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할게 많은데, 할 시간이 없다!"
요즘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한 건 없는데, 정신 차려보면 저녁이다.
몸을 일으켜서 뭐라도 해야지 싶다가도, 직장 생활을 버텨낸 것 만으로 기진맥직한 몸은 움직일 생각을 안한다. 끊어놓은 헬스장, 수영장, 회화부터 시작해서, 야심차게 일년 정기 구독으로 끊어 놓은 밀리의 서재
그래도 역시 책은 종이책이야! 라며 사 놓은 책장에 꽂힌 새 책 두 권
트렌드에 뒤쳐지는건 싫어서 티빙부터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까지 OTT는 다 구독해 뒀는데
결국 알고리즘이 추천해주는 유튜브 영상 몇 개를 보다가 하루를 마무리 한다.
어찌나 추천을 잘해주는지, 정신 차려보니 잠에 들어야할 시간이 되었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눕는다.
억지로 눈을 붙이려 해봐도, 더 보고 싶은 영상이 아른 거려서 결국 머리 맡에 있던 휴대폰을 다시 집어 들었다. 그렇게 또 몇 십 분
이제는 도저히 눈꺼풀이 감겨와서 버틸 수가 없다.
매일 밤을 놓아주기가 왜이렇게 힘든 건지.
하루를 되돌아보니, 한 것이라곤 출근하고 퇴근한 것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연차는 쌓이잖아. 라는 말로 자위하며,
'진짜 시간이 없었어.' 라는 말을 조심 스레 읇조려 본다.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보낸 일과다.
슬픈 건 그 사이에 온전한 내 시간은 없었다는 사실이다.
내가 주체적으로 설계한 해서 만든 내 시간 말이다.
생각해보면 참으로 그렇다. 출근하고 퇴근하면서 길 바닥에 시간을 버리고
회사에 시간을 쏟고
집에 돌아와서는 남들이 만든 컨텐츠에 시간을 쓰다가
결국 '신체'가 보내는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에 눈을 감는다.
하루 24시간을 누가 누가 더 많이 가져올 것인가에 대한 팽팽한 줄다리기 싸움을 했다고 가정해보자면,
대패한 셈이다. 황소 같은 힘에 의해 줄이 빼앗기고, 몸까지 앞으로 쏟아져 나뒹굴고 있는 꼴이다.
더 무서운 사실은 정작 당사자는 자신의 시간이 쥐도 새도 모르게 도둑맞았다는 사실을 '인식'조차 못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수명을 80년으로 가정하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700,000시간
일자로 치면 29,200일을 살다가 죽는다.
이렇게 놓고보면 우리는 시간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으로 이루어진 존재인 셈이다.
즉, 시간을 간섭당하고 통제당하고 강제당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목숨을 담보 잡힌 것이고,
더 강하게 서술하자면, 생명을 빼앗기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이 글은 단순히 시간 관리법이 아니라, '존재를 되찾는 연습'에 관한 이야기이고,
시간을 회복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