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이야기.

프롤로그

by 헛된상상


"말 좀 들어, 이년아."




아침 댓바람부터 육두문자로 시작하는 하루가 우리 집에 평상시 모습이다. 욕이 없던 하루가 없었다.

항상 싸움 시작은 할머니와 엄마이고, 나중에는 아빠랑 싸운다. 그리고 뭔가가 날아다닌다.


싸움의 원인은 그냥 단순했다.

'누가 동네에 소문을 퍼트리고 다닌다'. '누가 욕하고 다닌다'. 자꾸 자기를 나쁜 년'으로 만든다는 등등이었다.

따지는 것? 본 적이 없다. 오히려 누군가가 따져 주기만을 기다렸고 가서 누가 대신 싸워주기를 기다렸다.

가족을 지키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오히려 어른들에게 대들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그 어른들이 대체 뭐 하고 있나? 어른들이라고 다 맞는 것은 아니었다. 어른들이 더 치사했고 야비했다.


시골동네이기 때문에 그 강도는 심했다. 한참 공부할 나이에 부모님을 꼬드겨 농사일을 돕게 만들었으며, 매일매일마다 싸우게 만들었고, 매일마다 우리 집에 와서 술을 먹었으며 혈육이란 친척들은 맨날 방해만 하였다. 그러고 보면 진짜 원수는 친척들이라는 말이 맞았다.


우리 집은 큰집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를 우리가 모셨고 그 후에 일어난 일들은 말도 못 했다. 누구는 할머니를 모시면 대우를 받는다지만 우리 집은 아니었다. 맨날 와서 할머니랑 싸우게 만들었고, 맨날 와서 엄마의 속을 긁어놨고, 가정불화를 만들었다.




"나중에 너희들이 커서 큰엄마 큰아빠한테 용돈 줘야 해."

"조카새끼들이 말이야."




제사도 우리 집에서 했고, 무슨 잔치만 있으면 우리 집에서 했다. 뭐만 하면 우리 집으로 모두 우르르 몰려와서 우리 집을 헤집어놨다. 당시 공부할 나이임에도 공부는 꿈에도 꾸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공부를 하라고 난리일 텐데 어른들이란 사람들이 공부대신 직장을 얻어 가족의 삶의 보태란다. 그런 자신의 자식들은 왜 대학을 보냈을까? 그런 이들은 왜 자신의 자식에게 공부하라고 맨날 닦달하였을까? 참 아이러니하지 않나?


그래서 이곳이 싫었다. 동네가 싫었지만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사회생활에서 실패했으니까. 맨날 돈 달라는 가족들. 매일 너희들은 그런 곳에만 다니냐는 친척들. 공부하지 말고 가족의 삶의 보태라는 훈수질하는 동네사람들. 언제 이곳에서 빠져나가고 언제 내 날개는 펴질까? 아니 언제 우리 집의 날개를 활짝 펴서 광활하게 펼쳐지는 하늘을 날아볼까? 그런 날이나 올까?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