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처럼 엄마가 차려주는 따뜻한 밥을 먹고 출근하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이 우리 집에는 사치일까.
남들처럼 열심히 사는 것이 유독 우리 집에는 허락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누군가 방해하는 것처럼 언제나 먹구름이 드리웠다.
돈이라는 이름아래 미신에 심취해 있는 엄마를 보자니 어쩔 때는 속이 터졌고 또한 애처롭게 보였고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그럴수록 열심히 살고자 발버둥을 쳤지만 그 발버둥이 요란 할수록 먹구름은 걷힐 줄 몰랐다.
엄마가 고모들한테 아름아름 용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리고 그 의미를 아는데 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좀 더 빨리 알았으면 어땠을까 했지만 이미 버스는 지나갔으니.. 그저 한숨만 나왔다.
그리고 고모들이 엄마한테 주는 용돈의 의미는 우리 집에 몰락이었다. 엄마의 기분은 항상 고모들 기준이었다. 고모들이 기분 안 좋다고 통화를 하면 그날로 우리 집은 아무것도 안 하는 날이었고, 고모들이 기분이 좋으면 엄마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마치 엄마는 고모들에게 세뇌당한 것 같아 보였다.
그래서일까? 항상 우리가 무언가를 시도하고자 하면 엄마는 막았다. 옆에서 열심히 하라고 응원을 못해줄 망정. 그건 왜 하냐고 항상 막았다. 돈이나 벌고 그 돈으로 살겠다는 거였다. 그러니 다른 건 꿈도 꾸지 말라는 그런 말에 우린 언제나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우리가 기억하는 엄마의 모습은 얍삽하고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모습이었다. 남들에게 욕먹기 싫어서 자식들이 방패였고 자식들이 남들에게 욕을 먹든 말든 상관없었다. 부모가 자식들의 방패를 되어주지 못하는 그런 가정이었다. 그래서 항상 우리는 안정적인 직업을 꿈꿔왔고, 열심히 살고자 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엄마는 언제나 막았고 그러기 위해서 무슨 짓이 든 했다. 무슨 윤달이 끼는 해라고
굿을 하자는 걸 아빠랑 우리는 필사적으로 막았다.
열심히 살면 무엇이든 된다고 그리 믿었지만 저리 미신에 심취해 있고 굿이라는 단어까지 꺼내는 걸 보고 대체 어디까지 믿고 있는지 그리고 대체 누가 엄마에게 그걸 가르쳐줬는지 생각만 하면 한숨만 나왔다.
아무래도 고모들이 가르쳐준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 대체 왜 저러는 걸까? 그리고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