공부? 난 그런 거 싫어함. 우리 집에서 그런 거 하라고 주문하는 사람도 없었음.

늦잠 자고 게임하고 영화 보고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즐겁게 살았음.


중학생 때 난 담배하고 술을 배웠음. 어른이 됐다고 느꼈음.

야동도 쎈 걸 섭렵하기 시작함.


그 무렵 언젠가 술 취한 채로 길 가던 중에

허벅지가 훤~히 다 보이는 야한 옷 입은 여자가 술집 전단지 나눠주길래

아 이 여자는 함부로 해도 괜찮은가 보다 싶어서 추근거려 봤는데, 짜증내면서 나한테 욕함.

여자들 하는 짓은 이해가 안됨. 야한 옷 입었다는 건 니 꼴리는 데로 하라는 뜻 아님?


이 시절에 학원을 다니는데 물론 난 공부하러 간 것은 아니고 학원 끝날 때 쯔음 슬쩍 가서

어울리는 애들이랑 학원 마치고 노래방 가서 담배 피우고 가쓰나들 더듬고 하러 간거지.

무엇보다 학원의 좋은 점은 내가 돈 내고 다니는 데니까

원장을 비롯해서 강사들 모두 내 아랫것들이라는 것임.

학교에서야 점수 때문에 선생들 앞에서 약간 기긴하지만

학원은 내가 상전이라 내 마음대로 휘젖고 다녔음.


그런데 강사 한 명이 겁나 이쁜 것이 새로 온 것임.

그 뭐랄까 빼빼 마르고 여리여리하고 얼굴은 송혜교랑 많이 닮았음.

물론 진짜 송혜교만은 못하긴 한데 그래도 상당한 상판이었음. 가만 둘 수 있나?

이 여자만 지나가면 휘파람 휙휙 불고 물맛 좋겠네 겁나 탱탱하네 한 번 대줄래?

이런 소리 한 마디 씩 던져서

그 때마다 찡그리는 이 년 반응을 보는 게 낙이었음.

그런데 이게 도도한 것이야. 가까이 가서 손 좀 잡을려하면 뿌리치고. 어깨동무하려 그러면 밀치고.

머리 한 번 쓰다듬어볼라 그러면 뒤로 물러나면서 튕기더라고.

그래서 왠지 짜증나서 이 년을 주인공으로 한 음담패설을 학원에 확 퍼트렸지.

히히, 이미 난 이 시점에서 야동하고 야설 감상해본 거 많아서 그런 류의 얘기에 내 상상력을 덧붙이고

스카톨로지인가 뭐 그런 요소도 집어넣어서

'저 년은 똥 보면 흥분한다.' 뭐 이런 소문을 학원에 쫙 뿌렸지.

그래서 송혜교 닮은 이 강사 별명이 순식간에 '똥 내 나는 년'이 되었음.


소문이란 게 그렇잖아? 사실인지 아닌지 확실치 않아도 일단 들으면 믿게 되잖아?

게다가 원생들이 다들 어리니까 더 그렇지.


난잡한 여자 앞에서는 점잖은 척 할 필요 없고

있는 그대로 색을 탐하는 본래 모습을 보일 수 있으니까,

남자애들이 당장에 이 강사를 밥으로 삼았음.

그리고 그 소문 들은 여자애들은 이 강사를 추잡한 년이라 여기고 근처도 안 감.

하루는 난 들어가지 않았던 이 강사 수업 시간이 나중에 듣기로 분위기가 개판이었다고 함.

여학생들은 다들 노골적으로 너님 역겹다는 티 팍팍 내고

남자애들은 하나 같이 욕구에 번들거리는 눈으로

이 강사 위 아래로 훑어보고 어디서 쉭쉭거리는 야유가 들리고...

이 강사 날이 갈수록 얼굴이 사색이 되고

남자애들이 지 놀리는 소리에 괴로워하는 거 보니까 너무 즐거운 거임.


그러다가 하루는 평소 거의 안 들어가던 수업에 들어가서 칠판 앞에 서 있던 그 여자 면전에다 대고

'이 여자가 있으니까 똥 내가 나지 않냐?

학원 이름을 똥 내 학원으로 바꿔야함.'이라고 한 마디 했는데...

이 여자가 완전히 헐크로 변해버림.

그 가녀리고 이쁜 얼굴이 확 일그러지고 얼굴색이 벌겋게 달아오르면서

뭐라고 소리인지 비명인지 지르며

나한테 달려오더니 그냥 내 귀싸대기를 냅다 날린거야.

아픈 건 둘째 치고 너무 황당해서 멍청하게 있었지.

삽시간에 교실은 찬 물 끼얹은 듯이 조용해지고...

그 뒤에 이 여자 교실 밖으로 나가더니 검도할 때 쓰는 죽도를 어디서 가지고 와서는

나한테 엎드려 뻗치라고 해.

너무 서슬이 퍼래서 난 저도 모르게 시키는 데로 했고

그걸로 내 엉덩이 세 대나 갈김. 너무 아팠음. 엉덩이가 저릴 정도였음.

아니 어떻게 요즘 세상에 학생한테 폭력을 쓰는 지...


그러고 끝난 게 아니고 이 강사 그대로 우리 엄마한테 전화해서

네 아들이 무슨 짓을 했는 지 아냐는 둥

어떻게 자식을 이 모양으로 키웠냐는 둥 울고불고 하면서 갖은 욕을 다 해대고...

학원이 뒤집혔음.

결국 원장까지 나와서 무슨 일인지 알아보더니

너 같은 놈이 있으면 학원 분위기 망치고 결과적으로 원생이 줄어든다며 날 학원에서 짤라버림.


도대체 그 여자가 왜 화를 냈는지 난 지금도 모르겠음.

장난친 것 뿐인데!!


이 경험 이후로 난 약간 학습을 하게 됐음.

뭐 기본적으로 난 여자만 보면 붕가 이외에는 아무 생각 안 나지만,

그걸 너무 드러내면 사회적인 반격을 받는다는 걸 알게 됐지.

하긴 여자들 머리 속에 쓸데없는 잡소리를 너무 많이 집어넣어서

지들이 뭐 되게 잘난 줄 착각하고 고고하게 구는데,

그 여자들이 사회의 일부니까 자신들의 권리(말도 안되는!)를 주장하는 세상이 지금 세상인 것임.

아 씨 여성을 존중하라는 둥 여자는 남자와 동등하다는 둥 하는 거

난 한 마디도 못 알아듣겠지만

일단 겉으로 여자를 존중하는 시늉은 할 필요가 있다는 걸 알게된 것임.

뭐랄까 난 알맹이는 사칙연산 밖에 못하는 그런 계산기인데

겉으로는 고급진 공학계산기인 척 해야 된다는 걸 알았달까.

그런데 어쩌겠어, 나도 약간은 세상에 맞춰가면서 사는거지.


첫 잠자리를 가진 건 고등학교 1학년 때였는데

키도 크고 풍만하면서 얼굴도 상당히 괜찮고 성격도 얌전해서,

걔랑 해본 뒤에 '내가 먹어봤는데 쟤 괜찮더라. 그리고 잘 대줌.'하고 주위에 말했음.

그 얘기도 순식간에 퍼져서 내 주위에 남자애들 꼴릴 때 항상 얘 찾아갔음.

그런데 그런 얼마 후에 이것이 우리 집으로 날 찾아온거야.

그리고는 질질 짜면서 우리 둘만의 추억을 왜 팔아넘기고 자기를 쉬운 여자로 만들었냐고 따짐.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그거 한 번 한 것 같고 둘만의 추억은 무슨!!

아니 지도 그냥 욕구 한 번 분출한 걸 왜 머리 속에서 이상야릇한 로맨스로 둔갑시키는 거임?

하여간 그놈의 연애소설하고 순정웹툰, 신데렐라 드라마 보면서 망상 떠는 여자들 정말 문제임.

그리고 난 여자들 징징거리는 소리 듣기 싫어해서 닥치라 그러고 등 밀어서 집에서 내보냄.


그런데 얼마 후부터 나한테 나쁜 소문이 돌기 시작함.

황준규는 입이 가벼운 놈이라나 어쩌나 여자를 업신여긴다는 둥 뭐 그런 얘기가 사방에 퍼진 것임.

그 소문 덕분에 여자들 사이에서 내 평판이 아주 나빠졌다는 걸 알게됐음.

아니 어떻게 이런 얘기를 떠들고 다니는지...

헛소문에 피해 보는 사람 심정 생각을 해야지, 암컷들아!!

솔직히 지들도 씹힐 짓 많이 하고 다니면서 그런 걸 갖고 이빨을 터냐... 하여간 낮은 수준이라니까.


그러면서 고등학교를 어찌저찌 졸업함. 고3 때 대입 실패하고 재수 후에 정원 미달된 전문대학에 들어감.


입학하고도 학교는 거의 간 적 없음. 난 좀 자유로운 영혼임.

중고딩 때 하던 대로 아침에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가고 싶을 때만 학교 나감.

대학이 이래서 좋은 거 아님?

그리고 이젠 술 담배 여자, 다 드러내놓고 마음껏 할 수 있는 거 너무 좋음.


난 일단 처음 보면 여자들이 호감 가지는 형인 모양임.

나 좋다는 여자들이 솔찬히 있었음.

다만 오래 간 적은 없음. 길게 사귀면 대략 6개월 정도?

그리고 이상하게 이것들이 헤어지고 나면 내 험담을 퍼트려놓음.

왜 그런지는 모르겠음.


그래서 대학 시절에 여자를 많이 따먹고 다니긴 하는데...

나쁜 점이, 여자 꼬시려면 돈이 많이 든다는 사실을 알게됐음.


솔직히 난 그냥 여자 만나면 일단 붕가, 그 외에는 내 시중 들게하고 귀찮은 집안일 좀 시키고

그년 주머니에 돈 있으면 내가 좀 갖다 쓰고,

많이 심심할 때는 가학적인 행위도 하면서 적당히 재미 보다가

지겨워지면 떼내고 싶은 게 속마음인데... 그게 안됨.

일단 붕가하려면 밥 사주고 별로 관심없는 영화 같이 봐주고

이쁘다고 추어올려주고 뭐 쇼핑하는데 따라다녀주고...

그 지루한 과정을 거친 다음 한 번 붕가하고나면,

이년들이 들러붙어서 나한테서 뭔가 뜯어내려고 함.

반지니 금목걸이니 명품구두 뭐 그런 거 사달라고 졸라댐.

한 번은 붕가한 뒤에 에르메스인가 뭐인가를 대뜸 사달라는 애가 있는 것임.

난 그런 브랜드에 대해 전혀 몰라서 가방이니까 비싸봐야 몇십만원 아닐까 생각하고

얼마냐 물어보니까 뭐 천만원?

아니 천만원부터 가격이 시작하는 가방이래.

말도 안되는 소리! 붕가 한 번 했다고 그런 걸 사주면 너무 비싸게 먹힌 거잖아!

구멍가게 가는 것보다 수지타산이 안 맞는다고! 되도 안 하는 소리를...

아니 그리고, 천한 것이 천만원 짜리 가방 들고 다니면 뭐 천계로 승급하는 줄 아나? 주제를 알아야지!


하지만 그래도 여자는 주기적으로 만나줘야하니까 돈은 꼭 필요한 것임.

아~ 정말이지 TV에 나오는 연예인들, 재벌2세들 보면 부러워 미치겠음!

부럽다 못해 복장 터질 지경임!

나도 얘네들처럼 일은 하나도 안 하고 람보르기니 끌고 아르마니 입고 한 병에 몇백만원 하는 와인 마시고

이쁜 애들 매일 바꿔가면서 살고싶은데... 난 집이 가난해서 돈이 필요하면 죽어라 알바하러 다녀야함.

세상 너무 불공평함! 하고 싶은 일은 없고, 하기도 싫음.

하지만 하기 싫은데도 일 하러 나가야 함.


이 알바라는 것이 너무 귀찮음.

일단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면도하고 세수하고 옷 입고 가방이랑 소지품 챙긴 후에,

버스며 지하철이며 갈아타고 또 내려서는 다리 아프게 걸어서

사무실에 오전 8시 50분까지 가서 일단 앉아있어야 되고,

그 다음엔 뭐 계속 모니터 들여다보면서 일만 해야하는데

맨날 상사란 놈들 내 주위에서 어슬렁거리면서 감시하고

잔소리 듣고 눈치 보고 잠깐 인터넷이라도 할라 그러면 무슨 죽을 죄 진 사람 마냥 괴롭히는데...

거기에 은근히 전문대 다닌다고 나 무시하는 거 느껴짐.

이런 거 너무 싫음. 결국은 오래 다니지 못하고 짤리거나 내가 그만둠.


나랑 어울리는 놈들끼리 일종의 '정보망' 같은 게 있음.

뭐 주변 가쓰나들에 관한 정보인데 일단 집 잘 사는 애들,

그리고 그 중에서 세상 물정 모르고 얼굴 수준 떨어져서

남자들이 관심 안 가질 년들 리스트가 암암리에 만들어져있음.

나 그 당시 너무 돈이 없어서 그런 목록에 오른 애들 중 하나한테 슬쩍 접근함.

실제로 보니 들어본 이상으로 정말 못생겼음.

얼굴은 겁나 크고 거기에 눈코입은 찌그러졌는데

코가 위로 들린 모양새가 딱 저팔계 같음.

그런 주제에 옷은 비싼 걸로 입고다님.


그래서 그년한테 접근해서 친한 척 했지.

여자들이 뻑 넘어올만한 멘트 날려서 호감 얻으려고 했음.

첫인상 너무 좋다, 피부가 깨끗해서 청초해 보인다, 너 정말 순수하다, 옷 입는 센스 너무 좋다,

저기 나랑 결혼해주면 안되겠냐는 등등의 얘기로 꼬셔서 마침내 넘어오게 만들었음.

역시 여자는 별 거 없어서, 처음에는 경계하더니

계속 그런 대사 던지니까 차츰 누그러지다가 결국은 좋아요 하더라고. 히히.

이 추녀는 접근하는 이성이라고는 전혀 없었을테니 조금만 잘해주면

내 멘트들이 진심일 것이라고 오해하리라는 계산이 맞아들어갔음.

그렇게 나한테 마음을 허락한 시점에서 지인 장례식에 조의금을 드려야하는데

지금 내가 현금이 없어서 그러니까 금방 갚을테니 네 돈 조금만 빌려줘라 하고서

고것이 통장에 용돈 받아놓은 300만원 내 계좌로 이체하게함.

물론 난 돈이 내 계좌로 들어온 순간 바로 그년과 연락을 끊고 핸드폰 번호도 바꿔버림.

왜? 이젠 볼 일 끝났으니까!!


오 마이 갓, 생전 내 힘으로 벌어본 적 없는 큰 돈이

아가리 몇 번 턴 걸로 내 계좌로 들어온 것임.

진짜 뿌듯함. 역시 공짜가 최고임.

그리고서 이제 이 돈 갖고 뭐 하고 놀까 고민하면서 인터넷에서 이것저것 쇼핑하면서 여유롭게 즐겼음.

그런데 처음에는 이 돈이 큰 돈이라고 생각했는데...

겨우 3일 밖에 안 지났는데 쇼핑 몇 개 하니까 돈이 순식간에 사라짐.

사실 친구들한테 돈 갚을 것도 있는데 아껴야지 하면서도

인터넷에는 신기한 전자기기들이 너무 많고,

그래서 이거 하나쯤이야 하면서 사다보면 순식간에 돈이 없어짐.

헐 이러다가 이 돈 다 쓰겠네 이런 고민을 하고있는데...

세상에 그 날 우리 집으로 이 년 큰 오빠가 들이닥침.

도대체 어떻게 우리 집을 알아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어서 어안이 벙벙해있는데,

이 오빠야가 너 이 자식 황준규, 고1 때 여자 따먹은 뒤에

그 여자 갖고 몹쓸 소문 떠들고 다닌 적 있지?

그 여자애 언니가 내 지금 여자친구다, 네 더러운 평판 귀 따갑도록 들었는데

내 여동생이 황준규라는 남자친구가

돈 빌려간 후에 연락 끊었다 이 소리 듣는 순간 필이 딱 오더라.

이 동네에 여자관계 더티한 황준규가 두 명 있겠냐면서

내 귀싸대기 후려갈기고 통장 빼앗아감.

헐 세상에, 무슨 세상이 이렇게 좁은 것임?


결국은 내가 쇼핑한 돈도 그 년한테 다시 갖다바쳐야 했고...

그러면서 우리 부모님한테 혼나고

그 오빠야한테는 한 번만 더 이러면 고소당한다는 협박까지 들었음.

통장이 다시 텅 비게 됨.


돈이 없음.


그래서 일 하러 다녀야하지만, 일 하기 싫음.

정말이지 너무너무 일은 하기 싫음.

연예인이나 재벌2세처럼 놀고먹으면서 호화롭게 살고 싶음, 평생토록.


하지만 돈을 벌긴 벌어야하니까,

이왕 일 할거면 쉽고 편하게 돈 버는 일 없는가하고 알아봤는데,

건너건너 아는 형이 그냥 출석해서 설명 한 번 듣고,

그 뒤에 주위 사람 몇 명만 소개해주면

저절로 큰 돈이 들어오는 알바 소개시켜준다고 해서 혹해서 따라감. 그런데 여기가...

피라미드업체임.

나한테는 아무런 쓸모없는 의료기기를 순식간에 몇 백만원어치를 사게 되고

그 돈은 채무로 돌려지고

이 빚은 네가 회사에 진 것인데 갚으려면 다른 사람 소개시켜라,

소개 한 명 시킬 때마다 빚을 줄여주겠다,

뭐 대략 이런 얘기를 함.

난 도대체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빚이 점점 불어나는 것임.


그래서, 정말 어쩔 수가 없어서, 내 주위 놈들한테 알아본 다음

띨띨한 여자애 한 명 찾아낸 뒤 접근해서 꼬드김.

준규 오빠가 연예인 기획사 사장이랑 아는 사이인데

너 외모 너무 괜찮아서

오빠가 그 기획사에 면접 보게 해줄께

널 꼭 스타로 만들어줄께

뭐 이렇게 꼬심.


여자들은 자기 얼굴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음.

이 년 겁나 평범한 용모 하고있는데

내가 이런 얘기 하니까 눈을 빛내면서 넘어옴.

그래서 몇 일 아침 몇 시에 잠실역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약속한 날 아침에 역에서 기다리고있는 그년한테 가서

얘야 오빠가 좀 미안하지만 그 연예기획사는 파토났고

다른 더 좋은 데로 취직시켜줄께 얘기한 후에 피라미드 사무실로 데려감.

이렇게 말을 해야 법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고 들었음.

그런데 피라미드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이 여자애가 주위를 둘러보더니 눈치를 채버린 것임.

그래서 도망쳐나가길래 쫓아나가서 이 여자애 붙든 다음 강제로 끌고오려고 함.

그런데 저항하길래 시키는 데로 안 하면 폭력 쓴다고 처음에는 협박했다가,

그래도 계속 저항하기에 나 믿잖아, 준규 오빠 믿지하고 사탕발림도 해보고 그러는데

그 년이 연예인 기획사가 아니잖아 어쩌구 하면서 저항하길래

그딴 게 뭐가 중요해 네가 이 오빠를 믿고 여기까지 온 게 중요한 거지라는 말도 하고

(물론 스스로 생각해도 내가 하는 소리 앞뒤도 안 맞고 말도 안된다 싶긴 하지만

어떻게 잡은 먹이인데, 놓쳐서야 되겠음?)

그러면서 천신만고 끝에 다시 사무실로 끌고 들어가려는 순간에!

그만 그 근처를 순찰하던 경관들이 우릴 발견하고 달려옴.

그러고는 울고불고하는 그 여자애 얘기를 듣더니

또 그 피라미드 사기꾼이구만 하면서

그 여자애를 내 손에서 빼내더니 순찰차에 태워서 집으로 돌려보냄.

난 끝끝내 실패함.


결국 큰 빚을 지게 됨.


피라미드에서 진 빚이 삽시간에 천만원이 넘게 불어나는 것임.

그런데 사람 소개하는 게 말처럼 쉽지가 않고...

그래서 어쩔 수가 없어서, 핸드폰 번호 바꾸고 야반도주하게 됨.


부모님하고도 연락 안 하고 형하고만 연락 함.

형이 이때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전세보증금 마련해주고 생활비도 보내줌.

경기도 외곽의 구석진 소도시에 방 얻어 살기 시작함.

괴로운 시기가 시작됨.


그런 한 편으로 조금씩 난 여자들이 증오스러워지기 시작했음.

여자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지만 한편으로 미움이 쌓이는 게 느껴짐.


이 시기에는 여자 사귀기 어려워서 욕구를 풀려면 구멍가게로 가야했는데

거기 여자들은 뭐 일단 꺼림칙하기도 하고 개중에는 엄마 뻘 되는 늙은 여자들도 있고,

거기에 그거 하는 동안 나무토막 같이 뻣뻣하게 있으면서 천장만 쳐다보다가 시간 다 되면

자, 빨리 내려가세요 하고 떨쳐내고 그러면서 돈만 받아챙기는데 짜증나기 시작함.


그렇다고 진지하게 여자를 사귀면 뭐 다른가 하니 그렇지도 않음. 한 달을 못 감.

붕가 이외에는 할 것도 없고 여자들 말하고 행동하고 생각하는 거

너무 지루하고 천박하고 짜증스러움.

좀 시키는대로 고분고분하게 따라주면 좋겠는데 그러지도 않고

지가 불리하다 싶으면 데이트 폭력으로 경찰에 신고하겠다 협박해대고...

그리고 붕가한 후에는 들러붙어서 맨날 이거 사달라 저거 사달라 하면서

나를 물주로 여기다가 수틀리면 떠나감.

그런 후에는 주위에 내 험담이 퍼져있음.


그래서 그냥 가볍게 만나자 싶어서 밤에 길거리 돌아다니면서 꼬셔보고,

늦은 밤 기차역에서 어슬렁대는 가출 여학생도 먹어보고 했는데 이것도 처음엔 재밌지 나중엔 지루함.

야밤에 혼자 다니는 여자 뒤를 밟은 적도 한 번 있는데,

근처를 순찰하던 경관들이 수상하게 봐서 그만둠.

(내 생각엔 경찰들과 난 뭔가 안 좋은 인연이 있는 듯 함.)


목은 마른데 목구멍에 소금물을 들이붓는 것처럼

여자랑 지내고 얼마 지나면 바로 다시 목이 마름.

뭔가 충족이 안됨.


아주 자연스럽게 여자 연예인들 사생활 캐내는 사이트에 가입하게 됨.

밤낮으로 거기서 들은 각종 소문 -연예인 모양이 누구한테 대줬다더라,

다른 연예인 모양은 재벌 누구의 아이를 가졌다가 뗐다더라... 뭐 이런 소문들 -

여기저기로 퍼다날랐지.

어떨 때 유명 여자 연예인이 스캔들이라도 일으키면 너무 신나서

온갖 인터넷 게시판에서 그 여자 물어뜯었음.

마음껏 괴롭힐 수 있는 건수가 생긴거니까. 간만에 여기서 즐거움을 느끼게 됨.

때로 몇몇 소문들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실치 않기도 하지만, 그런 건 상관 없음.

더러운 여자들의 실체를 파고드는 게 뭐가 문제임?

따먹을 수 없는 것들은 씹어줘야 함. 이런 것들은 그저 돈 많고 지위 높은 남자들하고만 상대하는데,

그런 짓 하면서 한 해에 수 십억을 벌어들이고, 명품차 몰고 다니고... 정말 미치겠음.

고상한 척 해봤자 알맹이는 창녀라는 거 다 아는데 가증 떨어대고... 역겨운 것들.


액션만화에 자주 나오는 가슴 크고 아기 같은 얼굴에 머리까지 비어서

남자들 꼴리는 대로 다 해주는 여자주인공 보면서 갈구함.

정말 이런 여자 한 명 있으면 내가 지금 이렇게 방황하지는 않을 거 같음.

그게 아니면 성모 마리아 같이 나를 자애롭게 감싸주는 성스러운 여자 없나 해도

아무리 찾아도 세상에 그런 여자는, 더더욱 없음.

그래, 현실은 시궁창이 맞았음.


좀 더 시간이 지나서는

야동사이트에서 여자 강간하고 고문하는 동영상 보면서 희열을 느끼기 시작함.

잔혹함이 더해질수록 보는 나도 더 즐거워짐.

어쩔 때는 시간이라든가 여자가 아주 어린, 그 뭐냐 거의 초등학생들이 험한 꼴 당하는 동영상도 보게 됐는데,

이것도 재미있음.

내가 뭔가 잘못된 건가 싶다가도 이런 걸 봐줘야 스트레스가 풀리는데 어쩌라고?


그러다가 이 사이트를 통해서 알게 된, 명문대 다니는 놈 한 명과 친해지게 됐음.

몇 번 만난 적 있는데 사실 난 처음에는 이놈한테 좀 주눅이 들어있었지.

그런데 술 한 잔 들어가니까 이 놈도 나랑 다를 바 없는 거야!

뭐 그 유명한 모대학 영화예술과인가 어디를 다니는데

솔직히 지는 예쁜 여배우 데리고 에로 영화 찍고 싶어서 학교 들어간 거래.

즉 근본은 나랑 똑같은 거였어.


그때 깨닫게 되었지. 머리 좋은 놈도 다를 것 없다.

즉, 난 잘못된 것이 없다는 것을.


야반도주한 후에 혼자 살게되어서 내가 살림을 하게 됐는데,

집안일이란 거 해본 적도 없고 하기도 싫어서,

삼 시 세 끼 맨날 나가서 사먹고 그냥 누울 자리만 대충 닦고

집에서 가끔씩 라면 끓여먹고 생기는 설거지

귀찮아서 안 했더니 싱크대에 그릇들이 순식간에 밀리고 냄새가 나는 거임.

그래서 설거지 기계도 사고 로봇청소기도 사고 했는데 집이 그다지 깨끗해지지 않음.

이 집안일이 은근히 사람 스트레스 받게 함.


그리고 가끔 친구들 만나서 술 마시고 비싼 거 좀 사먹고

담배 피우고 가끔 여자랑 붕가 하러 가주고

인터넷으로 근사한 전자기기 나오면 사주고... 단지 그뿐임.

난 외제차나 할리 데이비슨, 오메가 시계 이런 데 돈 쓰는 놈 아님.

나 이렇게 별로 돈 안 쓰는데 항상 돈이 없음.

형이 보내주는 돈으로는 턱 없이 모자람.


돈은 필요한데... 도통 모이지가 않음. 왜 자꾸 돈이 없는 지 모르겠음.

돈도 여자만큼 미워지기 시작함.


하루에 피우는 담배양이 엄청나게 늘어서, 거의 2갑을 넘게 피우는 거 같음.

그런데 어느 날 외출해서 걸어가면서 담배 피우다 재 털려고 팔을 드는 순간

지나가는 여자 손을 지지게 됨. 이 여자 악하고 소리 지름.

응? 내가 잘못했나? 생각하고 이 년을 슬쩍 봤는데 어벙해 보임.

그래서 신경 안 써도 되겠다 싶어서 그냥 생까고 갔음.

그런데 갑자기 웬 남자가 내 등 뒤에 나타나서 멱살을 붙잡더니

야 이 새끼야 남의 손 담뱃불로 지져놓고 그냥 가냐

이러면서 험악하게 날 노려봄. 헉! 난 이 여자 혼자라서 무시해도 되겠지 그런건데

좀 떨어진 자리에 남자친구가 서있었던 것임.

게다가 이 남자친구 무슨 권투선수 같이 생겼음.

순식간에 쫄아서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사과했지만 안 받아줌. 파출소 가자고 협박함.

그런데 난 지금 도피 중이라 파출소 가면 안됨.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주머니에 있는 돈 십만원인가 (악! 형이 보내준 피 같은 돈이!!)

그 무서운 남자친구한테 쥐어주고 엄청 굽신거려서 그 자리에서 도망감.

아, 정말이지 난 요새 너무 재수가 없음.


이러면서 또 하나 배우게 됐음.

요즘 세상은 물리적으로 여자를 건드리면 골치 아파진다는 거임.

뭔가 여자 입에서 비명 날 짓을 가급적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됐음.

짜증나지만... 파출소에는 끌려가면 안되니까.


그러던 차에, 난 어떤 년과 동거를 시작하게 됐음.

부산에서 올라온 년인데 나랑 동갑이고, 술자리에서 알게됨.

지 말로는 요즘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있다고 함.


내가 예전에 이 년 얼굴 보니까 중성적으로 생겨서 쟤 레즈비언이이다하고 소문 퍼트린 적 있거든.

그런데 사실은 레즈가 아니고 이 남자 저 남자한테 잘 대주는 년이었음. 나한테도 한 번 대준 적 있음.

이것이 내가 지금 혼자 산다는 걸 듣더니 아양 떨면서 나하고 같이 살고 싶다고 함.

이 년이 지금 친척집에 얹혀살면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있는데,

친척들이 너무 자기를 힘들게한다고 함.

뭐 쏼라쏼라 쫑알쫑알 궁시렁궁시렁 우는 소리 하는데 어쨌든 지는 저기 그 뭐냐

전래동화 속 콩쥐처럼 착하지만 가련한 인물인데

그런 어려운 처지의 지를 좀 도와달라는거지.

그 즈음에 난 돈도 없고, 여자랑 붕가하러는 다니는게 어려워서

어 얘가 들어오면 붕가 실컷 할 수 있겠다고

극히 단순하게 생각해서 허락함.

어쨌든 그 후에 그것이 내 집에 낼름 기어들어와서 같이 살게 됨.


난 처음에는 공짜로 붕가하고 살림해주는 여자가 생겨서 좋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음.

내 인생을 파멸로 몰고 갈 끔찍한 두 달 간의 동거가 시작된 거였음.


아 글쎄 이것이 그렇게 우는 소리 하면서 불쌍한 척 코스프레해대더니,

내 집에 들어오자마자 태도가 싹 바뀜.

아니 글쎄 우리 집에 들어와서 짐 푼 뒤 한다는 소리가,

"요번 주 토요일에 친한 오빠들 네 명 여기서 자고 가기로 약속해놨다." 이러는 거야.

무슨 소린가 싶어서 캐물어봤더니,

차 태워서 짐 옮겨준 오빠들한테 고맙다고 인사해야 하는데

내 집에 불러들여서 고기 굽고 술 마시고 하루 재우겠데.

즉 내 방에 남자 여러 명 끌여들여서 붕가 파티 하겠다는거지.


말이 되나? 여긴 엄연히 내 방이고,

남의 방에 사내놈들 끌여들여서 이상한 짓 하겠다니...

그것도 나한테 허락도 안 받고 지 맘대로?

안된다고 했더니, 나는 돈을 아껴야 하니까

그러려면 니 방을 써야한다나 어쨌다나 생떼를 쓰더니,

그래도 안된다고 하니까 이번에는 태도를 바꿔서,

살살 애교 떨면서 남자 좀 데려오면 안되겠냐고 들러붙음.

그래도 안되는 건 안되는 거지. 절대 안 돼!하고 딱 잘라 거절했는데,

그러니까 이것이 하얗게 눈을 치떠서 나를 째려보는 거임.

그러고는 이틀 뒤에 집에 들어와서는 방금 오빠들이랑 술 마시고 왔는데,

돈을 얼마나 많이 썼는지 아냐면서

또 눈을 치뜨고 노려보면서 나를 원망해.

정작 방을 내준 나한테는 국물 한 방울 없으면서.


그래 뭐 그건 됐다 치고 그러면서 동거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 뒤 얼마 안 돼서, 난 이년의 저열한 품성을 낱낱이 알게 됐음.


이 년이 어떤 생각을 갖고있는고 하니,

'황준규가 날 받아줬으니까, 얜 이제 내 물주다. 최대한 뜯어먹어야겠다.'

뭐 이런 생각임. 붕가도 안해주면서 말이야, 이런 정신 나간 것이 있나?!


이것이 보증금이나 월세 부담하는 거 한 푼도 없음. 즉, 공짜로 나한테 얹혀사는 것임.

뭐 처음에는 그러면 나한테 붕가해주고 살림해주겠지 생각했는데, (당연한 거 아님?)

이것이 나한테 얹혀산 뒤 처음으로 내가 붕가하자니까 대뜸 거절함.

그러면서 하는 소리가...

"나는 니한테 얹혀사는 게 아니고, 그냥 방을 같이 쓸 뿐이지 독립한 자주적인 인간이다.

그러니까 내 몸에 손 대지 마라!! 나 쉬운 여자 아니다!!!"

공짜로 남의 방 살면서 독립 운운할 수 있는 거임?

그리고 쉬운 여자가 아니야? 걸레라고 소문 난 지 한참 됐는데 무슨...

좋아, 그러면 살림은 지가 해야할 거 아님?

그런데 지 옷만 빨고 지 먹은 그릇만 씻고 지 누웠던 자리만 딱 청소함.

(2평짜리 방인데 말이야!)

선풍기를 돌리면 지만 딱 쬐고있음.

그래서 한 마디 하니까 ,

"우린 평등한 관계니까, 내 일은 내가 하고, 니 일은 니가 알아서 하는거다!

난 남한테 피해 안 주는 개인주의자니까, 니가 불편한 거 아무것도 없다 아이가?

그러니까 나한테 잔소리하지 마라!!"

...아니 남의 집에 공짜로 기어들어와서 사는 건 피해 주는 거 아님?

어디서 주워들은 거 뜻도 모르고 쫑알대기는... 멍청한 년이!!


그리고... 잔소리 하지 말라고? 지 자신이 잔소리 대마왕인데!!


이를테면 내가 방을 닦고 나면 무슨 사감선생 마냥 손바닥으로 훑어서 검사를 함.

그러고서 손바닥에 붙은 먼지 보여주면서 이걸 청소라고 했냐는 둥.

설거지 해놓으면 그릇 하나하나 킁킁 냄새 맡고는 아 깨끗하게 좀 해라 냄새난다는 둥...

얹혀사는 사람이 아니라 지가 무슨 주인인 듯 행동함.

그러면 뭐 지 행동은 완벽하고 올바른가? 절!대!로! 그렇지 않음!!!

지가 해놓은 설거지 나도 마음에 안 들어서 그걸 갖고 잔소리 하니까

정작 지는 나한테 닥치라고 성질 냄. 아, 짜증 나는 년!


또 하나 알게 된 것은, 이 년이 내가 일전의 트라우마 때문에 지한테 험한 소리 못하니까

차츰 내 머리 꼭대기로 기어오른다는 것!

그 예가 뭔고 하니, 찬찬히 내 돈을 뜯어먹기 시작함.

편의점 들어가서 뭔가를 사려고 하면 따라들어와서 지가 갖고싶은 물건,

이를테면 화장품이니 과자 같은 거 같이 계산하게 하고, 돈은 안 줌.

결과적으로 내가 지한테 사주는 모양새가 되는 거지.

형이 생활비 보내주는 날에는 나 냉면 사달라 뭐 사달라 졸라댐.

그러면서 허구헌날 내가 쇼핑한 거 보면 날더러 돈 좀 아껴 쓰래, 웃기고 있네!!!

한 번은 형이 내가 과자 좋아하니까 택배로 보내준 모듬쿠키상자를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중간에서 가로챔.

형이 분명히 보냈다고 하는데 안 와서 알아봤다가, 이것이 지가 먹어치웠다는 걸 알게 됨.

당연히 화 나서 그거 갖고 뭐라 하니까 별것도 아닌 거 갖고 째째하게 군다고 날 야리더니,

날 물주로 보는 짓 그만두라고 하니까 소리를 꽥 지름.

"내가 언제 그랬노?!"

...자신에게 불리한 것은 기억 못 함.


하루는 이것이 도서관 가있다가 나한테 전화하더니,

"나한테 지금 전화 한 통 해라." 명령하고는 딱! 끊은거임.

무슨 일인가 싶어서 전화했더니, 커피 마시다가 쏟아서 옷 더러워졌는데

새옷 가져오라고 나한테 심부름 시키는 거임.

그래서 근데 왜 나한테 전화하라고 했냐고 물어보니까

지 전화요금 아껴야 되서 그렇데. 헐~


또 내 방에 우리 형만 알고있는 유선전화 있는데 이것도 지가 마구 쓴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음.


거기에 소문 퍼뜨리는 건 어찌 그리 좋아하는지...

하루는 보니까 이것이 지네 엄마가 나를 두고

황준규 그 놈 게으르고 인사성 없다고 씹은 걸 그대로 사방에 퍼다나르고 있었음.

(이 엄마도, 지 딸 데리고 살아주는 사람 험담하는 걸 보면 역시 천한 인간임.)

그리고 나한테도 그 말을 전달하더군.

하! 남 뒷담화가 그렇게 좋더냐?!! 그리고 같이 사는 사람한테 이 따위로 구냐?


식수를 집 근방의 약수터에서 내가 떠다나르는데,

한 번에 2리터짜리 생수병을 대략 열 개 정도 씩 들어서 나르는데

힘들어 죽겠음.

그런데 이것은 저~~~얼대로 식수 뜨러다니지 않음.

내 방에서 두 달 가량 살면서 단 한 번도 지가 물을 떠온 적 없음. 낼름낼름 마시기는 잘도 마시면서!

한 마디로 힘겨운 일은 절대로 안 함. 그래놓고는 며칠 뒤에 날더러

"식수터 물 비위생적인 거 같으니까, 도서관 정수기에서 떠다놔라!!" 명령함.

즉 20리터를 집에서 편도 40분은 걸리는 도서관에서 나 혼자 떠다 나르라는 거임,

나 힘든 건 안중에도 없음.

날 무슨 머슴으로 보는 듯 함.


요것이 부엌을 정말 더럽게 씀. 거기에 덧붙여 음식물쓰레기통이 있는데,

그게 지저분하고 냄새 나니까 손도 대지 않음.

그러면 음식쓰레기가 생기면 어떻게 하느냐? 개수구에 그냥 쑤셔박음.

당연히 개수구가 막히겠지? 그러면 그 지저분하고 냄새 나는 데 손 집어넣어서

쓰레기를 걷어내야 하잖아?

이 짓을 절대 지는 안 함. 눈치 보고있다가 내가 아무 소리 안하니까

매일매일 개수구에다 음식쓰레기를 쑤셔박는 거야.

덕분에 내가 할 일이 더 늘었지. 이 년이 얹혀살던 2달 내내

개수구에서 냄새나는 쓰레기를 걷어다가 치워야했음.

한 마디로 지는 깔끔하게 지내고, 지저분한 일은 내가 다 떠맡는 꼴이 됐음.

남의 집 얹혀살면서 공주 행세까지 하냐?


그런 식으로 내 방 더럽게 쓰면서... 지 물건 약간이라도 건드리면 글자 그대로 개지랄을 함.

이 년이 지 이불 더럽히지 말라고 날 닦달하는데, 노이로제 걸릴 지경임.

뭐 조금 움직이기라도 하면

"이불 밟지 마라!!!"

"악!! 지금 내 이불 끄트머리에 발가락 닿았다 아이가!!!"

"이불 밟지 마라!! 이불 세탁하는 데 돈 든다!!"

"더러운 손으로 내 이불 건드리지 마라!!"

"밟지 마라!!"

"밟지 마라!!"

"아 밟지 마라니까!!!"

... 사람 피를 말림.


그러면서 하루는 하는 소리.

"형한테서 생활비 받고 빚에 쫗기고... 니 너무 한심하다!!"

...아니 친척집에서 쫓겨나고, 지금은 나한테 얹혀사는 주제에

누구더러 한심하다는 거임?


앞서 말한 데로, 이것은 지저분한 일에는 절~~~대! 손을 대지 않음.

화장실 변기에다가 매일 라면 국물 버려서 정말 지저분한데,

정말이지 한 번도 이것이 청소하는 걸 본 적이 없음.

하루는 너무 지저분해서 더는 그냥 둘 수가 없어서

내가 그 찐득한 기름때 거의 10분에 걸쳐서 닦아놓음.

그 동안에 지는 방에서 라면을 먹고있었음.

간신히 깨끗해져서 땀 훔치고 있을 때

이 년이 욕실에 불쑥 들어오더니, 겨우 깨끗해진 변기에 라면 국물 붓고 물 내려버림.

변기는 도로아미타불이 됐고... 난 애 쓴 일이 허사가 되서 열 받아서

방에 들어가 이 년 째려보는데 이것이 고개 돌리고 모르는 척 함.


내가 화장실에서 물티슈를 쓰거든. 이것이 어느 날 또 방에 기어들어와서는

"물티슈 변기에서 녹으니까 변기에다 버려라!! 니 때문에 쓰레기 봉투 값 늘어난다!!

방금 쓰레기통에서 물티슈 전부 걷어다가 변기에다가 버렸다, 앞으로도 그렇게 해라!!"

...일단 난 이년의 명령조의 부산 사투리 정말 싫음.

그리고 물티슈 변기에 안 녹으니까 쓰레기통에 버려야 함.

뭐 물에 녹는 물티슈도 있긴한데 내가 쓰는 상품은 물에 안 녹음.

그래서 그걸 가르쳐줬는데 이년이 지 말이 맞다고 고집을 세움.

별 것도 아닌 일인데 목소리 높여서 한참 싸웠음.

그러다가 도통 말이 안 먹혀서, 물티슈 포장지에 적혀있는 설명서 보여줬거든,

읽어보니 명백히 지가 틀렸잖아? 그러니까 한다는 말.

"니도 전에 변기에 머리카락 버렸댔제? 그러니까 내한테 아무 소리 못하는기다!!"

...아니 내가 실수한 만큼 지도 실수할 권리가 생기는 거임? 응?


변기에다가 온갖 걸 다 버림.

요근래에는 상한 버섯 한 봉지를 그대로 변기에 넣고 물 내리는 걸 봤음.

이유는 쓰레기봉투 값, 즉 지 돈을 아껴야한다는 거야.

하루는 화장실 변기에다가 면봉을 쑤셔넣고 물을 내리고 있는 거야,

자꾸 이런 식으로 변기 쓰면 막히잖아?

그래서 하지 말라고 했더니 들은 체도 안 하면서 한다는 소리가,

"휴지는 나무로 만들고, 면봉도 나무로 만드는 거니까 변기에 넣으면 녹는다."

...태어나서 공부라고는 한 자도 해본 적이 없는 게 분명함.

(단언컨대, 공무원 시험 절대로 붙을 리 없을 것임!)

그래서 이거 갖고 한 마디 가르쳤는데, 그 특유의 무뚝뚝한 부산 사투리로 소리를 버럭 지름.

"시끄럽다, 가르치려고 들지 마라!!"

헐~ 넌 만사에 날 가르치려 들면서, 난 안되냐?


거기다가 이게 고작 두 사람 생활하는 좁아터진 방 안에서

주도권 잡으려고 갖은 애를 쓰는 게 눈에 보임.

궂은 일 안 하려는 거,

어떤 말이든 지지 않으려고 유치뽕짝한 대꾸 해대는 거 등등 말이지. 마치 초등학생 마냥!

같잖아서 대꾸를 안 하면, 지가 이겼다고 판단하는 듯함. 싱글거림.


이 년이 요리하는 건 꽤 좋아함.

그런데 하루는 그 년이 만든 냉면을 먹는데 너무 맛이 이상한 거임.

그래서 재료를 봤더니,

유통기한 6개월 지난 냉면 면을 나한테 먹였다는 걸 알게됐음. 정작 지는 기한 내에 있는 거 먹고...

이거 갖고 따지니까 하는 소리.

"배탈 안 났으니까 된 거 아이가?

난 돈을 아껴야되기 때문에, 먹을 만한 건 먹어서 나가는 돈을 줄여야된다!"

...그럼 니가 먹든지.


날 자기 집사로 여기기도 함. 지 공부하는 중이라 전화 받을 수 없다고

나한테는 말도 안하고 내 스마트폰 번호 지 친구들한테 다 날려서,

PC방에서 한참 스타하는데 나한테 수시로 이 년 찾는 전화 날아오게 만들어서 사람 열불 터지게 함.


대화를 나누면 지 얘기, 내가 얼마나 잘났는지,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쏼라쏼라 떠들어대다가,

내가 뭔가 얘기하려면 말을 딱 자름.

"내 이제 공부해야 한다, 조용히 해라!!"

...그래 열심히 공부 하셔. 내가 듣기로 너 부산에서 알아주는 똥통 학교 나왔던데,

그런 주제에 공무원 시험씩이나 치려면 아주 열심히 공부해야겠지이~~~ 머저리년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하루는 대판 말다툼을 함.

그러다가, 내가 화 났다는 눈치를 챘는지 이런 멘트를 날림.

"도저히 못 살겠다, 나갈꺼다. 나갈꺼고,

공무원 시험 두 번 치고, 보증금 모일 때까지 있다가 나갈꺼다!!"

...이건 안 나가겠다는 얘기 아님? 그것도 지가 불리한 상황인 걸 이용한 협박!

어이가 없어서 쳐다보니까, 지 '협박'이 먹혔다고 (잘못) 판단하고는 희죽거림.

그 뒤로는 시시때때로 지가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이 '협박'을 시전함.


내 핸드크림 메모지 등등

아무리 소소해도 엄연히 남의 소지품 마구 갖다 쓰고...

그러면서 지 물건 손 대면 개지랄,

잔소리에 이중잣대...

내가 새 신발 사와서 신발장에 넣어놓았더니,

집에 들어와서 그걸 보고는 얼굴을 확 찌푸린 다음

내 신발 바닥에 내팽개치고 거기 자기 신발 넣어놓음,

여기는 내 자리다, 감히 쓰지 말라 이거지. 헐, 신발장 자체가 내건데!!!

이년은 방 안의 모든 물건을 자신이 '세팅해놓은 데로' 완벽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강요해댐.

(도대체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한 거임?)


냉장고에서 냄새 난다고 내 반찬 몽땅 꺼내서 아무데나 내팽개쳐놓고,

지네 집에서 보내준 커다란 김치통 넣어놓음.

이젠 냉장고를 자신이 독점해서 쓰겠다는,

유치하지만 사람 열불 터지게 하는 행동임.

(물론 더 말할 필요도 없이 냉장고는 내 냉장고임.)


이것이 담배를 피우고는

아직 불이 붙어있는 꽁초를 아무데나 두는 바람에

하루는 데일 뻔 했음!!

게다가 나 감기 걸려서 아픈데

그 연기 다 들이마셔서 더 골골대게 만들고...

아, 같이 사는 사람 생각도 좀 해달라고!!!


시간 좀 지나 난 이 년이 지 친가족들한테 왕따 당해서

친척집으로 도망쳤고,

그 친척집에서 또 왕따 당해서 나한테 달려온 거란 걸 알게 됨.

근데 이것이 가족들한테, 그리고 친척들한테

이딴 식으로 행동하니까 왕따를 당한 것이야.

그리고는 나한테 달려와서 또 똑같이 행동하고 있는 것임!


그리고, 이 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돈'임.

지 돈을 아끼는 것, 그것 이외에는 안중에도 없음.

자신의 돈을 아끼기 위해서라면 남의 물건 슬쩍 도둑질해도 괜찮고,

대신에 지 돈을 1원이라도 낭비하게 만드는 일은 절!대! 일어나선 안된다

이렇게 굳건히 생각함.

아마도 워낙에 가난하게 자라서 그런 것 같은데, 아니 그렇다쳐도!

지 돈은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지가 남의 돈 쓰게하는 건 일체 신경 쓰지 않음. 한 마디로 이중잣대임.

덧붙여서 남자를 그냥 '물주'로 봄. 철저히 이용하고 돈을 뜯어내야만 하는 물주.

만사를 장삿속으로 계산하는 거지.

자신은 아무것도 내주지 않고, 최대한도로 뜯어먹어야만 한다, 뭐 이런 생각.

그런 계산으로 날 솔솔히 뜯어먹는 한 편, 사사건건 나를 깔보고 조롱하고 개무시함.


그리고 만사를 '선과 악'으로 판단함.

다시 말해, 자신은 '선'이고 자신에게 반하는 것은 모두 '악'이라는 것!!

거기에 자신의 편견, 지 혼자 머릿속으로 추측한 것을 절대진리라고 생각함.

그런 생각으로 사사건건 나한테 잔소리를 늘어놓는데, 환장하겠음.

내가 참아주니까 지가 주도권을 잡았다고 착각하는 듯 함.

만사에 잔소리를 늘어놓고 지키라고 강요해댐.


이렇게 남의 단점은 먼지 한 톨도 그냥 봐주지 않고 물고 늘어지는 주제에,

자기자신의 단점을 보는 건 죽었다 깨도 못함.

뭐랄까 지 잘못을 지적했을 때 그걸 인정하면, 멘탈붕괴가 오는 모양임.

지가 머릿속으로 구축한 완벽한 지 모습에 흠이 가면 정신이 붕괴되는 거지.

아무튼 지 잘못 약간이라도 건드리면 개거품을 무는데...

이건 뭐 한 마디로, 완전히 정신병자임.

거기에 덧붙여서, 지는 당연한 듯이 강요해대는 상대에 대한 배려를

정작 자신은 저~얼대로 하지 않음!

조금이라도 그렇게 하면 '내가 지는 거'라고 생각하는 듯 함.


그런 뒤틀린 속내 때문에 한 방에 사는 나는 매일 매일이 괴로운 거야.

거기다가 이 년이 내 집을 더럽게 써서

날이 갈수록 방은 난지도가 되어가고 냄새는 풀풀 나고... 환장하겠음!!

지 얼굴에 화장하고 지 옷 지 이불 깨끗한 건 그렇게 신경 쓰면서,

어째 남의 집은 이렇게 더럽게 쓰는지, 암컷들은 진짜!!


이 년과 같이 사는 건 걸어다니는 면도날 데리고 사는 거 같음.

그것도 사방을 미친듯이 더럽히는 면도날.

덧붙여서 난잡한 사생활까지... 알면 알수록 타락할 데로 타락한 년임.


하지만 한편으로 옆에서 이년을 지켜보면서,

난 이년이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됐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됐음.

일단 이것이 겁나 가난하고 가정불화도 심한 집에서 나고 자랐음.

거기에 머리도 아~~~주 나쁨.

그리고 숏다리에 얼굴은 극히 빈티 나게 생김. 그 뭐냐 굶주린 아프리카 난민 생각하면 됨.

입고 다니는 옷도 싸구려 밖에 없음.

요즘 세상이 그렇지, 땟국물 철철 흐르고 애정을 못 받아서 까칠하고

못먹고 산 티 쩔고 거기에 성적까지 나쁘면

온갖 왕따를 다 당하잖아?

이년이 이렇게 멸시받을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년이다 보니...

어릴 때부터 온갖 곳에서 온갖 괴로움을 다 겪어본거야.

학교든 어디든 인간사회란 곳이 약자한테 잔인하잖아?

그런 이유로 어릴 때부터 사방에서 무시와 괴롭힘을 당하고 자라서 성격이 베베 뒤틀려있음.

지가 물어뜯기면서 자라서 지도 남을 물어뜯을 줄 밖에 모르는 것임.

다른 사람을 존중해주는 여유는 털끝만큼도 없어.

오히려 누가 됐든 상대방한테 조금이라도 약한 면모가 보이면

그걸 이용해서 위에 서야만 하고.


또 이것이 스스로를 지켜야 하니까, 허세를 엄청나게 부림.

맨날 한다는 소리가 어디 가면 날 다들 부잣집 딸로 보더라,

나 좋다는 남자가 엄청 많다, 나 남자들한테 선물 많이 받는다..

뭐 이런 얘기 입에 달고 삼.

그런데 마음의 상처가 있어서, 너 머리 안 좋다 이런 종류의 말을 하면,

그 뭐냐 성난 사자처럼 개거품을 물고 난리를 침. 트라우마를 건드린 셈이니까.

그런데 재밌는게, 이런 자괴감의 뒷면이 자만심이거든.

그 자만심이 다른 사람의 부정한 면은 먼지 한 톨이라도 용납 못하게 하는거야.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잔소리해대는 원인이 그거지,

한 마디로 심적인 너그러움이 없으니까.

그런 반면에 자기 단점 지적하는 건 못 견디고... 자존감이 무너지니까.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네, 이런 소리 절대 못하는 것도

이 위태로운 자존감을 지키려는 발버둥인거지.

이것이 참 이런 면에서 굉장히 불쌍하긴 함...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내가 이런 못 견딜 상황을 계속 참을 수 있겠음?

내가 성인군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뭐 이 년 남편도 아니고 가족도 아니고,

아주 예전에 딱 한 번 원나잇스탠드 해본 것 외에는 아~~~무 사이도 아닌데?

무엇보다, 난 아무것도 못 받고 (사실 붕가 좀 해주면 좋겠는데 이것이 절대 안 대줌...)

방을 공짜로 쓰게 해주고 있는데?


이 년은 사회적 약자이기는 한데... 절대 '선량하지'는 않음.

아주 닭대가리에 싸가지도 말아먹은 인종임.

그래서 같은 방 살게 된 이후로 난 점점 이 년이 짜증나기 시작함.

처음에 나한테 기어들어올 때는 공짜로 붕가할 여자가 생겨서 좋은가 했는데...

그게 아니었음.

차라리 사창가를 매일 찾아가는 게 더 싸게 먹히고 마음도 편할 것 같음!

도대체 어!째!서! 이런 거지발싸개 같은 년이 나한테 꼬인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음.


난 정말 이 년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너~~~~무 싫음!!!

내 안에 분노가 쌓여가는 것이 느껴짐.

이러다가 뭔 일 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열을 받아가고 있었음.


아무래도 이년을 쫓아내야겠다는 생각을 차츰 하고있는데...


그렇게 두 달 쯤 지난 시점이었음.


이 년은 도서관에 가서 집에 없었고 나 혼자 집에 있었음.


욕실 들어가서 머리를 감으려는데

선반에 놓인 내 샴푸 앞에 이 년이 쓰는 샴푸가 놓여있는거임.

당연히 이 년 샴푸를 아랫칸에 내려놓고, 내 샴푸를 가져다가 머리를 감았지.


그러고 잠시 후 저녁이 되어서 이 년이 집으로 들어와서 욕실로 들어감,

그 때 지 샴푸가 원래 있던 자리가 아닌 곳에 놓여있는 걸 보더니...

냉큼 방으로 들이닥쳐서 눈을 하~얗게 치뜨고 노려보면서 하는 말.

"샴푸가 왜 내려와있는걸까아~~? 응? 왜 내려와있는 걸까아~~?"

그리고 하는 소리.

"샴푸 내 거 몰래 쓰지 마라, 남의 거나 가져다 쓰고, 한심하다!!"


...?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지 물건 원래 위치에서 벗어난 거 보고

내가 몰래 썼다고 판단한 거임.

그러면서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마구 야림.

당연히 니 꺼 안썼다고 했더니, 이것이 실실 쪼개면서 하는 말.

"니가 몰래 내 썬크림하고 수정테이프 쓴 것도 다 안다!

내가 방에 들어와보면 물건이 조금씩 움직여있거든.

이 방에 드나드는 사람 니 말고 또 누가 있노?

앞으로는 일절 쓰지 마라, 남의 물건이나 갖다 쓰고

으이구 이 한심한 놈아~~~"


자, 복습해보겠음.

이 년은 1500만원 짜리 내 전셋방에 보증금도 월세도 전!혀! 안 내고 공짜로 기어들어와 살고있음.

그런데 나한테 붕가해주는 것도 아니고 살림해주는 것도 아님.

지 먹은 그릇만 닦고 지 누운 자리만 청소하고 지 옷만 빨면서 이 방에서 살고있음.

힘 드는 일, 뭔가 지저분한 일에는 일절 손도 대지 않음.

소소하지만 엄연히 내 핸드크림, 내 휴대폰 같은 거 마구 갖다쓰고

형이 보내준 물건 중간에서 가로채고

지가 지금 쓰는 그릇 신발장 등등 살림살이도 죄다 내 것임.

내 집을 쓰레기장처럼 더럽게 씀. 그러면서 지 물건은 살짝 건드려도 더럽힌다고 개지랄.

나한테 갖은 모욕을 씌우고 거기에 아무런 배려 없이 행동하고 있음.


자, 그런 상황에서 내가 지 물건 살짝 움직였다고 이젠 몹쓸 도둑놈 누명을 씌운 것임.

난 엎드려 고맙다고 감사인사를 받아도 모자랄 상황에,

인사는 무슨... 이런 꼴을 당한거임.

설사 썼다고 해도 아무 소리 못하는 상황 아님?!

게다가 정말 내가 쓴 것도 아니고

지가 내 샴푸 앞에 지 샴푸를 가져다놔서 어쩔 수 없이 움직여놓은 거임!!

근데 겨우 그것 갖고 도둑놈이라니...

열 안 받을 수 있겠음?!!


니 물건 안 썼다고 소리를 버럭 지르는데, 이 년이 들은 척도 안하고 덧붙임.

"으이구우~ 한심하다!!"

아니 이걸 그냥... 안된다, 이러다 큰 일 나겠다 싶어 한 숨 돌린 후에,

얼마나 줄어들었느냐고 물어봤더니 더 나를 화나게 할 말로 응수함.

"줄어든 건 모르겠다, 하지만 니가 쓴 건 확실하다!"

분노게이지가 팍팍 올라가서

니 물건 안 썼다 자 나도 화장품 있고 샴푸도 있고 다 있는데

내가 니 껄 왜 쓰겠느냐 소리 지르는데...


이 년은 내 모든 말을 한 귀로 듣고 흘림.

이 년 특유의 태도, 즉 지가 결론 내린 것은 절대진리라는 그 태도로

내가 아무리 말을 해도 씨도 먹히지 않음. 이 태도에 더더욱 나는 열 받음.


계속 내가 안썼다 얘기하는데 개무시하고 똑같은 말 반복함.

"흥!"

-니 꺼 안썼다니까.

"으이구우~"

(난 정말 이년이 허구헌날 사용하는 "으이구우~"하는 경멸의 의성어 너무 싫음!)

-니 꺼 안썼어!

"니가 쓴 거 맞다!" (하얗게 눈 치뜨고 노려보심.)

-아 안썼다니까!!

"흥!!" (다시 눈 흘겨뜨고 야려주심.)

-몇 번을 말해야 해, 나 니 꺼 안썼다니까!!!

"니가 쓴 건 확실하다!"

(그리고 날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한심하다는 눈빛 쫙 날려주시고)

"으이구우~ 남의 물건이나 몰래 쓰고... 으이구우~ "

(그러면서 경멸의 눈빛으로 한 번 더 야려주심.)


내 인내심은 한계치에 다다랐음.

그야말로 이성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와중에

마지막으로 니 꺼 안썼다고 소리를 지르니까...

이 년이 나를 힐끗 쳐다봄. 그리고 눈에 야유를 가득 담아 날 비웃음.

그러면서 나한테 손을 까딱거리더니 한 마디 내뱉음.

"자, 이리 와서 무릎 꿇고 앉아봐라."

그리고 덧붙임.

"안 때릴테니까."


내 감정은 폭발하고 말았음.


여기서부터는 잘 기억이 안 남.

뭐랄까 눈 앞이 하얗게 되어서 이렇게 소리친 것만 기억남.

"싫다, 이 저능아..."

본심이 튀어나오고 말았음.

"창녀야!!!"

그 말 듣고 이것이 나한테 개거품 물고 달려든 거 같음.

그 순간 이 년을 붙들고 엎치락뒤치락 몸싸움을 했음.

좁아터진 방안에서 그야말로 서로 죽일 듯이 싸운 거 같음.

당연히 살림살이는 다 망가지고...


시간이 약간 지나서 난 간신히 이성을 찾았음.

그리고 나서 보니 방안은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어있었음.

살림살이며 그릇이며 죄다 부서지고 깨지고 뭔지 모를 액체가 방안에 홍건하고...

그런 방 안 가운데 그 년이 쓰러져있었음.

그런데 엎드린 채 쓰러진 이 년이 움찔움찔하는 듯 하다가,

어느 순간 움직이질 않는 거임.

게다가 이 년 몸 아랫쪽에서 무언가 끈적한 액체가 흐르는 것이 보임,

시커멓기도 하고 벌거죽죽하기도 한 액체가. 그것도 엄청난 양이...

그 시뻘건 것을 보고 난 흠칫했음.

덜덜 떨다가 간신히 가까이 다가가서 이 년을 살짝 건드려보았는데,

숨을 안 쉬는 것 같음.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음. 간신히 되찾은 이성이 다시 날아가고 말았음.


사지가 덜덜덜 떨리고, 뭔가 큰일 났다 싶은 생각에 난 그만 정신 없이 방 밖으로 뛰쳐나갔음.

그런데 문 밖으로 나온 순간, 윗층에서 내려와있던 집주인 아줌마랑 딱 마주침.

지금 생각하니까 아마 아랫층에서 시끄러우니까 내려와본 것 같음.

이 아줌마 눈 휘둥그레 뜨고 나 쳐다봄. 난 뒤돌아보지 않고 대문 밖으로 뛰쳐나감.

해가 진 후의 어두컴컴한 골목을 미친 듯이 내달림.


도망나가면서 내내 곱씹음.

이건 내 탓이 아니다.

세상 탓이다.

전부 세상 탓이다.

창녀들에게 쓸데없는 자아를 불어넣은 세상 탓이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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